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본현대생명, 추후 자본확충 논의중
보험금 체증 종신보험 ‘사행성’ 우려도

푸본현대생명의 모회사인 대만의 푸본금융이 한국 은행업에 진출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푸본은행은 다음달 서울 여의도 IFC 건물에 서울 사무소를 개소한다.
이를 위해 중국계 은행 출신 사무소장과 한국인 직원 5명을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본금융은 2015년 현대라이프(현 푸본현대생명) 지분 48%를 인수하며 국내 금융시장에 들어왔다.
2018년 30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한 푸본금융은 최대주주가 되면서 사명을 푸본현대생명으로 바꿨다.
푸본현대생명은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로 킥스 비율이 지난 3월말 기준 145.5%인데, 경과조치 전 비율은 –23.8%로 시한폭탄과도 같다는 평을 받은 바 있다.
대만에서 1위에 해당하는 초거대 금융그룹인 푸본금융이 직접 한국 시장에 사무소를 개설하며 한국 투자를 본격화하는 것을 볼 때, 푸본현대생명이 모회사로부터 자금 조달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 업계의 견해다.
푸본현대생명은 최근 킥스 비율 권고치가 130%로 떨어짐에 따라 무사히 150억원 후순위채를 조기 상환하는 데 성공했다.
오는 9월 21일 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조기 상환을 앞둔 푸본현대생명은 추가적인 자본 확충을 논의하고 있다.
푸본현대생명의 최대주주 푸본생명보험은 두차례 유상증자를 실시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2021년 4580억원, 2023년 3925억원을 푸본현대생명에 지원했다.
푸본현대생명은 최근 ‘MAX 종신보험 세븐 하이픽’을 내놨는데 이는 계약일로부터 5년 경과시점부터 사망보장금액이 매년 20%씩 20년간 체증돼 최대 500%까지 보장이 가능한 상품으로 사행성이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해당 상품을 자세히 살펴보면 15년 이상 살아있거나 암·뇌·심장 질환을 진단받으면 보험금이 2배씩 늘어나는 구조다.
현재 비슷한 상품을 다른 보험사에서도 우후죽순으로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IM라이프의 ‘Plus세븐UP’, 신한라이프의 ‘세븐플러스 골드’. 동양생명의 ‘5배더 행복한 종신보험’. ABL생명의 ‘THE더블종신보험’, 한화생명의 ‘암플러스 종신보험’ 등이다.
이중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우리금융그룹에 인수될 처지에 있어 소비자로서는 향후 보험금 지급이 원활하게 이뤄질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동양생명의 지난해 말 지급여력비율은 155.5%였으나 올해 1분기 127.2%로 줄어들었다.
이 수치는 금융당국 권고치인 130%를 하회하는 것이다.
ABL생명은 지난해말 킥스 비율이 111.8%였다가 올해 3월 104.6%로 떨어졌다. ABL생명 역시 금융당국 권고치를 하회하고 있다.
물론 우리금융그룹 같은 거대 금융그룹이 두 회사를 인수하게 되면 향후 자본확충을 통해 자본건전성이 양호해질 것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해당 보험사들이 ‘도박’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비정상적인 성격을 가진 종신보험을 파는 것은 소비자들이 이들 기업을 신뢰하는 데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대개 지급여력비율이 높고 회사의 체력이 튼튼한 보험사일수록 손해율이 낮고 보장범위가 상대적으로 작은, 보험사로서는 ‘건전한’ 상품을 팔기 마련이다.
반대로 지급여력비율이 낮고 회사의 향후 운명이 불확실한 경우에는 최대한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요소가 많은 상품을 판매할 수밖에 없다.
푸본현대생명도 이와 마찬가지로 향후 어떤 방식으로 소비자 신뢰를 높여갈 수 있을지, 또 푸본금융과의 시너지 효과를 이뤄낼 수 있을지 금융업계 안팎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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