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풀타임 경기소화, 중국전에 체력 영향 없을까?
축구에서 팬을 위한 최고의 서비스는 '골 폭죽' 즉, '다득점'으로 승리하는 것이다. 이에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하 클린스만호)이 16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캐나다, 미국, 멕시코) 국제축구연맹(FIFA)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1차전 싱가포르를 상대로 5-0으로 대승 팬심에 보답했다. 이로써 한국은 3차 예선은 물론 11번째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첫 여정에 산뜻한 출발을 했다. 이번 싱가포르와의 맞대결에 클린스만호에게 부여된 키워드는 승리 이전에 '다득점'이었다. 이같은 키워드는 역대전적, FIFA랭킹으로는 성취되기 힘들다. 어디까지나 이는 참고 사항에 불과할 뿐, 경기 승.패를 좌우하는 직접적인 조건은 선수 개인 기량을 바탕으로 한 팀 전력이다.

그렇다면 유럽파 손흥민(31.토트넘 홋스퍼), 황의조(31.노리치 시티), 이재성(31.마인츠), 김민재(27.바이에른 뮌핸), 황희찬(27.울버햄튼), 황인범(27.츠르베나 즈베즈다), 조규성(25.미트윌란),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이 포진해 있는, 클린스만호의 전력은 동남아 축구에서 조차도 변방으로 평가받는 싱가포르의 전력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우위에 있다. 결국 이 같은 현격한 차이점으로 싱가포르는 전술, 전략 구사의 한계성을 떠안으며, '다득점' 대패를 극복하기 위한 극단적인 밀집 수비 5-4-1 전술 카드로 클린스만호에 대응했다. 하지만 클린스만호는 경기 시작과 함께 70-30의 일방적인 볼 점유율을 앞세워, 전반 44분 조규성이 마수걸이 첫 골 사냥에 성공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사실 의도적으로 극단적인 수비 전술을 구사하는 팀과의 대전에서 해법을 찾기란 그리 쉽지 않다. 그러나 이른 시간 선취골을 터뜨리면 그 해법 방법 찾기는 쉬워질 수 있다. 그렇지만 클린스만호는 싱가포르의 극단적인 밀집수비 해법을 찾지 못해 선제골을 기록한 전반 후반까지 답답한 경기로 일관 '다득점' 승리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그러나 클린스만호는 후반전에 '시작은 미약 했으나 끝은 창대했다'라는 말을 충실히 따르는 경기력으로 결국 '다득점'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시작과 함께 양쪽 측면을 책임진 황희찬과 이강인의 과감한 돌파와 날카로운 크로스로 싱가포르 골문을 겨냥한 클린스만호는 후반전 시작과 함께 손흥민까지 가세 싱가포르를 압박 후반 4분 황희찬이 헤더로 추가골을 터뜨리며 물음표(?)를 던져줬던 '다득점'에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손흥민, 황희찬, 이강인 '삼각편대'가 측면과 중앙에서 펼친 수준높은 플레이는, 분명 싱가포르 선수들이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질높은 플레이로서 대처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 같은 클린스만호의 공격 파괴력에 싱가포르는 한가닥 기대를 가졌던 역습도, 김민재를 비롯한 수비라인의 조직적인 개인, 부분 전술에 발목이 잡혀, 단 1개의 유효 슈팅만을 기록한 채 후반 18분 손흥민, 23분 황의조, 40분 이강에게 연속골을 허용하며 속절없이 무너졌다. 싱가포르의 '다득점' 대패에 선수 기량과 전력 미흡만 존재했던 것은 아니다. 또 한가지 대패를 당할 수 밖에 없었던 변수가 존재했다. 그것은 바로 날씨와 기온으로서 경기가 열린 상암월드컵경기장의 날씨는 우천 상태였고 기온도 5℃ 이하에 불과했다. 이는 싱가포르 11월 평균 최저기온이 23.6℃일 만큼 무더위의 기온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싱가포르 선수들이 난생 처음 느꼈을 실제 체감 온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이런 현실에 싱가포르 선수들에게는 신체 컨디션에 의한 활동량과 함께, 정신적, 심리적 위축으로 인한 집중력 발휘는 실로 '언감생심'일 수밖에 없었다. 이에 클린스만호가 구사한 4-2-3-1 포메이션에서 황인범의 공격적인 '원 볼란치' 전술, 전략은 매우 효과적이어서 공격력을 극대화시켰다. 때문에 클린스만호는 싱가포르를 상대로 전체적인 볼 점유율을 80-20까지 가져가며 공격의 깊이와 폭을 최대로 활용하는 일방적인 공격을 구사 급기야 선택이 아닌 필수였던 '다득점'에 성공했다.
클린스만호는 손흥민-이재성-황희찬-조규성 막강 공격 라인을 앞세워, 지난 9월 사우디아라비아에 1-0 승리로 출범 첫 승을 신고한데 이어 10월 튀니지를 4-0으로 돌려 세운 후, 베트남까지 6-0으로 대파하며 평가전 3연승을 질주한 기세를 이어가는 4연속 무실점 경기에 방점을 찍었다. 이는 지난 2월 출범 후 3무 2패 무승 기록 당시 가라 앉았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좋은 분위기다. 하지만 여기에 클린스만호가 경계하지 않으면 안될 사항이 있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 튀니지, 베트남, 싱가포르 4팀이 급조된 1.5~2군에 가까운 팀이였으며 또한 약체 중 약체였다는 사실이다.
한편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유럽 원정을 제외하고 나머지 3팀 대전 모두, 안방 경기였다는 점 역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에 싱가포르전 '다득점' 대승에 고무되어서는 안되며 오직 21일 중국과의 원정 2차전 경기(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 경기장)에, 그동안 '다득점' 대승이 어드벤티지가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색깔이 뚜렷한 전술적인 경기력과 경기 운영으로 확실한 승리를 거둬야만 한다. 분명 클린스만호의 싱가포르전 '다득점' 대승은 장밋빛 전망을 밝게 하지만 반면 아쉬움도 있었다.
그것은 바로 경기전 혹사 논란이 불거진 김민재 출전을 비롯하여 손흥민, 이강인의 풀타임 경기소화 문제다. 아무리 FIFA월드컵 본선 도전에 대한 중요성이 높다해도 이는 약체중 약체였던 싱가포르 보다는, 4일 후에 열리는 중국전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는 사실을 직시한다면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 그렇다면 승부가 결정난 후반 20분 이후 체력안배를 염두에 둔 교체로 중국전에 대비했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된다. 만약 클린스만호가 중국을 상대로 하여 승리라는 결과물을 얻지 못한다면 지휘봉을 잡고 있는 클린스만 감독은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 없으며, 또한 싱가포르전 대승을 비롯한 4연승에 대한 지도력 재평가도 수면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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