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은 김종인과 '악연', '청년의꿈'에서 적극적 소통하는 이유는?

[ 고승은 기자 ] = 예상대로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위원장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맡게 됐고, 상임선대위원직도 이미 거론됐던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이 이준석 대표와 함께 맡게 됐으며, 윤석열 후보의 '책사' 역할을 하는 것으로 언론에 보도된 김한길 전 의원은 새시대준비위원장(선대위 별도조직)을 맡게 됐다. 언론에선 이들 3인방을 선대위 '3김 인사'로 호칭하고 있다. 

국민의힘 경선에서 윤석열 후보와 막판까지 접전을 벌였던 홍준표 의원은 선대위 합류 등에는 계속 선을 긋고 있으며, 독자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선대위 요직 인사에 대해서도 "잡탕밥"이라고 평가하며 평가절하했다.

예상대로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위원장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맡게 됐다. 윤석열 대선후보는 21일 선대위 인선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예상대로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위원장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맡게 됐다. 윤석열 대선후보는 21일 선대위 핵심요직 인선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홍준표 의원은 21일 자신이 운영하는 청년플랫폼 '청년의꿈'의 '청문홍답(청년의 고민에 홍준표가 답하다)' 코너에서 '선대위 3김 인사 합류' 관한 질문에 "잡탕밥도 찾는 사람이 있다"고 답했다.

홍준표 의원은 '청년의꿈' 회원들이 게시판에 올린 질문에 짧게라도 직접 답을 하며 소통하고 있다. 그는 '윤석열 후보의 전화를 받지 않는 이유가 뭔가'라는 질문에 "받아본들 할 말이 없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준석 대표가 그의 자택에 찾아갔지만, 역시 요지부동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준표 의원은 특히 '정권교체를 위해 윤석열 후보 미는 게 맞나? 아니면 소신투표해야 하나?'는 질문에도 "대답 불가"라고 답하기도 했었다. 그는 또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경우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에도 "대한민국만 불행해진다"고 답한 바 있다.

지난달 국민의힘 경선 일대일토론 직후 윤석열 후보와 홍준표 의원의 대화 모습이 TV카메라에 담겨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윤석열 후보는 당시 웃으면서 홍준표 의원에 다가가 오른쪽 어깨를 한 번 친 뒤 무언가를 말하며 정색하는 모습이었는데, 당시 그의 입모양을 보면 "그만 해라, 아 진짜"로 보여 '무례함' 논란이 확산됐다.

홍준표 의원이 윤석열 후보에 비해 한참 형인데다가, 검찰 조직에 있어서도 물론 대선배다. 이런 '무례함'까지 당한 홍준표 의원의 입장에서 윤석열 후보가 마음에 들리 없을 거라는 분석이 지배적인 이유다. 

지난달 국민의힘 경선 일대일토론 직후 윤석열 후보와 홍준표 의원의 대화 모습이 TV카메라에 담겨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윤석열 후보는 당시 웃으면서 홍준표 의원에 다가가 오른쪽 어깨를 한 번 친 뒤 무언가를 말하며 정색하는 모습이었는데, 당시 그의 입모양을 보면 "그만 해라, 아 진짜"로 보여 '무례함' 논란이 확산됐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지난달 국민의힘 경선 일대일토론 직후 윤석열 후보와 홍준표 의원의 대화 모습이 TV카메라에 담겨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윤석열 후보는 당시 웃으면서 홍준표 의원에 다가가 오른쪽 어깨를 한 번 친 뒤 무언가를 말하며 정색하는 모습이었는데, 당시 그의 입모양을 보면 "그만 해라, 아 진짜"로 보여 '무례함' 논란이 확산됐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게다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데려온 점도, 그와 앙숙 관계인 홍준표 의원 입장에서 당연히 기분 좋을 리 없을 이유다. 홍준표 의원은 지난 93년 검사 시절 김종인 전 위원장(당시 국회의원)의 동화은행 2억1천만원 뇌물수수 혐의를 20분만에 자백받았다고 밝힌 바 있으며, 김종인 전 위원장은 이후 수감생활을 했다. 

지난해 총선 공천에서 배제됐던 홍준표 의원은 무소속 후보(대구 수성을)로 출마해 금뱃지를 달았으나,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에선 1년 넘게 복당하지 못했고 이준석 대표 체제가 들어서면서 복당했다. 이는 이번 대선경선에서 불리하게 시작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기도 했던 만큼, 그로선 김종인 전 위원장에게 쌓인 게 많을 수밖에 없다.

홍준표 의원은 '청문홍답'에서 김종인 전 위원장의 능력을 묻는 질문에 "아날로그 시대에나 통하는 분"이라며 현 디지털 세대에는 맞지 않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홍준표 의원은 또 다른 정치인들에 대해서도 '솔직한' 답변을 내놓는 모습이다. 그는 '이준석 대표가 대선출마하면 선대위원장 할 생각 있는가'라는 질문엔 “그때까지 정치를 한다면”이라고 답했고,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해선 '대하기 힘든 분'이라고 답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에 대해선 ‘괜찮은 사람, 소통이 되는 분’,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해선 ‘참 똑똑한 사람’이라고 답했다.

홍준표 의원이 '청년의꿈' 플랫폼에서 청년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이유로는, 이번 경선 과정에서 받은 젊은 세대의 지지를 유지해 차차기 대선을 꿈꾸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유명 정치인이 이렇게 직접 질문에 답하는 모습은, 지지층 입장에선 매우 반갑게 느껴질 수밖에 없어서다.

홍준표 의원이 '청년의꿈' 플랫폼에서 청년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이유로는, 이번 경선 과정에서 받은 젊은 세대의 지지를 유지해 차차기 대선을 꿈꾸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홍준표 의원이 '청년의꿈' 플랫폼에서 청년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이유로는, 이번 경선 과정에서 받은 젊은 세대의 지지를 유지해 차차기 대선을 꿈꾸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실제 국민의힘 대부분 조직표는 윤석열 후보에 붙어 절대적인 열세 상황에 있었지만, 청년층의 지지를 바탕으로 여론조사에선 홍준표 의원이 승리했다. 과거엔 '꼰대 정치인' 이미지로 청년층으로부터 별 지지를 받지 못했던 홍준표 의원이 이처럼 상전벽해 수준의 반전을 이뤄낸 데에는, 청년들에게 거센 규탄을 받는 '페미니즘'에 대해 비판적으로 접근한 것이 매우 유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홍준표 의원은 '페미니즘' 대신 '휴머니즘·패밀리즘'을 지향하는 정책을 발표하고, 여가부 타부서와 통폐합 및 시대변화에 맞춘 여성할당제 점진적 폐지 등도 거론했다. 그가 아직 실천으로 보여준 것이 없고 소통만 했음에도 이런 열렬한 지지를 받은 것은, 그만큼 청년들이 '시대착오적 페미니즘'과 '여성가족부'를 얼마나 싫어하는지 한편으론 더불어민주당이 얼마나 청년들에 불통이었는지 알려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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