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佛에 “우크라이나 파병말라” 경고

[서울=뉴스프리존] 임형섭 객원기자= 러시아 국방장관이 3일(현지시간) 프랑스 국방장관과 이례적으로 가진 전화통화에서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파병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프랑스 국방장관이 이날 전화통화를 갖고 우크라이나 전쟁과 모스크바 테러 등에 대해 대화했다고 밝혔다.

쇼이구 장관은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킬 회담에 참여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히면서 파병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밝혔다.

또 프랑스 정부가 이미 밝힌 우크라이나 파병 문제에 대해 언급하면서 “파리가 프랑스군을 파병할 가능성을 밝힌 성명의 후속조치를 취한다면, 프랑스 자체에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설명했다.

이날 통화는 지난 2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서방군대를 우크라이나에 파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한 이후 나온 것으로 러시아와 프랑스 국방장관간의 대화는 지난 2022년 10월이후 처음이다.

쇼이구 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대화 준비를 언급하면서 러시아 없는 제네바 평화회담 계획은 ‘무의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향후 협상은 지난 2022년 3월 이스탄불에서 열린 러시아-우크라이나 회담에서 논의된 초안을 기초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초안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몇 주뒤 열린 양자 회담에서 마련된 것으로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포기하고 중립으로 남아야 한다는 조항이 포함돼있다. 하지만 최종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고 회담은 곧 결렬됐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통화에서 르코르뉘 장관이 지난달 발생한 모스크바 콘서트홀 테러공격에 대한 애도를 표했다고 밝혔다. 또 르코르뉘 장관이 쇼이구 장관에게 우크라이나와 서방 동맹국들이 콘서트홀 공격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설득하려 했지만 쇼이구 장관은 모스크바가 ”테러공격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우크라이나의 흔적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쇼이구 장관이 ”키예프 정권은 서방 당국의 승인없이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면서 ”프랑스 특수부대가 그 사건에 연루되어 있지 않기를 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강력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번 테러의 배후에 우크라이나와 서방 국가들이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히 이슬람국가(IS)가 자신들의 소행임을 밝혔고 미국 정부가 모스크바에 사전에 테러 가능성을 제보했지만 러시아 정부는 여전히 이번 테러사건에 서방세계가 연루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