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학생 94% "김건희 박사논문 재조사" 요구에도, 교수들은 "의견표명 안 해"

[ 고승은 기자 ] = 국민대 학생들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배우자인 김건희씨(코바나컨텐츠 대표)의 박사학위 논문 재조사를 압도적으로 촉구했으나, 정작 국민대 교수들은 이를 외면하고 말았다. 이로써 권력의 눈치만 본다는 비아냥과 함께 학교 이미지도 땅바닥에 떨어뜨리며 재학생과 졸업생 모두의 명예마저 실추시킨 셈이 됐다. 

국민대 교수회는 지난 13일 국민대 연구윤리위원회의 해당 안건 재조사와 관련해 ‘적극 대응'과 ‘비대응' 여부를 놓고 오후 6시까지 결선 투표를 진행했다. 하지만 두 항목 모두 3분의 2 이상 득표를 하지 못해 부결됐고, 결국 교수회 차원의 의견 표명을 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냈다. 

국민대 교수회는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의견 표명 여부를 묻는 투표를 진행한 바 있다. 이때 1·2위가 각각 ‘적극 대응'(38.6%·114명)과 ‘비대응'(36.9%·109명)으로 나와 최종 결선투표를 진행했지만, 결국 '부결'로 결론낸 것이다. 

국민대 학생들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배우자인 김건희씨(코바나컨텐츠 대표)의 박사학위 논문 재조사를 압도적으로 촉구했으나, 정작 국민대 교수들은 이를 외면하고 말았다. 사진=연합뉴스
국민대 학생들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배우자인 김건희씨(코바나컨텐츠 대표)의 박사학위 논문 재조사를 압도적으로 촉구했으나, 정작 국민대 교수들은 이를 외면하고 말았다. 사진=연합뉴스

교수들과는 달리 국민대 학생들은 김건희씨 논문 재조사를 촉구하는 총학생회 차원의 대응에 압도적인 찬성을 보냈다.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실시한 학생 총투표(총 5942명 투표, 투표율 50.47%)에서 찬성 94.4%(5609명)으로 압도적이었다. 반대는 1.5%(88명), 기권 4.1%(245명)에 불과했다. 

국민대 졸업생들이 결성한 ‘김건희 논문 심사 촉구 국민대 동문 비상대책위원회'도 지난 1일 졸업장 반납 시위를 벌인 데 이어, 지난 6일에는 학교를 상대로 명예훼손 집단 소송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김건희씨(당시 개명전 김명신)가 지난 2008년 학위를 받은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박사학위 논문 <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콘텐츠 개발연구: '애니타' 개발과 시장적용을 중심으로>는 부정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논문의 상당 분량이 포털에서 검색되는 내용과 일치해 표절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국민대 연구윤리위원회는 “검증 시효가 지나 위원회의 조사 권한이 없어 본조사를 하지 않는다”고 결론내렸다. 이에 교육부는 국민대에 논문 검증 관련 조사 계획을 제출하라는 공문을 보냈었다. 

교수들과는 달리 국민대 학생들은 김건희씨 논문 재조사를 촉구하는 총학생회 차원의 대응에 압도적인 찬성을 보냈다.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실시한 학생 총투표(총 5942명 투표, 투표율 50.47%)에서 찬성 94.4%(5609명)으로 압도적이었다. 사진=연합뉴스
교수들과는 달리 국민대 학생들은 김건희씨 논문 재조사를 촉구하는 총학생회 차원의 대응에 압도적인 찬성을 보냈다.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실시한 학생 총투표(총 5942명 투표, 투표율 50.47%)에서 찬성 94.4%(5609명)으로 압도적이었다. 사진=연합뉴스

이처럼 국민대가 김건희씨를 비호하는 구설에 휩싸이면서, 온라인상에서 국민대를 'Kookmin Yujiversity'라고도 부르는 이들도 적잖다. University에 김건희씨의 호칭으로 불리는 'Yuji'를 합성해 비꼰 것이다. 

문제의 'Yuji'는 김건희씨가 지난 2007년 국민대 대학원 재학시절 학술지에 개제한 논문 제목(온라인 운세 콘텐츠의 이용자들의 이용 만족과 불만족에 따른 회원 유지와 탈퇴에 대한 연구)에서 비롯된 것이다. 여기서 ‘회원 유지’가 ‘Member Yuji’라고 엉터리로 번역돼 있어, 해당 논문이 최소한의 검증 절차라도 거친 것인지에 대한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 

재학생들이 김건희씨 논문 재조사에 대부분 찬성했음에도 정작 이들에게 모범을 보여줘야할 많은 교수들이 반대로 행동하며, 학자로서의 자존심마저 내팽겨친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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