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코인·멜라니아 코인 잇따라 발행
시총 한때 각각 21조·12조까지 치솟아
사업모델·기술력·현금흐름 없는 가상자산
이해충돌 선 넘은 '가족이익 추구' 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취임을 앞두고 가상자산인 밈 코인을 잇따라 발행하며 가격이 폭등해 이해충돌을 무릅쓴 '가족 이익 추구'로 비판받고 있다.

Official Trump Meme 홈페이지 갈무리
Official Trump Meme 홈페이지 갈무리

19일(현지시각) 가상자산 정보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지난 17일 밤 11시(미 동부시각)께부터 거래된 ‘트럼프 코인’(Official Trump, $TRUMP)의 1개당 가격은 이날 오전 한때 73.43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날 시장에서 유통된 코인 약 2억개를 기준으로 이 코인의 시가총액은 한때 147억달러(21조4천576억원)를 넘어섰다. 

멜라니아 여사가 19일(현지시각) 경쟁 밈코인 $MELANIA를 출시한 뒤 이 코인의 시총이 85억달러로 치솟자 $TRUMP 가격은 폭락했다.  

Coinbase 데이터에 따르면 $TRUMP 가격은 75달러에서 절반으로 떨어져 시총에서 약 70억 달러가 사라졌다. 나중에 손실의 일부를 회복했다.

전체 가상자산 중 시총 순위가 20위권 안에 들었다가 19일 현재 27위 정도로 떨어졌다.

멜라니아 트럼프가 X에 올린 게시물에 "당신은 지금 멜라니아코인을 살 수 있다"고 적혀 있다. X 갈무리
멜라니아 트럼프가 X에 올린 게시물에 "당신은 지금 멜라니아코인을 살 수 있다"고 적혀 있다. X 갈무리

밈코인(Meme Coin)은 인터넷·SNS의 밈과 농담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가상자산을 말한다. 특별한 사업모델이나 기술력, 현금 흐름 없이 재미를 목적으로 만들어진다. 도지코인·시바이누·페페코인 등이 대표적이다. 2021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도지코인을 수차례 언급하면서 가격이 폭등해 밈코인이 주목을 받았다.

트럼프가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승리한 뒤 새로운 밈코인의 수와 가치가 크게 오르고 있다. 가상자산 업계 종사자와 투자자들이 트럼프 2기 정부가 가상자산에 한층 우호적인 정책을 펼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7일 워싱턴에서 가상자산 종사자와 정치인을 위한 행사에 참석한 뒤 트루스소셜(Truth Social) 웹사이트를 통해 트럼프 코인을 출시했다. 이 웹사이트에는 주먹을 치켜든 트럼프의 사진 옆에 "유일한 공식 트럼프 밈"이라고 적혀 있다.

코인의 약 80%는 트럼프 그룹이 제휴한 CIC Digital과 CIC가 공동 소유한 ‘Fight Fight Fight LLC’라는 회사가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의 이름은 지난 7월 펜실베니아주에서 유세 중 벌어진 트럼프 암살 시도를 언급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왼쪽부터)과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19일(현시시각) 버지니아주 알링턴묘지에서 묘비 위에 올려놓을 코인을 들고 있다. 미국은 고인에게 동전을 바치는 관행이 있어 이 코인은 진짜 코인이다. (사진=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왼쪽부터)과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19일(현시시각) 버지니아주 알링턴묘지에서 묘비 위에 올려놓을 코인을 들고 있다. 미국은 고인에게 동전을 바치는 관행이 있어 이 코인은 진짜 코인이다. (사진=AFP 연합뉴스)

트럼프 부부의 코인은 임기 4년 내내 판매될 예정이다. 가장 큰 가상자산거래소 3곳인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크라켄은 모두 트럼프 코인을 거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벤처 투자 전문가 닉 토마이노는 X(옛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가 80%의 지분을 소유하고 취임식 몇 시간 전에 출시 시기를 조정하는 것은 약탈적이며 많은 사람이 이로 인해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가상자산 기업가 조나닥 빅스비는 이 코인이 가상자산 거래 용어 중 갑작스러운 가격 급등 현상을 말하는 ‘바나나 존’의 시작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말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트럼프 코인 가격의 급등을 전하는 기사에서 "트럼프 가족의 새로운 벤처(코인)사업은 하룻밤 사이에 엄청난 이익을 창출하는 현상이 됐지만, 날로 거세지는 비판과 윤리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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