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병법] 콜린 벨 감독 삼 세번 실패하면 짐을 싸야

이번에는 모든것을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 한국 여자축구에게 아직 올림픽 본선과는 인연이 없다. 따라서 현재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도전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하지만 26일 중국 푸젠성 샤먼 이그렛 스타디움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B조 1차전 태국과의 맞대결에서, 천가람(21.화천 KSPO)과 케이시 유진 페어(16) 해트트릭 막강 화력으로 10-1 대승을 거두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지만 앞으로의 여정은 험난하다. 한국은 우선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함께 B조에 묶인 북한과 중국의 벽을 넘어야 한다. 실로 한국에게는 최악의 경우 조 2위 사수를 위한 험난한 레이스가 아닐 수 없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대표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대표팀

현재 북한은 공식적으로 국제축구연먕(FIFA 랭킹)이 랭킹을 밝히지 않았지만 세계 여자축구 전통 강호로서, 한국보다 한 수 위의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고 중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5위로 한국의 20위 보다 높다. 이런 객관적 수치와 평가는 2023 호주-뉴질랜드 FIFA 여자 월드컵과 2023 항저우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잇달아 실패를 맛본 한국으로서는 쉽지 않은 도전이다.한국 여자 축구는 1990년 베이징 아시아경기대회 출전을 위한 여자 축구대표팀 구성 이후 불과 30여년 동안 눈부신 발전속에 국내 지도자로 세계 여자 축구에 도전 2009 베오그라드 하계 유니버시아드에서 역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거는 기염을 토했고, 2010 독일 FIFA 여자 U-20세 이하 월드컵 3위는 물론 이어 열린 트리니다드 토바고 FIFA U-17세 이하 여자 월드컵에서는 한국 축구 역사상 첫 FIFA 주관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금자탑을 쌓았다.

이는 곧 '황금세대' 탄생이라는 결과를 낳았고 이 주역들은 2015 캐나다 FIFA 여자 월드컵에서 급기야 16강에 진출하는 또 하나의 새로운 역사를 쓰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여자축구는 세계 여자 축구와의 수준 차이를 좁히기 위한 정책 추진 일환으로 2019년 10월 유럽에서 여자 축구 지도자로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콜린 벨(62.영국) 감독을 선임 야심차게 세계 도전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 같은 지도자 선택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남자부와 달리 2005년 부터 개최되기 시작한 동아시아 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에서, 벨 감독은 데뷔 무대인 2019년, 비록 일본에 석패(0-1) 준우승을 차지 했지만 지도력 만큼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졌다.

이에 고무된 대한축구협회(KFA)와 한국 여자축구연맹은 전과 비교가 안 될 정도의 지원속에 A매치 기간 동안 꾸준하게 국내 평가전을 추진했고, 특히 여자 축구 강호인 캐나다, 뉴질랜드, 잉글랜드 등 세계 여자축구 강호들과 원정 평가전을 치르며 경험을 쌓도록 했다. 그렇지만 벨 감독은 2020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최종 예선에서 중국과 1(1-2 한국), 2차전(2-2 중국) 플레이오프(PO)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합계 3-4로 무릎을 꿇으며 여자축구 꿈의 무대인 올림픽 본선 진출 좌절을 맛봤다. 그야말로 능동적인 축구와 유연한 전술로 변화를 꾀했던 벨 감독의 첫 실패였다.

이어 벨 감독은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인도 아시안컵에서도 중국에 또 다시 고배(2-3)를 마셨지만, 아시안컵 출전 역사상 처음으로 결승 진출과 함께 값진 준우승 성과는 물론 2023년 호주-뉴질랜드 여자 FIFA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획득 하는 지도력을 발휘 여자 축구에 더 큰 희망을 갖게 했다. 그러나 벨 감독의 지도력은 거기까지 였다. 부임 이후 4년 동안 믿음과 신뢰의 지도력으로 계약 연장까지 이뤄 낸, 벨 감독의 호주-뉴질랜드 여자 FIFA월드컵 컨셉은 '고강도 체력'에 의한 16강 이상의 성적이었다.

따라서 당연히 2015 캐나다 FIFA 여자 월드컵 이후 8년만의 16강 이상 진출에 대한 기대감은 컸고 충분한 가능성으로도 읽혔다. 하지만 본선 1, 2차전 콜롬비아(0-2), 모로코(0-1)에 잇달아 발목이 잡히며 16강 지출은 고사하고 1무 2패로 조별리그 탈락 기대와 가능성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는 엄연히 변명의 여지없는 벨 감독의 두번째 실패였다. 이 같은 실망스러운 결과에서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바로 벨 감독 축구가, 능동적인 축구와 유연한 전술은 고사하고 '고강도 체력' 효과를 전연 엿볼 수 없었다는 점이다.

이 같은 현실은 벨 감독이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지도자임은 분명하지만 한편으로 세계 여자 축구의 흐름과 트렌드 그리고 정보에 능통한 세계적 지도자는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벨 감독이 호주-뉴질랜드 FIFA 여자 월드컵 첫 경기인 콜롬비아전 패배 후 밝힌 "내 인생 최초의 월드컵 경기였다 경기장 분위기도 관중들도 자원봉사자들도 너무 좋았다"라고 밝힌 말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이런 벨 감독의 계약 기간은 파리 올림픽까지 연장되어 있다. 그렇다면 벨 감독은 이번 파리 올림픽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에 중국과 북한의 벽을 넘을 수 있는 진정한 지도력을 발휘하여 삼세번의 실패는 없도록 하여야 한다.

지난 16일 오전 경기도 파주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 콜린 벨 감독이 훈련에 앞서 인터뷰하고 있다.
지난 16일 오전 경기도 파주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 콜린 벨 감독이 훈련에 앞서 인터뷰하고 있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1996 미국 애틀랜타 올림픽 부터 도전장을 던진 한국 여자 축구에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은 여전히 꿈에 그칠 수 있고, 벨 감독에게도 실패한 지도자란 오명이 뒤따르며 개인적으로도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없게 될 것은 틀림없다. 분명 벨 감독에게 이번 파리 올림픽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에 부여된 3번째 기회에서도 실패한다면 벨 감독은 파리 올림픽 본선까지의 계약은 무의미하며 오직 짐을 싸야 할 신세로 전락하게 된다. 한국 여자 축구의 북한과역대 전적은1승 3무 15패로 항저우 아시아경기대회에서는 1-4 대패를 당했다. 그리고 중국과의 역대 전적 역시 4승 8무 29패로 절대적 열세다. 이런 열세를 극복하고 벨 감독이 한국 여자 축구에,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영광을 안겨준다면 두 말할 필요성도 없이 벨 감독은 명장이다.

◈2024 파리 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한국 경기일정

  차       일    시     대전팀 비   고
1차 10월 26일(16:30) 한국 vs 태국  10:1
2차전 10월 29일(16:30)  한국 vs 북한     :
3차전 11월 1일(18:30) 한국 vs 중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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