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테슬라 179만대·BYD 176만대
미주·유럽 부진 테슬라, 내수 선전 BYD
트럼프 보조금 폐지·시진핑 적극 지원
올 中시장 전기차가 내연기관차 추월

[서울=뉴스프리존]이정우 기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가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의 턱밑 추격으로 글로벌 전기차 1위 입지가 위협받고 있다. 

출시를 앞둔 테슬라 무인 자율주행 로보택시 사이버캡이 지난해 11월21일 미국 로스엔젤레스 전시장에서 공개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출시를 앞둔 테슬라 무인 자율주행 로보택시 사이버캡이 지난해 11월21일 미국 로스엔젤레스 전시장에서 공개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미국과 유럽의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영향으로 테슬라는 연간 차량 인도량이 10년 만에 처음 감소한 반면 BYD는 중국 내수 시장 성장에 따른 성과를 거뒀다.

테슬라는 2일(현지시각) 공개한 보고서에서 2024년 178만9천226대를 인도했다고 밝혔다. 이는 그 전년 대비 1만9천355대 감소한 실적이다. 

4분기 실적(49만5천570대)도 시장 예상치(팩트셋 집계 기준 49만8천대)에 미치지 못했다. 

테슬라는 지난 3분기 실적 발표 때 "2024년 차량 인도량이 소폭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유럽자동차제조업협회(ACEA)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테슬라는 유럽에서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한 28만3천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테슬라의 세계 최대 공장이 있고 다른 지역과 달리 전기차 시장이 성장한 중국에서도 판매 압박을 받고 있다.

BYD 전기차가 지난해 1월 중국 산둥성 옌타이항에서 수출을 위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BYD 전기차가 지난해 1월 중국 산둥성 옌타이항에서 수출을 위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자동차산업 데이터분석회사 오토포캐스트 설루션 부사장인 샘 피오라니는 "모델Y가 중국에서 두 번째로 많이 팔리는 모델이지만 판매량이 시장 성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작년 11월까지 모델 Y의 판매량은 약 5% 늘어났지만 중국 내 전기차 전체 판매량은 8%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BYD는 지난해 12월 순수 전기차만 20만7천734대를 판매했다고 1일 발표했다. BYD가 지난해 판매한 연간 순수 전기차는 176만대를 기록했다. 이는 2023년(157만4천800대) 대비 약 12% 성장한 수치다. 성장률은 2023년(72.8%)보다 크게 둔화했다.

테슬라와 BYD 간 연간 판매량 차이는 2023년 24만대에서 지난해 3만대까지 좁혀졌다. BYD의 약진은 전체 신차 판매에서 전기차 비중이 급속도로 커지는 중국 내수 시장 성장세에 힘을 받았다.

BYD가 중국 밖에서 50만대를 판매하려 한 목표는 유럽연합(EU)이 중국 전기차에 추가 관세를 부과해 이루지 못했다. 

지난해 BYD의 전체 차량 판매 대수는 목표인 360만대를 훨씬 넘어선 430만대를 기록했다. 2023년(302만대)보다 130만대 가까이 늘어난 실적이다.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가 크게 늘어 이룬 결과다. 

BYD가 SNS에 올린 자축 메시지
BYD가 SNS에 올린 자축 메시지

BYD는 1일 소셜미디어에 "중국 챔피언, 세계 챔피언"이라는 게시물을 올려 자축했다.

BYD 뿐 아니라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오토(50만대), 스텔란티스가 지원하는 립모터(29만대),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13만5천대)도 지난해 중국 내수 시장에서 모두 전기차 판매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글로벌 투자은행과 컨설팅업체 4곳의 전망을 토대로, 2025년 중국 내 전기차 판매가 약 20% 증가한 1천200만대를 넘어서 10% 이상 감소해 1천100만대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는 내연기관차 판매량을 처음 앞지를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0년간 수천억 달러의 보조금을 전기차 산업에 지원해 왔다.

이에 더해 테슬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공언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근거한 전기차 보조금(소비자 세액공제) 폐지란 변수를 안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해 7월 보조금 폐지에 대해 지지 의사를 밝히며 "테슬라도 약간 다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쟁자들에 치명적이어서)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전기차 제조와 소비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엇갈린 정책 속에 올해 글로벌 전기차 1위 경쟁은 더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여러분의 후원이 지속가능한 저널리즘을 만듭니다.

정기후원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