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튀르키예,이스라엘
시리아서 영향력 확대 경쟁
내전 다시 발발 우려 나와

[서울=뉴스프리존]임형섭 기자= 러시아와 이란의 지원을 받던 시리아의 아사드정권이 급속하게 붕괴되자 시리아에서 미국과 튀르키예, 이스라엘이 노골적으로 영향력 확대에 나섰다.

이에따라 시리아가 다시 내전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시리아 수도 다마스커스 모습(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시리아 수도 다마스커스 모습(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각) 아사드 정권의 붕괴로 이란과 러시아의 영향력이 약해지면서 미국과 튀르키예, 이스라엘이 자국 세력을 키우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중 그동안 반군을 지원해온 튀르키예가 가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그동안 튀르키예는 시리아국가군(SNA) 등 반군 단체를 지원해왔다.

시리아 반군의 핵심 세력은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인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이지만 튀르키예가 지원한 SNA 등도 함께 했기 때문에 튀르키예로서는 목소리를 높일 절호의 기회다.

이를 이용해 튀르키예는 테러집단으로 규정한 쿠르드족 분리주의 무장단체인 쿠르드노동자당(PKK)를 견제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튀르키예는 시리아 북부를 장악한 쿠르드족 민병대가 자국내 분리주의 성향의 쿠르드족과 함께 독립을 추진할 수 있다고 보고 경계하고 있다.

최근 몇 년동안 튀르키예는 시리아 국민군으로 알려진 전투원들을 훈련시키고 자금을 지원해 튀르키예와 국경을 따라 북부 시리아에서 쿠르드족으로부터 영토를 탈환하도록 도왔다.

11일(현지시각) 시리아 북쪽 국경 검문소에서 시리아인들이 튀르키예로 넘어가고 있다. 아사드 정권 붕괴이후 사흘간 2500명 이상이 튀르키예 국경을 넘었다.(사진=EPA, 연합뉴스)
11일(현지시각) 시리아 북쪽 국경 검문소에서 시리아인들이 튀르키예로 넘어가고 있다. 아사드 정권 붕괴이후 사흘간 2500명 이상이 튀르키예 국경을 넘었다.(사진=EPA, 연합뉴스)

반군은 아사드 정권을 붕괴시키자 마자 곧바로 쿠르드족 무장세력에 대한 타격에 나서 시리아 동부 도시인 데이르 알-주르에서 쿠르드족을 밀어냈다.

또 라카와 시리아 동부의 다른 지역으로 진군할 것이라는 영상을 게재해 쿠르드족과의 추가 충돌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런 튀르키예의 행보가 미국과의 갈등을 부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이 수니파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한다는 명분으로 시리아내 쿠르드족 민병대인 시리아민주군(SDF)를 지원해왔기 때문이다.

미국은 IS격퇴전이 끝난 뒤에도 잔당 소탕과 재기 방지를 명분으로 시리아내에 소규모 병력과 군기지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론 중동 내 전략 요충지인 시리아에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목적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국은 아사드정권이 전복된 지난 8일 곧바로 시리아 중부의 IS기지를 공습하며 친미 쿠르드족 민병대에 힘을 싣기도 했다. 미국은 이날 75개 이상 표적에 대한 140차례 공습을 가했고 시리아 반군 단체에는 어떤 식으로든 IS를 돕지 말라는 경고도 내놨다.

존 커비 미 국가안보소통보좌관(사진=UPI, 연합뉴스)
존 커비 미 국가안보소통보좌관(사진=UPI, 연합뉴스)

특히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튀르키예가 테러 위협으로부터 스스로 방어할 권리가 있다면서도 미국은 IS와 싸우기 위해 SDF와 계속해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혀 향후 양국간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도 시리아 정부군의 전략무기가 남아있는 군사시설 350곳에 폭격을 가하면서 각축전에 뛰어들었다. 이스라엘은 시리아와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는 점령지인 골란고원 완충지대로도 병력을 이동시키기도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시리아 새 정권과 관계를 맺기 원한다”면서도 “만약 새 정부가 이란이 시리아에 세력을 재건하도록 허용하거나 이란의 무기를 헤즈볼라에 이전해 우리를 공격한다면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의 시리아 무장단체 전문가인 브로데릭 맥도널드는 “미국은 아사드가 시리아를 떠나는 것을 보고 기뻤을지 모르지만 이제는 위기에 직면했다”며 “각 세력이 아사다 정권 붕괴이후 지도를 다시 그리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리아가 독재정권이 무너진 이후 여러 국가가 그랬던 것처럼 더 큰 분쟁에 빠질 위험이 있다”며 외세의 개입으로 시리아가 다시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시리아 반군 지도자 아흐마드 알-샤라는 1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보낸 성명에서 아사드 정권의 보안군을 해체하고 악명높은 교도소를 폐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화학무기 저장소를 면밀히 추적하고 국제기구와 협력해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하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그 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내년 3월까지 전문 관료로 정부를 구성할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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