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에 메타에 첫 납품 예정
글로벌 반도체 생산 체제 변화 예고
암 대주주 손정의 회장의 '큰 그림'
암을 AI칩 제조회사로 바꾸려는 듯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소프트뱅크는 영국의 반도체 칩 설계기업 암(Arm)의 대주주다.(사진=EPA, 연합뉴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소프트뱅크는 영국의 반도체 칩 설계기업 암(Arm)의 대주주다.(사진=EPA, 연합뉴스)

세계 반도체 산업의 분업 체계가 바뀔 조짐을 보여 주목된다. 영국의 반도체칩 설계 전문 회사인 암(Arm)이 자체 칩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와 로이터통신이 1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가 대주주인 암은 기술대기업인 메타를 첫번 째 고객으로 확보해 올해안에 자체 칩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FT는 이 회사의 계획을 잘 아는 소식통의 말이라며 레네 하스 암 최고경영자가 올해 초여름에 자체 제작 칩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암의 내부 문서를 확보해 검토한 결과 지난해 11월초부터 이 회사가 칩 생산을 위해 그들의 고객사들에서 일하는 임원들을 영입하려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암의 채용 담당자가 고객사 임원에게 보낸 메시지에 이 회사가 "반도체 설계에서 자체 제조로 전환하는 것을 도울 임원을 채용하고 싶다"고 적혀 있었다고 밝혔다. 

레네 하스 암 CEO(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레네 하스 암 CEO(사진=로이터, 연합뉴스)

FT는 소프트뱅크 설립자인 손정의 회장이 인공지능(AI) 개발을 위한 인프라 구축 계획의 중심에 암을 두고 있다면서 자체 칩 출시는 AI 칩 생산으로 이동하려는 그의 더 큰 계획의 한 단계에 불과하다고 이런 계획을 잘 아는 인사들이 말한다고 보도했다.

소프트뱅크는 최근 미국 정부와 오픈AI, 오라클 등과 함께 5000억달러 규모의 세계 최대 AI 인프라 구축 계획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미국 CPU 설계회사인 암페어를 곧 인수할 예정이다. 

손 회장이 구상대로 암이 칩 제조업체로 바뀐다면 반도체 산업의 지형은 큰 변화를 맞을 수 있다. 반도체는 세계적 협업을 통해 공급된다. 칩 설계를 맡는 회사(팹리스)가 있고 설계 대로 실제 칩을 제조하는 회사(파운드리)가 나눠지고 반도체 후공정을 맡는 회사 등이 각국에 흩어져 있다.

반도체 기업 분류(표=뉴스프리존)
반도체 기업 분류(표=뉴스프리존)

암은 이 중에서 설계를 맡는 팹리스 회사에 가깝다. 물론 반도체 칩을 직접 설계하지는 않고 설계에 필요한 핵심 기술(IP)를 라이선스 비용을 받고 제공하는 회사다. 반도체 제품이 출하될 때마다 로열티를 받는다.

그런데 암이 반도체칩 직접 제조에 뛰어들면 현재 IP 고객인 파운드리 기업들이나 종합반도체 기업들과 경쟁이 불가피하다. 삼성전자, TSMC, 인텔, 중국 SMIC 등과 시장에서 곧바로 맞붙어야 한다. 라이선스 문제로 이미 갈등을 빚고 있는 퀄컴 그리고 GPU칩을 생산하는 엔비디아와도 충돌할 위험도 있다고 FT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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