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치검찰 세력이 4·15 총선 당시 허위학력 기재 나경원 비호하기 위해 보좌관만 기소"

시민단체 "검찰, 나경원 소환 없이 서둘러 모두 무혐의 처리.. 철저한 재수사 촉구"

김진애 "나경원 특혜? 선거에서 허위학력 기재를 왜 후보가 책임 안지나?"

[정현숙 기자]=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에 대한 13개 고발 건이 검찰에 의해 모두 기각되면서 면죄부를 받은 양 서울시장 후보자로 등록해 동분서주 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의 이런 불기소 처분에 불복한 시민단체가 27일 윤석열 검찰을 비판하며 서울고검에 나경원 전 의원과 자녀 의혹 관련 고발 13건에 대해 일괄 항고한 사실을 전했다.

사회운동가 안진걸 소장이 이끌고 있는 '민생경제연구소'와 '사립학교개혁과 비리추방을 위한 국민운동본부' 등 4개 단체는 이날 "13건의 무혐의 처리 사건 모두를 지난주 일괄 항고했다"라며 "서울고검에서는 철저한 재수사를 결정해주길 바란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시민단체는 나경원 전 의원 일괄 항소를 두고 "서울중앙지검에는 나 전 의원 아들의 서울대 연구실 사용과 2건의 논문 작성과 관련한 14차 고발장이 제출됐지만, 한 달이 더 지나도록 아직 고발인조사조차 진행하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검찰..13건의 고발사건들. 나경원 측의 말만 듣고 서둘러 모두 무혐의 처리"

시민단체는 "검찰이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한 소환조사 한번 없이, 13건의 고발사건들을 오로지 나 전 의원 측의 말만 듣고 서둘러 모두 무혐의 처리했다"라고 강조하면서 검찰의 처사를 비판했다.

이어 "나 전 의원의 지난 총선 당시 허위학력 게시 불법사건과 관련해 당사자인 나 전 의원을 기소했어야 했지만 윤석열 정치검찰 세력이 나 전 의원을 비호하기 위해 보좌관만 기소했다는 의혹이 짙다"라고 설명했다.

나 전 의원은 지난 4·15 총선 당시 서울법대 정규 학력을 더해 중대 대학원·서울대 박사 등 허위 기재한 혐의로 공직선거법 위반혐의에 걸렸지만 정작 본인은 빠져 나가고 보좌관만 검찰이 기소했다. 거기에다 전광훈 목사를 무죄 석방한 허선아 판사에 의해 지난 22일 1심에서 고작 80만원 벌금형을 받는 데 그쳤다. 검판 특혜를 누렸다는 비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관련해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당시 SNS로 "또 나경원 특혜? 선거에서 허위학력 기재를 왜 후보가 책임 안지나?"라며 "검찰은 나경원 후보를 왜 기소 안하고 보좌관을 기소? 허위학력 기재 한 줄로 의원직을 잃은 사례도 있다"라며 비판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1월 나 전 의원이 지적·발달장애인들의 스포츠 활동을 지원하는 국제기구 '스페셜올릭픽코리아'(SOK) 회장 재임 당시 지인의 자녀를 부정채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무혐의 종결했다.

지난해 12월 20일에는 나 전 의원과 아들 김현조 씨에 대한 업무방해 고발 사건에서 김 씨의 연구(포스터) 1저자 등재 관련 혐의를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 처분했다. 다만 4저자 등재 포스터의 외국학회 제출 및 외국대학 입학 관련 혐의는 형사사법공조 결과가 도착할 때까지 시한부기소중지 처분했다. 지난해 12월 24일에는 나 전 의원의 딸 김유나 씨 및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조직위원회 관련 고발 사안에 대해서도 모두 불기소 처분했다.

또한 검찰은 여러 비위 혐의 의혹을 받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 부인 김건희 씨에 대한 압수수색 요구도 통째 기각한 바 있어 논란이 됐었다. 하지만 아랑곳하지 하지 않고 검찰의 전횡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날 검찰은 검찰개혁의 목소리가 높은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를 3번째 기소했다.

"'TV조선' 나경원 편.. 모든 논란과 부정적 이미지 하나하나 격파하도록 정교하게 구성"

한편 나경원 전 의원은 지난 5일 'TV조선' 아내의맛 출연에서 남편인 이재호 판사와 딸 김유나 씨, 아버지 나채성 홍신학원 이사장과 출연해 이미지 쇄신을 톡톡히 해 수혜를 가장 많이 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 보면 종편방송과 서울시장 후보에 나선 나 전 의원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며 작위적으로 연출해 대중의 눈을 호도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따라서 리얼리티 관찰 예능은 시사토크쇼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를 지닌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의제나 정책에 대한 논의가 사라지고 오직 정치인 개인의 매력에 치중하게 된다는 점이고, 영상 문법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편집된 화면을 ‘있는 그대로’인 양 믿어버리기 쉽다는 점을 들고 있다. 그 결과 정치 본래의 의미는 상실되고 이미지 조작에 훨씬 취약해진다는 것이다.
TV조선 '아내의맛'에 출연한 나경원 전 의원이 세수하는 장면

당시 나 전 의원의 출연 회차는 시청률이 11%를 기록했지만 일주일 뒤 박영선 장관의 출연은 기대만큼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 방송후 나 전 의원에 대한 언론매체의 긍정 보도가 이어지면서 이 방송의 정치적 파급력은 상당했다. 김진애, 우상호 서울시장 후보는 “특정 후보를 조명해준 것은 명백한 선거 개입”이라며 비판할 정도였다.

