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 하락세 따라 NIM 하락세 예상”

국내은행이 올해 하반기 수익성 악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됐다. 2분기 신규 부실 채권이 6조4000억원 발생하며 건전성 악화 위험도 우려됐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20일 ‘국내은행의 상반기 경영성과 및 향후 전망’ 브리프를 통해 “이익의 큰 부분을 좌우하는 순이자마진(NIM)과 대출규모에 대한 하반기 전망이 좋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의 은행 간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담합에 대한 과징금 등 각종 과징금과 정부의 금융회사 수익에 대한 교육세 인상 방안 등이 국내은행 이익의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상반기 국내은행 실적을 살펴보면 당기순이익은 14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4% 증가했다. 이는 환율과 시장금리 하락 등 시장 상황 변화에 따른 비이자이익 증가, 전년 동기의 일회성 비용에 다른 기저효과 등의 영향이 컸다.
문제는 이자이익이다. 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00억원 감소했다. NIM이 0.09%포인트 하락한 데 따랐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1조8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시장 상황 변화로 외환·파생 관련 이익이 1조9000억원,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8000억원 증가한 데 크게 기인했다. 영업외손익은 전년 동기 대비 2조9000억원 증가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일회성 비용이었던 ELS 배상금(1조4000억원)의 기저효과에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국내은행의 수익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하는 데 그친 18조원을 기록했다.
국내은행의 하반기 전망은 어두울 것으로 예측됐다. 국내은행의 총이익 중 이자이익의 비중이 가장 큰 가운데 이자이익에 영향을 주는 순이자마진의 움직임과 대출 규모가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연구원은 “국내은행 순이자마진은 시장금리와 유사한 움직임을 보여주는데 하반기에는 미국 연준의 금리인하 기조, 우리나라의 어려운 경기 상황 등을 고려할 때 한은의 기준 금리 인와 시장금리 하락세가 예상된다”며 “국내은행 NIM도 2022년 4분기 이후의 하락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예금자보호한도가 상향되면서 머니무브 가능성이 있어 은행들이 미리 시장에서 자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고 이 과정에서 조달금리가 높아진 측면이 있다”며 “하반기에도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국내은행 NIM의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 연구원은 “국내은행 NIM은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기조가 지속되면서 어려운 경기 상황으로 기업대출 수요도 크게 늘어나기 어려워 하반기에도 이자이익 전망이 좋지는 않다”고 판단했다.
공정위 과징금과 ELS 불완전 판매 과징금, 교육세법 개정안에 따른 교육세 인상 등도 현실화될 경우 은행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건전성 관리 위험도 제기됐다.
이 연구원은 “2분기 말 국내은행 건전성은 지난 분기말에 비해 나아졌지만 아직 2022년 중반부터 이어져 온 건전성 악화 추세가 꺾인 것으로 보이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국내은행의 2분기말 연체율은 직전 분기보다 다소 하락했고 부실채권비율은 지난 분기와 같은 수준이어서 건전성 악화 추세가 다소 주춤한 것으로 보이나 2분기 전분기 대비 부실채권을 많이 정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며 “신규 부실 규모가 더 늘어나 국내은행은 앞으로도 건전성 관리에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2분기 부실채권 정리 규모는 6조5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조원이나 증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체율(0.60%)은 직전 분기 말(0.62%)보다 소폭 줄었고 부실채권 비율(0.59%)은 직전 분기와 비슷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2분기 신규 발생 부실채권이 6조4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000억원 증가했다.
이 연구원은 “현재 녹록치 않은 경기 상황 등을 고려할 때 국내은행은 앞으로도 대출 자산의 건전성 관리에 지속적으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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