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급등에도 상승세 제한적" 전망 우세

[서울 =뉴스프리존]박영수 기자=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고 위험 회피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10월 9일 현재 금과 원유가격이 크게 올랐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10월 7일 새로운 군사적 충돌. 팔레스타인 이슬람저항운동(하마스)은 이날 새벽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로 최근 몇 년간 최대 규모의 로켓포 공격을 감행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 여러 차례 공습을 가했다. 충돌은 계속돼 지금까지 양측 모두 1100명 이상이 숨지고 4000명 이상이 다쳤다.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이 여파로 중국 국경절 연휴에 급락했던 국제유가가 '핏빛 공격'을 맞으면서 양대 국제 원유 선물은 한때 5% 넘게 급등했다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9일 기준으로 WTI는 2.77% 오른 85.10달러, 브렌트유는 2.47% 오른 86.67달러를 기록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은 1973년 10월 오일쇼크를 촉발한 속죄일 전쟁(욤 키푸르 전쟁, 제4차 중동전쟁)에 대한 기억을 되살렸다. 50년 전 속죄일 전쟁도 기습공격으로 시작됐고, 역시 이스라엘의 중대한 정보 실패로 여겨져 유가 상승을 불러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으로 오일쇼크가 재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유가 상승에 대한 상승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이 결론은 충돌이 더 이상 심화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다른 산유국이 휘말릴지 주목된다.

원유 선물시장은 이번 유례 없는 급습에 앞서 큰 폭으로 하락했고, 수요 부진과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로 4일 국제유가가 1년 여 만에 최대 일일 낙폭을 기록하면서 9월 28일보다 10%나 빠졌다. OPEC+ 동맹의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는 자발적인 생산량 감축을 통해 유가를 계속 뒷받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주말에 발생한 모든 것이 시장에 새로운 지정학적 리스크를 불어넣고, 석유시장의 풍운이 돌변해 9일 개장 직후 유가가 급등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중요한 석유 생산국이거나 소비국이 아니어서 갈등이 증폭될 경우 주변의 더 넓은 석유자원국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게 시장의 우려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연쇄반응으로 하마스의 잠재적 지지자인 이란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제재로 후자의 석유 증산과 수출 회복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피에르 안두란 석유 헤지펀드 매니저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이 단기적으로 석유 공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으며 앞으로 며칠간 유가가 크게 오르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 사건은 결국 공급과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석유 재고가 낮은 상황에서 사우디와 러시아의 감산이 향후 수개월 동안 재고를 더 줄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6개월 동안 이란은 공급량이 크게 늘었다. 하지만 이란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잠재적 지지자이기 때문에 미 정부는 이란산 석유 수출에 대해 더욱 강력한 제재를 가할 가능성이 높다. 즉 "석유시장을 더욱 옥죄게 될 것이다.이로 인해 이란과 직접 충돌할 가능성도 제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위기는 1973년 10월의 재연이 아니다."

에너지·대량 상품 칼럼니스트 자비에 블라스는 50년 전 아랍 산유국들이 일제히 석유 금수 조치를 취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아랍 국가들이 일제히 이스라엘을 공격하지 않고 사우디를 비롯한 국가들이 모두 관망하고 있으며 석유시장 자체의 수급 및 생산능력도 1973년과 다르다고 진단했다.

시자예 금련창원유 분석가는 "파키스탄과 이스라엘은 주요 산유국이 아니기 때문에 유가에 대한 추진력이 제한적이고 다른 주요 산유국이나 분쟁 양상이 심화되지 않는 한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지역의 석유 생산량은 미미하고 공급에 직접적인 영향은 거의 없지만 간접적인 영향은 무시할 수 없다. 그는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외교적 화해 과정이 중단될 수 있고, 이스라엘과의 갈등이 고조되면 이란과의 관계가 완화되고 냉각될 수 있으며,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배제할 수 없으며, 이란·이라크 등 핵심 산유국에 영향을 미칠 경우 석유 생산이나 인프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유가가 상승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영향이 1973년보다는 2019년 9월 사우디 시설 피격과 비슷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19년 9월 14일 새벽 세계 최대 석유공급업체인 사우디 아람코의 석유시설 2곳을 여러 대의 드론이 덮쳐 화재가 발생했다. 무인기 공격으로 사우디 원유 공급이 하루 570만 배럴씩 줄었다. 사우디 석유 생산량의 약 50%를 차지한다. 같은 해 9월 16일 월요일 브렌트유가는 28년 만에 최대폭인 19.5% 급등했다. 하지만 다음 날 사우디가 9월 말 석유생산이 완전히 정상화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국제유가는 정점에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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