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동해상으로 발사했으나 공중 폭발한 탄도 미사일 관련
우리 군이 "실패"라고 한 데 대해 "다탄두 실험이었다"고 반박

[서울=뉴스프리존]이정우 기자= 북한이 27일 미사일 1개에 여러 개의 탄두가 들어가 3개의 목표점에 정확히 유도되는 다탄두 실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새벽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미사일총국이 진행한 개별기동전투부 분리 및 유도조종시험”이었다며, 중장거리용 고체 연료 탄도미사일 1단 엔진을 사용한 시험은 기동 전투부들이 분리돼 3개의 목표 좌표에 유도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우리 군이 북한 탄도미사일이 공중에서 폭발해 파편으로 흩어졌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자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하나의 미사일 동체에 실려 발사된 여러 개의 탄두가 각기 개별적인 목표를 향해 대기권으로 재진입하는 다탄두 미사일은 동시에 여러 표적을 공격해 요격이 어렵다. 이 방식은 미국의 핵탄두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Ⅲ에 처음 적용됐다.
북한이 다탄두 탄도미사일을 개발해 미국으로 발사한다면 워싱턴DC와 뉴욕 등 여러 도시를 한 발의 미사일로 타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위협이다. 북한이 2021년 1월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다탄두개별유도기술’ 연구가 마감단계라고 밝힌 뒤 실제 이 시험이 보도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시험에는 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김정식 당 제1부부장이 참관했다.

하지만 우리 군과 전문가들은 다른 평가를 내놓았다. 장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은 비행 거리를 토대로 “실제 대륙간탄도미사일에서 요구되는 고도에서 충분한 유도제어 능력을 갖춘 ‘다탄두 각개목표 재돌입체(MIRV)' 시험을 모사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발표한 개별기동전투부의 비행 범위인 170∼200㎞ 반경이 대기권 밖까지 상승했다가 개별 탄두를 분리하는 다탄두 기술을 실험하기에 너무 짧다는 것이다.
장 센터장은 "북한은 저고도에서 개발 중인 후추진체(PBV)의 유도제어 시스템의 기술 능력을 검증하는 것이 일차적 목표로 보인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미사일 하단부의 엔진과 상단부 탄두 사이에 들어가는 후추진체는 엔진 연소가 종료된 뒤 분리된 탄두의 자세와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작은 모터다.
북한이 화성-17형과 화성-18형 등 기존 대륙간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다탄두 능력을 확보하려고 낮은 고도에서 후추진체 기술만 실험해본 것일 수도 있단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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