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베조스·저커버그 취임식장 1열
12명 참석자 자산 1조3천억달러 넘어
트럼프 비웃던 기업인들 입장 바꿔
아테네 귀족정 빗댄 '과두정치' 우려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줄 선 세계 최고 부자들의 순자산이 1조3천억달러(약 1천864조원)를 넘어섰다.

20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의사당 로툰다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트럼프 대통령 가족 바로 뒷줄에 앉은 이들은 억만장자 순위 1위부터 3위까지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 메타 CEO였다.
또 취임식장 안에는 LVMH(모엣 헤네시와 루이비통이 합병한 명품기업) CEO이자 프랑스 최대 자산가인 베르나르 아르노, Alphabet(구글 모기업) 공동 창립자 세르게이 브린, 아시아 최고 부자이자 인도 거대기업 릴라이언스 창립자 무케시 암바니, 미국 1위 카지노 기업인 라스베가스 샌즈 최대주주 미리엄 아델슨이 앉았다.

헤지펀드 억만장자 존 폴슨, 뉴스 코프·폭스코퍼레이션 설립자이자 CEO인 루퍼트 머독, 애플 CEO 팀 쿡은 군중 속에 섞여 있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트럼프의 두 번째 취임식에 참석한 12명이 넘는 억만장자들이 ‘수백만 명의 이민자를 추방하고 미국의 정의라는 수단을 빌어 정치적 반대자들을 추적하고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약속한 남자’에게 박수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또 이들 중 상당수는 트럼프를 비웃었던 이전의 입장을 바꾸었으며, 가장 부유한 4명은 트럼프의 내각 구성원보다 앞자리를 차지했고 이들의 배우자들도 주시사와 의원들을 밀어낸 자리에 앉았다고 전했다.
메타의 마크 주커버그는 지난 7일(현지시각) 페이스북·인스타그램 게시글의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팩트 체크(Fact Check)' 기능을 폐지했다. 이는 가짜뉴스가 들끓은 2016년 대선 직후 자정활동에 나섰던 입장을 180도 바꾼 것이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는 자신이 소유한 <워싱턴포스트> 편집위원회가 카멀라 해리스를 지지하는 사설을 게재하는 것을 막았다. 이는 이 신문이 36년 만에 처음 특정 대선후보 지지선언을 하지 않은 것이다.
미국 통신 <블룸버그>는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한 참석자는 머스크라며, 그는 선거운동에 개인 재산 2억달러 이상을 썼다고 평했다. 이어 이날 트럼프가 취임 연설을 통해 미국 우주인을 화성에 보내는 계획을 말하자 스페이스X CEO인 머스크는 주먹을 휘두르며 환호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화성을 식민지화하는 것은 머스크의 오랜 야망이라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연단 위에 등장하며 군중을 향해 팔을 곧게 뻗는 제스처를 취해 ‘파시스트 경례’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또 다른 주목을 받은 기업인은 틱톡 CEO인 슈 츄로 이 회사의 운명은 트럼프 대통령의 손에 달려 있다.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가 틱톡 매각을 거부해 미국 내 사용이 금지될 예정이었는데 트럼프가 이를 유예했다.
트럼프의 전 수석 전략가 스티브 배넌은 취임식에 참가한 빅테크 거물들을 고대 아테네의 귀족정치에 빗대 ‘과두 정치가’라고 비판했다. 영향력이 큰 소수의 사회 구성원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우려한 것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 퇴임으로 여당의 지위를 내준 민주당 전국위원회도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자들을 무시한 채 1조달러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억만장자들을 앞줄에 앉힘으로써 미국 국민보다 항상 자신과 극도로 부유한 지지자를 앞세울 것"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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