백악관 “인정 안해...정책불변”
[서울=뉴스프리존]임형섭 객원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명한 내각 인사들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14일(현지시각) 본격화한 가운데 첫 주자로 나선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지칭해 파문이 일고 있다.
미국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가 ‘완전 비핵화’에서 ‘핵보유국 인정’으로 바뀌는 단초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헤그세스 지명자는 인사청문회를 위해 사전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표현했다.
그는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 핵탄두를 운반하는 미사일 사거리 증가에 대한 집중, 증대되는 사이버 역량은 한반도, 인도태평양지역과 나아가 세계 안정에 위협이 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이를 전제로 북한과 직접 핵담판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비핵화가 아닌 핵동결, 핵군축을 위한 협상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헤그세스 지명자는 청문회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에 대한 미국과 동맹국의 방어를 개선하기 위해 취해야 할 추가 조치가 있냐’는 질의에 “핵과 미사일 무기의 증가를 막는 노력과 더불어 특히 미국 본토를 위한 미사일 방어체계를 개선하는 것이 북한 위협에 대응하는데 중요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러시아, 중국, 북한이 핵무기 능력을 확장 또는 현대화한 방법에 관해 어떻게 이해하고 있으며 이들 국가가 미국과 동맹국에 점점 더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최근 몇 년동안 중국, 러시아, 북한은 핵무기 능력을 크게 확장하고 현대화했다”며 “이는 미국과 동맹국에 점점 더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헤그세스 지명자는 국방비 지출과 관련해 동맹과 파트너의 부담확대를 추진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해 트럼프 당선인의 한국,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에 대한 국방비 지출 확대 요구와 궤를 같이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즉각 반대 입장을 내놨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그 사안에 대한 우리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그러한 인식까지 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커비 보좌관은 “그들(북한)은 며칠 전에도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면서 “우리는 전제조건 없이 김정은 정권과 비핵화를 협상할 용의가 있다고 지속해서 밝혔는데 그들은 일관되게 논의를 거부했고 대신 이러한 도발을 감행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가 주최한 청문회에서는 헤그세스 지명자의 성폭력, 음주 등 과거 행보를 비롯해 자격 미달 논란에 대해 검증이 진행됐다.
헤그세스는 지난 2017년 공화당 여성당원 행사에서 만난 여성을 성폭행했고 사건을 비공개하기 위해 여성에게 거액의 돈을 지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그는 군경험이 짧고 기독교 극단주의 신념을 보여주는 문신을 하고 있어 논란에 휩싸였다.
4시간 가량 진행된 청문회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은 격한 대립을 이어갔다. 각종 논란에 대해 헤그세스 지명자는 “나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며 “배우자와 신앙으로 구원받았다. 나는 전문적인 지도자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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