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유동성 위기 거론에 '재무건전성 강화'
잠원동 아파트 사이 1만㎡ 면적, 5천억 평가
그룹 IR "총자산 183조3천억원...문제 없다"
재무 구조 개선·사업구조 재편 현황 공유

서울 서초구 롯데건설 본사 앞에서 27일 관계자가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롯데건설 본사 앞에서 27일 관계자가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재계와 금융가에서 유동성 위기 가능성이 거론돼 온 롯데그룹이 서울 서초구 잠원동 롯데건설 본사 부지 매각을 포함한 1조원 규모의 자산 유동화 방안을 추진한다.

롯데건설은 27일 그룹 전반에 걸친 재무 구조 개선과 자산 효율화의 하나로, 보유 자산에 대한 컨설팅에 착수하고 자산 효율화를 통한 재무건전성 강화에 나선다고 밝혔다.

롯데건설은 "현금 확보에 적기라는 판단과 함께 더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추기 위해 보유 자산 매각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롯데건설은 1980년부터 사용한 서울 잠원동 본사 부지에 대해 매각과 자체 개발, 자산 매각 후 재임대 등 다양한 옵션 선택에 따른 수익성 비교 분석을 외국계 컨설팅업체 등에 의뢰하기로 하고 용역을 맡길 업체 선정에 돌입했다.

서울 잠원동 아파트 단지 사이에 자리한 롯데건설 본사 부지는 그 면적이 약 1만㎡에 이른다. 공동주택 등 주거시설로 통합 개발이 가능해 그간 개발 가능성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부동산 업계에선 매각가를 약 5천억원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매물로 나오면 시행사나 자산운용사 등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은 이 외에 보유 중인 전국의 자재 창고 부지 등 부동산 자산과 임대주택 리츠 지분 매각 등도 검토 중이다. 

롯데건설 본사와 이들 자산까지 모두 매각할 경우 1조원 가량의 자금 확보가 가능한 것으로 평가된다.

1조원의 유동성이 확보되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210%인 롯데건설의 부채비율은 150%로 낮아지게 된다.

롯데건설은 사업 확대에 나서다가 2022년 우발채무 규모가 6조8천억원에 이르며 유동성 문제가 불거졌다. 이후 계열사 대여·출자에 이어 시중은행 등과 2조3천억원 규모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펀드를 조성해 자금을 추가 확보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지난해 우발채무를 3조9천억원까지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건설의 이번 결정은 계열사의 비효율 자산 정리를 추진하는 그룹 기조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롯데월드타워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롯데월드타워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편 롯데 주요 계열사들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관투자자 및 증권사 애널리스트 대상 '롯데그룹 IR데이'(기업설명회) 행사를 열었다. 

롯데지주와 롯데웰푸드, 롯데칠성, 롯데케미칼, 롯데쇼핑 등 주요 상장 계열사 재무, 기획 IR 담당 임원 등 10여명이 참석해 사업 재편 과정을 소개하고 그룹 차원의 성장 전략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롯데그룹은 국내외 총자산이 183조원을 넘어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작년 매출액도 80조1천억원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79조9천억원) 수준을 회복했다. 지난해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2019년보다 1조9천억원 줄어든 6조5천억원이었다. 

롯데는 작년 말 2조원대의 롯데케미칼 회사채 조기상환 리스크(위험)를 해소하고 '선택과 집중' 전략에 맞춰 사업구조를 개선해왔다.

롯데는 중장기 전략에 부합하지 않는 사업과 유휴 자산을 정리하고 주력사업을 강화하면서 바이오앤웰니스·모빌리티·지속가능성·뉴라이프 플랫폼 등 4대 신성장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하기로 했다.

롯데는 작년 12월 렌터카업체인 롯데렌탈을 매각하고 신성장 동력 중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된 헬스케어는 청산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6일 인도 푸네시에서 열린 롯데웰푸드 하브모어 신공장 준공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롯데그룹 제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6일 인도 푸네시에서 열린 롯데웰푸드 하브모어 신공장 준공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롯데그룹 제공)

이달 들어 롯데웰푸드 증평공장과 롯데케미칼 파키스탄 법인에 이어 세븐일레븐 편의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의 현금인출기(ATM) 사업부(구 롯데피에스넷)를 매각해 600억원 이상 유동성을 확보했다.

롯데쇼핑과 호텔롯데는 지난해 자산재평가를 실시한 결과 손상차손을 제외하고 각각 8조7천억원, 8조3천억원 규모로 자산이 증가했다. 

이번 자산재평가를 통해 양사는 12조6천억원의 '자본 확충'이 이뤄졌다. 부채비율은 롯데쇼핑이 190%에서 129%로, 호텔롯데는 165%에서 115%로 각각 대폭 축소됐다. 

롯데는 자산재평가를 통해 신용평가 등급, 투자재원 조달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를 기대한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롯데마트 수원영통점과 롯데슈퍼 여의점 등 비효율 자산도 매각했다.

호텔롯데는 자산 경량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호텔롯데는 호텔 브랜드 중에서 'L7'과 '시티' 자산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호텔롯데는 또 업황이 부진한 면세사업 가운데 해외 부실 면세점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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