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채 8조, 자본 5조

농협경제지주가 지난해 724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주력 종속기업들의 부진과 비용 구조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농업경제 부문 전반에 대한 체질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경제지주는 NH농협은행으로부터 지원을 받아왔지만 지난해 순손실을 내는 등 경영이 악화됐다. 현재 농협은행이 이익 감소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가운데 자체적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시점이다. 

농협경제지주는 4월3일 제출한 감사보고서에서 2024년 연결 기준 순손실이 724억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년도 158억원 규모의 순이익에서 단숨에 적자로 전환된 수치다.

연결기준 매출은 14조9118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3.4% 감소했으며 매출총이익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판매비와 관리비가 오히려 늘어나면서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13억원 규모다.

순손실 전환의 가장 큰 요인은 주요 종속기업들의 부진으로 파악된다. 농협유통(-352억원), 농협홍삼(-73억원), 농협목우촌(-168억원) 등 유통·식품 부문 계열사들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농산물 유통 경쟁 심화, 생산원가 상승, 고정비 부담 증가가 실적 악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재무구조 역시 약화됐다. 2024년 말 기준 농협경제지주의 부채총계는 8조4224억원으로 자본총계(5조2644억원) 대비 크게 늘어난 상태다.

이에 따라 농협경제지주는 시장 변화와 소비 패턴 변화에 발맞춘 사업 모델 전환이 절실한 상황이다. 농협중앙회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목소리가 이어져왔다. 25대 회장 후보들 모두 선거 공약으로 모두 신경분리 이전 구조로 변화를 내걸은 바 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또한 선거 당시 공약으로 농협경제지주의 중앙회 통합 추진을 내세웠으나 관련한 움직임은 미미하다.

강 회장은 취임 당시 하나로유통, 남해화학 등을 보유한 경제지주 기능을 중앙회로 다시 가져오자고 말했다. 다만 경제지주 계열사 중 적자 운영하는 사업체가 많은 만큼 손실을 모두 중앙회가 흡수해야 하는 부담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농협중앙회는 지난 2012년 신용부문과 경제부문을 나누는 신경분리를 단행해 NH농협금융지주와 농협경제지주에 출자했다. NH농협금융에는 은행과 보험, 증권 등의 계열사가 포진됐고 농협경제지주는 농축수산물과 공산품, 가공식품 도소매와 같은 비금융 계열사를 거느린다. 남해화학, 농협홍삼, 하나로유통 등이 농협경제지주 계열사다.

단순 결합할 경우 법 개정이 필요하다. 출자는 법적으로 인정되지만 흡수는 허용 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중앙회와 달리 경제지주는 신용사업이 불가능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속적인 수익성 악화는 농협경제지주의 자본적정성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며 “특히 유통·식품 부문의 구조 혁신과 불필요한 고정비 감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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