이와 관련해 대중문화평론가 황진미 씨는 지난 1월 16일 ['세수 오프닝' 나경원, 딸과 탬버린 장단..정치의 예능화 '쓴맛']이라는 '한겨레 신문' 기고에서 특히 비리 의혹이 많은 정치인의 예능출연이 자기 세탁에 불과하다는 논지로 비판하면서 조목조목 분석했다. 무릎이 탁 쳐질 정도라 일부 인용해 본다.

나경원 편은 모든 논란과 부정적인 이미지를 하나하나 격파하도록 정교하게 구성된 극영화적 텍스트로 보인다. 시작부터 나경원이 세수를 한다. 아이돌 스타들의 팬서비스 동영상에서 ‘쌩얼’ 미모와 친근감을 과시하기 위한 오프닝 아닌가.

스튜디오 안 호들갑스러운 추임새가 더해지면서, ‘1억원 피부과’ 논란이 악의적인 음해였다는 해명이 단박에 설득력을 얻는다. 여기에 단출한 화장품과 “다 쓴 화장품 용기를 잘라가며 쓴다”는 언급은 그가 서민의 생활 방식을 공유한다고 믿게 한다. 남편이 발바닥 사이에 커피분쇄기를 끼고 돌린다. 소탈하고 자식을 지극히 사랑하는 아버지의 모습이다. 김재호 판사가 나경원을 비방한 누리꾼을 기소하도록 청탁했었다는 의혹도 자연스레 녹아내린다.

신스틸러는 단연 딸이다. 유나씨가 드럼을 치자 나경원이 탬버린 장단을 맞춘다. 딸이 성신여대 실용음악과 드럼 전공으로 입학하고 학점을 따는 데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은 발달장애인의 소박한 성취와 가족의 화목으로 프레임이 바뀐다. 딸이 취업을 위해 딴 자격증과 자립 의지를 다지는 말들은 그동안 나경원이 장애인 딸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왔다는 의혹을 말끔히 씻어준다.

아들은 직접 등장하지 않지만, 입대 사실이 계속 강조된다. 이는 병역 회피를 위해 원정 출산을 했다는 의혹을 불식시키는 장치다. 심지어 입대 날 나경원이 직접 가볼 수 없는 이유가 재판 출석 때문임이 강조된다. ‘빠루를 든 나경원’으로 깊이 각인된 국회선진화법 위반 사건이 마치 부당한 정치 탄압이거나 매정한 공권력 남용처럼 느껴진다. 딸이 “재판 때문에 못 가?” “재판부에 미뤄달라고 해봤어?”라고 재차 묻고 확인하는 장면까지, 완벽하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나경원 아버지도 등장한다. 사학 이사장으로 배임 의혹이 있는 나채성은 젊은 시절 공군 조종사였던 멋진 사나이이자 장애인 손녀를 무척 사랑하는 할아버지로 등장한다. 하필이면 세 사람이 한강에서 흑석동을 바라보며 앉아, 나경원이 얼마나 공부를 잘했는지 말한다. 자막으로 강조되는 ‘흑석동’은 나경원의 외가가 있었다는 곳으로, 나경원의 동작구 출마의 명분이 되었다.

모든 논란은 헛소문이었던 걸까. 이에 대해서도 일찌감치 복선을 깔아둔다. 나경원은 서두에 “초선 시절 편하게 남편 욕을 하다가 불화설에 휩싸였다”고 말한다. ‘부부 불화설’ 루머가 부풀려지는 과정을 예로 들어, 다른 논란들도 이처럼 와전되었으리라 암시를 던지는 것이다.

지난 연말 검찰은 나경원의 아들과 딸의 입시 비리와 성적 비리 의혹, 스페셜 올림픽과 관련된 고발 사건 등 13건과 아버지의 배임 혐의를 모두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과 언론에 의해 나경원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말끔히 씻고, 두 자녀를 잘 키운 ‘엄마’이자 남편에게 “누군 판사 안 해봤어?”라고 받아칠 수 있는 ‘잘나고 멋진 언니’로 탈바꿈한다.

또한 유나씨의 대학 교육은 예외와 특혜와 배려로 점철된 것이었다. 이는 장애인들도 차별받지 않고 대학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라고 치열하게 싸워서 얻어낸 ‘장애인 특별전형’ 제도의 의미를 훼손하고, 장애운동의 역사를 20년이나 후퇴시킨 것이다.

유나씨에게 관심을 기울일수록 장애인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이용하려는 나경원의 목적이 관철되는 셈이다. 그에게 일어난 성취가 일반적인 장애인에게도 일어나길 바란다. 그러나 특별한 배려가 아닌 차별의 철폐를 통해 일어나야 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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