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기업에 세금 많이 물린 국가의 기업은 2배 과세
애플, 알파벳 등 미국 다국적 기업 보호 목적
OECD의 최저법인세 도입에 정면 도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보편 관세'에 이어 세금을 무기로 꺼내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영외' 세금에 대한 보복 조치를 수립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FT)가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에 대해 세금을 많이 물리는 국가의 기업에게 트럼프 정부도 세금을 배로 물리겠다는 내용이어서 전 세계적인 대립을 촉발할 위험이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현재 애플과 구글, 메타 등 미국 경제를 사실상 이끌고 있는 기술대기업들은 유럽이나 호주 등 전 세계에서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세금은 그만큼 내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세율이 낮은 나라로 자금을 이동해 합당한 수준의 세금을 물지 않고 있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다국적 기업들의 조세 회피를 방지하고 국가 간 조세 경쟁을 완화하자는 취지에서 '글로벌 최저법인세제' 도입을 추진중이다. 지난 2021년 OECD와 G20이 주도한 협의체인 '포괄적 이행체계(Inclusive Framework)'는 140여 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15%의 글로벌 최저법인세 도입에 합의했다.
이 제도는 두 개의 '기둥(pillar)'으로 구성된다. '필라1'은 다국적 기업이 사업을 영위하는 국가에서 더 많은 세금을 납부하도록 하는 규칙이고 '필라2'는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 15%를 도입해 기업이 세율이 낮은 국가를 통해 세금을 줄이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필라2에 따르면 다국적 기업이 본사를 둔 국가에서 해당 기업의 이익에 15% 미만의 세금이 부과되면 다른 협약국들이 해당 기업에 추가 세금을 부과할 수 있다.
이 합의에 따라 각국 정부와 다국적 기업들은 올해 이를 구체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법적, 제도적 작업을 진행중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기업 보호를 위해 여기에 정면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그는 과거 1기 집권 때도 애플과 알파벳(구글의 모기업) 등 미국 기술대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 세제를 두고 유럽의 지도자들과 충돌했다.
유럽연합(EU)의 한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억만장자 기술 기업가 친구들이 무역보다는 세금에 대해 행동하라고 그를 압박하고 있다고 FT에 말했다. 이 관리는 "관세와 관련한 대화는 서로 주고 받는 거래가 될 수 있지만 진짜 싸움은 재산이 걸려 있는 곳에서 벌어질 것이고 빅테크(다국적 기술대기업)들이 이익을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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