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지적, 두 정부 모두 경제적 포퓰리즘 지향
그러나 일자리 창출이나 양극화 해소 등엔 성과 없어
트럼프 2기 정부 출범하지만 향후 4년도 성과 의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가 20일(현시시각) 시작되는 가운데 그의 1기 정부와 뒤를 이은 바이든 정부의 포퓰리즘 즉 대중추수주의적 정책들이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지적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차기 대통령(사진=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차기 대통령(사진=AP, 연합뉴스)

통신은 지난 16일 주말 특집 기사에서 경제 정책면에선 도널드 트럼프와 조 바이든이 포퓰리즘적 핵심을 공유했다면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으로 이런 포퓰리즘 시대가 4년 더 연장될 예정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두 정부는 그동안 경제적 민족주의에 근거해 일자리를 미국으로 되돌리고 국내 산업과 근로자를 지원하는데 주력했지만 미국의 많은 빈곤 지역에는 아무런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고용과 부, 국민보건을 기준으로 볼 때 지난 8년간 의미 있는 변화를 찾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트럼프 1기 정부가 시작됐던 2016년 이후 제조업체에서 일하는 미국인의 비중은 줄어 전체 근로자의 8.1%라는 사상 최저치에 가깝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두 정부는 모두 미국의 철강 산업에 큰 관심을 보였고 트럼프 1기 정부의 경우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운 결과 1100개의 철강 일자리를 만들어냈지만 이는 아마존의 유통 센터 한 곳에서 창출된 일자리 수와 같다고 블룸버그는 꼬집었다.

소득 불평등도 해소되지 못했다. 미 연방준비제도 통계에 따르면 2016년 이후 증가한 70조 달러의 미국인의 자산 가운데 학력이 고졸 이하 국민의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5조 달러로 8%에 그쳤다. 반면 비슷한 인원인 대졸 이상 미국민의 자산은 57조 달러로 80%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해 11월 13일 바이든 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백악관에서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13일 바이든 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백악관에서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블룸버그는 교육 격차가 건강 통계에도 반영돼 있다면서 특히 미국의 포퓰리즘 실패에 대한 증거는 혹독하다고 진단했다. 미 프린스턴 대학의 앤 케이스와 앵거스 디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대학 학위를 가진 미국인이 학력이 낮은 사람들보다 훨씬 더 오래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력이 낮은 사람들은 자살과 알콜 중독, 약물 과용으로 인한 죽음에 더 노출돼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이전 1년간 약물 과용으로 숨진 미국인은 트럼프 1기가 시작된 2017년 1월 이전 1년간 보다 2만5000명이 더 많았다.

또 이런 어려운 계층은 경제학자와 정치학자들이 종종 "뒤에 남겨진 지역"이라고 부르는 산업화가 덜 된 지역에서 나타났다. 이에 트럼프와 바이든 정부는 잇달아 세금 감면과 인프라 투자, 관세 부과를 통한 제조업체의 미국 복귀를 통해 이런 지역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지난해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경제혁신그룹은 미국내에서 '뒤처진 지역'으로 분류한 972개 카운티가 2016년 이후로 고용부터 인구 증가, 사업 창출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지표에서 국가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블룸버그도 연방 데이터 분석 결과 2023년말 기준 경제지표들이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은 지역에 사는 주민이 3000만명에 가깝다고 밝혔다. 

미 워싱턴DC의 백악관 모습(사진=AP, 연합뉴스)
미 워싱턴DC의 백악관 모습(사진=AP, 연합뉴스)

트럼프와 바이든 양측은 이처럼 미국 발전에 진전이 없는데 대해 서로를 비난하고 있다. 하지만 두 진영 모두 관세나 산업보조금을 통해 보호무역주의를 전적으로 수용하면서 그동안 수십년 지속돼왔던 신자유주의적 합의에 등을 돌렸다. 또 중국 경제를 경쟁자로 삼았다.

블룸버그는 미국 정치를 이끌어온 민주, 공화 양당은 역사적으로 이런 경제적 포퓰리즘에 손을 대왔다면서 트럼프와 바이든 정부 역시 예외적이지는 않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현재의 상황을 독특하게 만드는 것은 양당이 퍼뜨리고 있는 포퓰리즘 정책이 미국인의 실제 경제적 우려와 점점 상충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인들의 경제적 우려는 일자리의 숫자보다는 식료품 가격과 엄청난 의료비, 값싼 주택의 부족 등 민생고와 더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다니 로드릭 하버드대 교수는 "근로자의 8%만이 제조업에 종사하는 경제에서 제조업을 본국으로 다시 유치해 중산층을 회복하겠다고 약속하는 정책은 비현실적일 뿐만 아니라 허무하게 들린다"고 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다른 많은 경제학자들이 트럼프가 약속한 관세 인상과 세금 인하, 불법 이민자 대량 추방이 물가 상승과 성장 둔화 그리고 정부 부채 증가를 통해 결국 경제적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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