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안양대 게임콘텐츠학과 교수(게임이용자보호센터장)

인공지능(AI)이 산업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는 디지털 전환 시대를 맞아 게임산업은 더 이상 단순한 오락 산업이 아닌 혁신의 영역으로 성장하고 있다.
또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등 첨단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경제적·문화적 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산업으로도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게임은 다양한 콘텐츠 산업 중에서도 수출 비중이 가장 높고 고용 창출 효과도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게임산업은 규제와 인력 부족, 글로벌 경쟁 심화 등 복합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긴 성장통 속에서 고전하고 있다.
게임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속 성장을 할 수 있는 정책적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4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게임 시장 규모는 꾸준히 성장하며 22조9642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모바일 게임이 13조6118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59.3%를 차지하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K-게임의 글로벌 영향력을 입증하고 있다.
지나친 규제 완화와 제도 정비 시급
이러한 성장세에 비해 정책적 지원은 부족하거나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고 할 수 있다. 우선 게임산업 관련 규제 일원화 및 법제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여러 부처에서 분산되어 있는 게임 관련 규제를 일원화하고, 게임 산업의 특성을 반영한 법제 마련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지난 4월 8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10월 9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개정안 가운데 게임물 내용수정신고 간소화, 자체등급분류사업자 진입장벽 완화, 청소년이용불가 게임물의 민간 등급분류 위탁 허용 등 세 가지 내용은 게임 산업의 규제 패러다임을 '사전 통제'에서 '사후 관리'로 전환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같은 방안은 빠르게 변화하는 게임시장과 게임기술의 발전에 맞추어 글로벌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다양한 게임유저의 요구와 게임성 강화 등을 위해 게임 개발사는 다양한 변화를 추구하게 되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게임 개발사의 부담을 줄이고, 게임 유저에게는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전문 인재 양성 및 인프라 확충, 인식 개선 필요
게임산업의 미래는 전문 인재 확보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국내에는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을 합쳐 약 60개 정도의 게임 관련 학과가 있으며, 매년 약 5000명의 졸업생이 배출되고 있다.
그 외에도 게임인재원 및 학점은행제, 사설학원까지 포함하면 연간 10000명 정도의 게임 관련 교육을 받은 인력이 배출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중소 게임 개발사의 경우 우수 인재 유치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부분에서도 정책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게임 개발 기술의 변화에 맞추어 특화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 확대와 산학 협력 프로그램 적극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2024년 5월 2일 발표된 게임산업 진흥 종합계획(2024~2028년) 내용 중 국내 콘솔 게임 시장의 성장을 위해 콘솔 게임 개발을 위한 교육 및 기술 지원, 개발 인프라 확보 등에 대해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해야 관심 있는 게임 개발사 및 개발자의 참여 유도 및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같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 바로,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이다. 게임은 중독과 범죄의 온상이 아니라, 창의적 스토리텔링과 기술이 집약된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특히 e스포츠는 새로운 문화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2023년에는 한국이 세계 e스포츠 시장에서 약 16.7%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3위를 기록했다.
이러한 성과를 적극 홍보하고, 올바른 게임 이용 문화 조성 캠페인과 가족·학교 대상 교육 프로그램 확대를 통해 게임에 대한 올바른 인식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글로벌 진출을 위한 다각도의 지원과 관심 필요
게임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국가 차원의 전략적 지원도 필요한 시점이다. 대형 게임사는 자체 역량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고 있으나, 중소 개발사의 경우 현지화, 마케팅, 해외 법률 대응 등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다.
현재 운영 중인 수출 바우처, 해외 전시회 지원 등은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정책적 지원을 통해 글로벌 유통 플랫폼 구축, 지역 맞춤형 콘텐츠 현지화 자금 지원, 글로벌 퍼블리셔와의 연계 강화 등이 구체적 대안에 대한 고민 및 실천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게임산업은 더 이상 장난감 산업이 아니다. 한국 경제의 미래 먹거리이며, 세계 무대에서 문화적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핵심 전략 산업이다.
정책은 산업의 성장을 견인하는 마중물이다. 이제는 ‘규제의 틀’에서 벗어나 ‘육성의 틀’로 전환해야 한다.
창의와 기술이 결합된 차세대 K-게임의 잠재력을 세계무대에서 꽃피울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다양한 정책적 지원과 관심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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