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고객사에 D램 최대 30% 인상 통보
반도체 업황 비관 모건스탠리, 한국 '매력적'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 인공지능(AI)발 수요가 폭증하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들이 메모리 가격 인상에 나서, 반도체 업황에 ‘슈퍼 사이클’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슈퍼 사이클이란 반도체 평균 판매가가 2년 이상 연속 상승하는 걸 말하며, 최근 20년간 4번의 주요 슈퍼사이클이 있었다.
23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범용 D램 제품인 DDR4 8Gb와 DDR5 16G의 현물 평균 가격은 전날 나란히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DDR4는 올해 1월2일 평균 1464달러에서 전날 5868달러로 약 300.8% 급등했다. 같은 기간 DDR5는 4682달러에서 6927달러로 47.9% 올랐다.
이 같은 흐름 속에 삼성전자가 최근 고객사에 4분기 D램 가격을 최대 30%, 낸드플래시는 최대 10% 올리겠다고 통보했다는 외신 보도가 이어졌다.
SK하이닉스는 아직 가격 인상 통보를 하지 않았지만, 시장 상황에 맞춰 가격을 올려받는다는 방침으로 고객사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마이크론과 샌디스크는 이미 각각 D램과 낸드 가격 인상을 선언했다.
메모리 가격 인상은 AI 서버 확산에 따른 공급 부족이 그 배경으로 자리하고 있다.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빅테크에 더해 텐센트·바이두 등 중국 IT 기업들도 AI에 대한 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리면서,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용량 D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수익성 높은 HBM 생산이 확대되면서 상대적으로 범용 D램의 생산 여력이 줄어들어 공급 부족을 불렀다.
2017∼2018년 대규모로 구축했던 데이터센터 등의 서버 교체 주기도 도래해 범용 D램 주문이 빠르게 늘고 있다.
AI 거품론을 제기하며 반도체 업황에 부정적 의견을 냈던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도 이런 흐름을 반영해 태도를 바꿨다.

모건스탠리는 21일(현지시각) 펴낸 '메모리 슈퍼사이클'이란 보고서를 통해 한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의견을 '시장 평균 수준'(in-line)에서 '매력적'(attractive)으로 끌어올렸다.
이 보고서는 "HBM을 둘러싼 기회가 업계 성장률을 앞서고 있고 AI 서버와 모바일 D램 수요 덕분에 일반 메모리칩의 가격 변동률이 다시 가속하고 있다"며 "메모리 산업의 역학이 바뀌면서 모든 곳에서 공급 부족이 일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관세 이슈가 만들어낸 현재의 반등구간(업턴)은 내년에도 더 빨리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D램 공급 과잉 문제는 나아질 것이며 낸드는 AI eSSD의 수요가 내년 갑절로 치솟으면서 공급 부족 상황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슈퍼 사이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손인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주요 D램 4사 중 국내 업체를 제외한 마이크론과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내년까지 캐파 증설이 제한된 상황"이라며 "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적극적인 증설 정책을 펼치며 D램 업황 강세의 수혜를 크게 누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동원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엔비디아 '루빈'에 탑재될 HBM4(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에서 삼성전자는 경쟁사 대비 유리한 입지 구축이 예상되는데, 이는 공급사들 중 가장 높은 성능을 구현해 엔비디아의 물량 확대와 스펙 상향을 동시에 충족시켜 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라며,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29조3580억원에서 32조2130억원으로 9.7% 올려잡았다.
실제 23일 넥스트레이드 프리마켓(8시~8시50분)에 장중 ‘9만전자’를 터치한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전날보다 1.44% 오른 8만4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SK하이닉스도 전날보다 2.85% 오른 36만1000원을 기록했다.
인텔, 마이크론 등 미국 내 대표적인 16개 반도체 기업의 주가를 지수화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최근 크게 오른 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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