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에 입장 차이 좁히지 못하고 있어... 상상인 시간끌기 전략

OK금융그룹 로고 (사진=연합뉴스)
OK금융그룹 로고 (사진=연합뉴스)

OK금융의 상상인·페퍼 저축은행 인수 건이 막판 결렬 조짐을 보이고 있다.

3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상상인·페퍼 저축은행과 OK금융그룹의 인수 협상이 중단 위기를 맞았다.

OK금융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가로 1082억원을 제시하고 상상인저축은행이 이를 받아 1100억원을 제시하면서 주식매매계약(SPA) 전까지 협상이 진행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고용승계 등 세부 항목 부문에서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았다.

페퍼저축은행의 경우 지난달 매각가로 2000억원 초반대를 제시했으나 페퍼저축은행이 제시한 금액과 차이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페퍼저축은행은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을 통해 OK금융과 R&W(진술과 보증) 계약을 협의 중이라고 한다.

KKR은 2017년 호주 페퍼그룹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상상인 저축은행의 경우 유준원 상상인그룹 대표가 불법 대출 혐의로 직무 정지 3개월 처분을 받으면서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불거졌다.

2023년 10월 상상인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지분을 90% 이상 매각하라는 금융위의 명령이 있어 인수합병 시장에 나오게 됐다.

2023년 11월 상상인 측에서 주식처분 명령 취소 청구 소송을 냈으나 이듬해 12월 패소 판결을 받았다.

이때부터 OK금융은 상상인 저축은행 실사 작업에 착수하면서 인수 작업을 진행해왔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OK금융과 상상인은 협상을 진행하는 데 열중해왔으나 막판에 다수의 ‘결렬’ 언론보도가 나오며 위기 상태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자아냈다. 

OK금융은 상상인·페퍼 저축은행을 인수하는 데 성공하면 현재 자산 기준 1위인 SBI저축은행을 압도하고 저축은행 업계 1위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때문에 OK금융은 계속해서 상상인·페퍼 저축은행 인수 시도를 하며 ‘몸집 불리기’에 열중해왔다.

저축은행 (사진=연합뉴스)
저축은행 (사진=연합뉴스)

업계에서는 상상인이 협상 기간을 길게 가져가는 이유가 내부적인 사유로 인해 시간 끌기 전략이 아니었냐는 지적도 나왔다.

상상인이 금융위의 매각명령에 대해 불복하고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도 시간 끌기 수단 중 하나였다는 것이다.

OK금융은 상상인과 페퍼저축은행을 동시에 인수한 다음에 두 회사를 합병한 다음 별도 법인으로 운영할 계획을 짜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상상인 저축은행 인수 작업이 위기를 맞으면서 페퍼 저축은행 인수도 다시 들여다 봐야 할 시점이 됐다는 이야기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최근 KBI그룹 계열사인 KBI국인산업에 매각된 라온저축은행이 저축은행 업권 새판짜기의 신호탄이 아닌가 하는 얘기도 나왔으나 이번 협상 결렬 조짐으로 인해 업계에 새로운 움직임이 나타나기가 쉽지 않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다.

만약 인수합병을 통해 부실화된 저축은행들을 처리하지 못할 경우 금융당국으로서는 공적 자금을 활용해서라도 저축은행 업권을 정상화하는 데 노력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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