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매입 뒤 12년째 금 동결
각국 중앙은행 3년 연속 1천t 매입
한은 금보유 2013년 32위→38위
2015년 금값 폭락 이후 경계심

독일 뮌헨의 프로아우룸 골드하우스에서 지난달 10일 안전금고에 골드바를 보관하고 있다. (사진=REUTERS 연합뉴스)
독일 뮌헨의 프로아우룸 골드하우스에서 지난달 10일 안전금고에 골드바를 보관하고 있다. (사진=REUTERS 연합뉴스)

국제 금 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국내에선 골드바 등 금 품귀 현상이 빚어지는 등 금값 급등세가 이어질 전망이지만 한국은행은 금 매입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한은 안팎에서는 기회 수익을 놓치는 것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하지만 한은은 안전성, 유동성, 수익성을 추구하는 외환보유액 운용 기조를 유지하며 금 매입에 나서지 않고 있다.

13일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한은은 김중수 전 총재 시절이던 지난 2013년 20t의 금을 사들인 것을 끝으로 12년째 금 보유량을 총 104.4t으로 유지하고 있다. 

현재 한은이 보유한 금은 지난 1월 말 기준 47억9천만달러 규모로 전체 외환보유액의 1.2%에 그쳤다. 이는 매입 당시 가격으로 산출한 것이다. 

이와 달리 세계금위원회는 "각국 중앙은행이 3년 연속으로 총 1천t이 넘는 금을 매입했다"며 "지난해 연간 투자액은 1천186t으로 4년 만에 최고였고, 특히 4분기에만 333t에 달했다"고 전했다.

이런 흐름에 한은의 금 보유량 순위는 2013년 말 세계 32위에서 지난해 말 38위로 여섯 계단 떨어졌다.

13일 오전 국제 금값이 온스당 2930.8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그래프=네이버 갈무리)
13일 오전 국제 금값이 온스당 2930.8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그래프=네이버 갈무리)

한은 관계자들은 금 매입에 나서지 않는 이유로 몇가지를 꼽는다.

먼저 유동성이 낮은 것을 이유로 든다. 금은 주식이나 채권과 비교해 유동성이 매우 낮아 즉시 현금으로 바꾸기 어렵다. 상시 현금화가 필수인 외환보유액 성격상 낮은 유동성은 큰 걸림돌이라는 판단이다.

더구나 요즘처럼 환율 방어를 위한 시장 개입이 자주 이뤄져 외환보유액이 4천억달러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진 상황에는 유동성을 더 크게 고려할 수 밖에 없단 것이다.

높은 변동성도 취약점이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진 때에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불리는 금 가격이 꾸준히 오르는 것으로 보이지만 단기적으론 급등락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런 성격 때문에 금을 투기 자산으로 분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한은은 금값 폭락으로 진통을 겪은 예가 있다. 

2000년대 초 온스당 200달러대였던 국제 금 시세가 2011년 1천900달러에 이를 만큼 치솟자 금 매입 요구가 높아졌다. 당시 외환보유액도 이전보다 넉넉한 상황이었다.

한은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금을 총 90t 사들였다. 한데 2015년 금 가격은 온스당 1천달러대로 급락했다. 

13일 오전 국내 금 시세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그래프=네이버 갈무리)
13일 오전 국내 금 시세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그래프=네이버 갈무리)

13일 현재 국제 금값은 온스당 2930달러로 곧 3천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한국조폐공사는 홈페이지에 "금 원자재 수급 문제로 골드바 판매를 일시 중단한다. 이른 시일 내 판매를 재개하도록 노력하겠다"는 공지를 띄우고 지난 12일부터 시중은행에 골드바 판매를 중단했다. 이런 수급상황에 투자자들이 사재기까지 하면서 금값 급등을 부채질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런 상황에 기대 금을 매입할 경우 언제 하락세로 돌아서 외환보유액에 막대한 타격을 줄지 알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은도 금 추가 매입 가능성을 아예 차단하진 않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시장 여건을 주시하면서 중장기적 관점에서 금 추가 매입을 고려하고 있다는 기존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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