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병법] 튀니지, 베트남 평가전은 클린스만 감독의 진정한 시험대...

2022' 중국 항저우 아시아경기대회(이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사상 첫 아시안게임 3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한국 축구가 여세를 몰아, 13일 튀니지(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 17일 베트남(수원월드컵경기장)과의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데이' 국내 평가전을 가져 감동 분위기를 이어간다. 이번에는 U-24세 이하 황선홍호가 아니라 위르겐 클린스만(59.독일)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이하 클린스만호)이다. 클린스만호의 국내 평가전은 지난 3월 콜롬비아(2-2), 우루과이(1-2), 6월 페루(0-1), 엘살바도르(1-1)에 이어 5, 6번째 홈 경기다. 클린스만호는 아직 국내 평가전에서 2무 2패로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튀니지, 베트남과의 2연전 승리가 절실하다. 클린스만호의 이 같은 부진은 경기력과 무관치 않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3월 파주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가진 취임 기자회견을 통해 스타 플레이어 공격수 출신 답게 공격 축구를 향한 강한 소신을 밝혔다. 하지만 말과는 다르게 경기에서의 전술, 전략적인 공격 축구는 실종된 채 색깔 없는 '무색 무취' 축구로 일관, 9월 유럽 원정 평가전 사우디아라비아전(영국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야 비로소 6경기 만에 데뷔 첫 승(1-0)을 챙기며 6전 1승 3무 2패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역대 대표팀 성적과 비교할 때 분명 기대치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결과물로서 클린스만 감독의 불확실한 지도력과 이해되지 않는 사적 활동(외유 및 재택 근무)과 무관치 않다. 때문에 현재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비난 수위는 임계점에 다다라 있는 상태다. 이에 클린스만호의 튀니지, 베트남전 2연승은 필연이다. 하지만 여기에 조건이 있다. 그것은 승리에 걸맞는 경기 내용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튀니지는 FIFA 랭킹이 한국보다 3계단 아래인 29위로서 한국과의 역대 전적은 1무 1패로 한국이 열세일 만큼 호적수다.

따라서 역대 전적에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우선 클린스만 감독의 확실한 전술, 전략적 공격축구 색깔이 확실히 묻어나는 지도력이 필요하다. 만약 그렇지 않고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한 마수걸이 첫 승에도 불구하고 변함없이 지도력에 대한 의구심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클린스만 감독에게는 믿음과 신뢰 구축은 실로 '언감생심' 일 수 있다. 또한 FIFA 랭킹 95위인 베트남전 승리는 더 이상 거론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 만큼 선수 기량과 팀 전력은 한국의 절대적인 우세다.

그렇다면 베트남전 역시 승리 조건이 뒤따른다. 그것은 두 말할 나위도 없이 대승으로 경기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는 것이다. 클린스만호의 6차례 평가전에서 드러난 특징은 오직 손흥민(32.토트넘 홋스퍼) 활용법에만 초점을 맞춘 축구였다. 그러나 이 마저도 손흥민의 능력을 최대로 활용하는 클린스 감독의 포지션상 전술, 전략적 지도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9월 웨일즈와의 평가전(영국 웨일스의 카디프 시티스타디움)에서는 단 1개의 유효 슈팅만을 기록하는, 졸전(0-0)으로 6경기 5득점의 '공격축구'를 무색케 하는 결정력 부족을 초래하고 있다.

그럼에도 클린스만 감독은 '뜬구름 잡기식' 말과 '자화자찬' 축구에만 올인하고 있다. 한국 축구는 10회 연속 FIFA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며 4강의 역사를 썼고, 2012' 런던 올림픽에서는 동메달을 획득했으며 2019' 폴란드 U-20세 이하 FIFA월드컵에서는 일약 준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같은 업적으로 약 5,000천만 국민과 축구인, 그리고 축구팬들의 축구를 보는 안목과 식견은 축구 선진국 수준에 도달해 있다. 이에 클린스만 감독은 이점을 직시하고 '뜬구름 잡기식' 말과 '자화자찬' 축구에 종지부를 찍고, 오직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역량 있는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에 최선을 다하여야 한다.

▲사진: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클린스만 감독= 9월 A매치에서 데뷔승을 올린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4일 오후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10월 있을 A매치 명단을 발표하기 전 한국에서 K리그 선수를 점검할 예정이다.
▲사진: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클린스만 감독= 9월 A매치에서 데뷔승을 올린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4일 오후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10월 있을 A매치 명단을 발표하기 전 한국에서 K리그 선수를 점검할 예정이다.

