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그린, 대형 컨테이너선 韓 발주 검토
LNG운반선 수주 대응 겹치며 셈법 복잡

대만 에버그린의 컨테이너운반선.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대만 에버그린의 컨테이너운반선.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대만 선사 에버그린(Evergreen Line)이 삼성중공업에 대형 컨테이너운반선 발주를 추진 중이다. 

계약이 성사될 경우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컨테이너선 수주 실적을 크게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선가가 더 비싼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의 수요도 지속 중인 점을 감안, 삼성중공업으로선 수익성 극대화를 위한 저울질이 불가피해진 모습이다. 

3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에버그린으로부터 1만4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LNG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7척의 수주가 유력하다. 에버그린은 같은 크기의 컨테이너선 7척을 중국 상해 외고교조선에도 발주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올들어 지난달까지 컨테이너선 2척, LNG운반선 7척 등을 수주했다. 이번에 7척을 몰아서 수주한다면 지난해 컨테이너선 수주 실적(4척)을 뛰어넘게 된다. 

다만 삼성중공업이 7척보다 물량을 적게 따낼 가능성도 업계에서 거론된다. LNG운반선(LNGC) 발주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높기 때문이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이번달 기준 17만4000톤급 LNGC의 가격은 척당 2억5000만달러(약 3500억원) 수준으로, 1만4000TEU급 컨테이너선의 척당 가격(1억7600만달러)을 웃돈다. 17만4000톤급은 LNGC에서 가장 보편화된 선종이다. 

글로벌 조선업체들은 미국 루이지애나주 LNG 개발 프로젝트에서 나올 LNGC 발주 수요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4월 발주처의 최종투자결정이 승인된 해당 프로젝트의 연간 LNG 생산 규모를 감안할 때 중장기적으로 20척 이상의 LNGC 발주가 예상된다.

일본 선사 엠오엘(MOL)이 이달 초 가스텍 2025 박람회에서 발표한 LNGC 150척 확보 계획도 조선사들이 눈독을 들이는 이슈다. 현재 엠오엘이 약 105척의 LNGC를 운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속적인 발주 가능성이 충분하다.

현재 시세대로 1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7척의 수주를 가정할 경우 약 1조6000억원의 추가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삼성중공업은 수익성, 선박 건조 도크의 운영 일정 등을 고려해 수주 척수를 조율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선 에버그린 측이 중국 등 타업체로 돌아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량 수주에 선뜻 나서는 업체로 시선을 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선사들은 컨테이너선박의 가동률을 고려해 소량이 아닌 대량 주문을 선호한다. 일정한 루트를 주기적으로 운항하기 때문에 1곳에 대량 발주하는 게 일반적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국내 조선 3사 중 HD현대(8척), 한화오션(19척)보다 많은 22척의 LNGC를 수주했지만 컨테이너선 수주 척수(4척)는 HD현대(28척), 한화오션(6척)보다 적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에버그린발 7척은 분명한 호재”라며 “조선소의 선박 건조 작업 여건을 고려할 때 비싼 선종만을 따져서 수주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 측은 “수주 대응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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