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AI 서밋서 "캐파 확대·기술력, 메모리 병목 대응"
정재헌 SKT CEO, 서남권 AI DC 구상 밝히며 데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5’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SK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5’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SK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엔비디아, 오픈AI,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글로벌 선두 기업들과 맺은 파트너십을 통해 폭발하는 인공지능(AI) 수요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5'에서 "SK그룹은 생산능력(캐파)을 늘리고 기술 개선을 통해 메모리 병목 현상을 해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최근 AI 업계의 화두로 ‘폭발적 수요에 대비한 AI 인프라 투자 증가’를 꼽았다. 올해 세계 데이터센터 투자 금액이 6000억달러(약 800조원)에 이르며, 지난 5년간 연평균 24%씩 성장했으나 오픈AI와 Meta 등 각 빅테크 기업들이 밝힌 신규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가 이를 크게 넘어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조차도 과거 에너지, 석유처럼 안정된 수요 예측 모델이 없어 얼마나 큰 폭으로 성장할지 예측이 어렵다.

SK그룹이 해마다 열어온 SK AI 서밋 행사에 올해는 오픈AI, 아마존, 엔비디아, TSMC 등 글로벌 빅테크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들을 상대로 기조연설에 나선 최 회장은 AI 수요 폭증의 근거로 추론(inference)의 본격화, 기업간거래(B2B)의 AI 도입, AI에이전트의 등장, 국가간 소버린(주권형) AI 경쟁을 꼽았다. 이런 요인들이 컴퓨팅(연산) 수요를 크게 키우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공급이 병목이 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많은 기업들로부터 메모리반도체 공급 요청을 받고 있어서 이걸 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고민이 깊다”며 지난 9월 OpenAI로부터 초대형 AI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에 필요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월 90만장씩 공급해달라고 요청 받은 걸 예로 들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SK하이닉스가 HBM 증산을 위해 내년 중 본격 가동할 청주캠퍼스 M15X팹(반도체 제조시설)과 2027년 본격 가동할 용인반도체클러스터를 소개했다. 최 회장은 “용인반도체클러스터 4개 팹이 완성되면 청주캠퍼스 M15X 팹 24개가 지어지는 효과”라며 충분한 양의 메모리반도체 공급 역량을 자신했다. 또 증산 뿐 아니라 고용량 및 가격 경쟁력을 갖춘 낸드플래시메모리 콘셉트의 제품 개발도 대안으로 제시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앤디 제시 아마존 CEO는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SK그룹과의 협력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했다.

올트먼 CEO는 "SK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한국과 전 세계의 AI 미래를 함께 만들어갈 장기적 협력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그리는 미래는 모든 개인이 자신만의 지능형 AI 어시스턴트를 갖고 도움을 받는 세상으로 이런 미래를 실현하려면 막대한 규모의 인프라 투자와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시 CEO는 "SK와의 파트너십이 특별한 이유는 우리가 대규모 AI 운영 과정에서 얻은 실질적 교훈을 함께 적용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향후 반도체를 포함한 차세대 분야에서도 함께 협력할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정재헌 SK텔레콤 CEO가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SKT의 AI 인프라 로드맵을 밝히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제공)
정재헌 SK텔레콤 CEO가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SKT의 AI 인프라 로드맵을 밝히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제공)

최 회장에 이어 무대에 오른 정재헌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건설 중인 울산 AI 데이터센터(DC)를 1GW 이상 규모로 확장할 계획과 오픈AI와 함께 서남권에 AI DC를 설립할 구상을 밝혔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이 아시아 AI 인프라 허브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 CEO는 판사 출신으로 지난달 30일 ‘유심 해킹’ 여파로 물러난 유영상 사장의 뒤를 이어 SKT를 맡았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도 이날 차세대 HBM 로드맵을 처음 공개했다. 

곽 사장은 “SK하이닉스가 2026년부터 HBM4 16단, HBM4E 8단·12단·16단, 커스텀 HBM4E를 순차 출시할 예정이며 HBM5와 HBM5E는 2029년부터 2031년 사이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과 SK그룹 주요 경영진이 AI 인프라 폭증에 따른 수요와 공급 계획을 밝힌 이날 SK하이닉스 주가는 10.91% 뛰어올라 62만원에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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