이번 튀니지와 베트남전 평가전에 쏠리는 관심은 지대하다. 그 관점에 공격 축구와 비례하는 수비 안정성이 있다. 클린스만호는 2경기에서 2골씩을 허용하는 수비 취약성으로 6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김민재(27.바이에른 뮌헨)가 버티고 있음에도 수비 안정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마디로 클린스만호는 공격도 안되고 수비도 안 되며 '어느 팀에게도 이길 수 있고, 어느 팀에게도 패할 수 있는 평범한 팀'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평가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점에 튀니지, 베트남과의 맞대결에서 실점을 허용한다면 승리에 대한 가치는 그 만큼 퇴색될 수밖에 없다. 특히 베트남전에 실점을 허용할 경우 더 이상의 기대와 희망을 갖기 힘들다.

지금 클린스만호의 계속되는 '무색무취' 축구 현실로 한국 축구는 편안하지 않다. 만약 이런 '무색무취' 축구가 변하지 않는다면 11월부터 시작되는 2026' 캐나다-멕시코-미국 FIFA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2023.11.16~2024.6.11) C조(한국, 대만, 태국, 싱가포르-괌 승자) 승부도 쉽지 않다. 뿐만 아니라 클린스만 감독이 '호언장담'하고 있는 2023' 카타르 아시축구연맹(AFC) 아시안컵(2024.1.12~2.10) 우승은 단지 나홀로 말 잔치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클린스만 감독은 앵무새처럼 '뜬구름 잡기식' 말과 '자화자찬' 축구를 되풀이 하며 이해되지 않는 사적 언행에 '마이웨이'를 고집할 때가 아니다. 

이번 튀니지, 베트남 평가전이야 말로 클린스만 감독 지도력의 진정한 시험대라고 할 수 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우승을 이끈 황선홍 감독은 4-2-3-1 고정적인 포메이션 카드로 다양한 전술, 전략을 구사하며, 선수 로테이션은 물론 효율적인 선수 활용법으로 선수의 정신적인 의욕을 충만시켜 기복없는 경기력을 유지하는 가운데 경기를 거듭할 수록 팀 전력을 업그레이드시키는 높은 지도력을 과시했다. 궁극적으로 이는 일본에 역전 뒤집기 승리까지 이끌어 내는 힘으로 작용했고, 한편으로 정우영(24.슈투트가르트)을 득점왕(8골)에 등극시키는 효과까지 가져다 줬다.

클린스만호의 튀니지, 베트남 평가전은 홈 경기다. 즉 선수들이 갖게되는 정신적, 심리적 부담감과 압박감은 상대적으로 원정 경기보다 낮다. 따라서 한국 축구의 국내 평가전에서의 승률은 그 어느 국가 보다도 높다. 이점에 클린스만 감독은 황선홍 감독의 지도력을  반면교사 삼아, 팀 주축을 이루고 있는 '캡틴' 손흥민을 비롯해 김민재, 황의조(31.노리티 시티), 이재성(31.마인츠), 황희찬(27.울버햄튼), 황인범(27. 츠르비나 즈베즈다), 조규성(25.미트윌란), 등 해외파를 고집하기 보다는 황선홍호 멤버로 승선한 정우영, 설영우(25.울산), 홍현석(24.KAA 헨트),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 4인방 활용법도 한번 고려해 볼 필요성이 있다.

이 밖에 영건 김주성(23. FC 서울), 오현규(22.셀틱), 김지수(19.브렌트포드) 영건들도 발탁 명분에 부합하는 출전 기회 제공의 지도력을 발휘, 캐나다-멕시코-미국 FIFA월드컵을 대비한 자연스러운 세대교체에 신호탄을 쏘아 올려야 한다. 분명 그동안 6차례 경기를 통하여 드러난 클린스만 감독의 지도력은 지도자로서 단지 축구 전문가였지 기술자는 결코 아니었다. 여기에 지도자로서 스스로 현역 선수 같은 자아도취에 빠져 있는 사고력 역시 문제였다. 아울러 본분을 망각한 이해되지 않는 사적 언행도 지도자로서 유능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렇다면 클린스만 감독은 튀니지, 베트남과의 평가전에 지도자로서 모든 변화의 면모를 보여주지 않으면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 

사진; 한자리에 모인 대표팀
사진; 한자리에 모인 대표팀

◇ 10월 A매치 참가 선수 명단(24명)

▲ GK = 김승규(알샤바브), 조현우(울산), 김준홍(김천)

▲ DF = 김영권, 정승현, 김태환, 설영우(이상 울산),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김진수(전북), 이기제(수원), 김주성(서울)

▲ MF =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박용우(알아인), 이재성(마인츠), 홍현석(헨트), 황인범(즈베즈다), 정우영(슈투트가르트), 황희찬(울버햄프턴), 이순민(광주), 문선민(전북)

▲ FW = 오현규(셀틱), 조규성(미트윌란), 황의조(노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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