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인저축은행 인수가 승자의 저주가 될 수도

OK금융그룹이 저축은행 인수시 금융당국으로부터 대부업에 철수하라는 지시를 받았음에도 이를 우회해 영위해왔던 대부업을 청산했다. 최근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시도와 발맞추는 행보로 보인다. 그러나 인수 주체인 OK저축은행의 건전성이 나빠지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의 동생인 최호씨가 운영했던 옐로우캐피탈이 보유한 대부업 라이선스를 반납했다. 또 다른 대부업체 H&H파이낸셜도 청산했다.
옐로우캐피탈과 H&H파이낸셜 대부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OK금융그룹이 대부 업체를 우회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과 함께 최윤 회장의 동생이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세간의 관심을 모은 바 있다.
OK금융그룹은 2014년 예나라·예주저축은행을 인수할 때 금융당국과 2024년까지 대부업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OK금융은 해당 그룹을 실질적으로 유명하게 만들어준 원캐싱, 미즈사랑, 아프로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 등을 청산했다.
러시앤캐시는 해당 업체가 폐업을 하자 대부 잔액 2조원이 순식간에 날아가 서민들이 돈을 빌릴 곳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이용자 수는 8만9000명으로 2023년 당시 전체 대부 이용자 72만8000명의 12.22%에 달했다.
최근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하려고 시도하는 OK저축은행으로서는 대부업 종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작 OK저축은행의 자산건전성이 의심되는 상황이라 ‘승자의 저주’가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OK저축은행의 연체율은 9.72%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43%포인트 올라간 것이다. 웰컴저축은행이나 페퍼저축은행과 비교해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OK저축은행은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 상황도 심각하다. 부동산 PF 대출 총액 9404억원 중 연체액은 1567억원으로 연체율은 16.66%다. 자산건전성 분류를 살펴보면 정상(5298억원), 요주의(2561억원), 고정(1349억원), 회수의문(115억원), 추정손실(81억원)으로 나타났다.
OK저축은행의 부동산 PF 대출채권 중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은 상위 5개 저축은행을 통틀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OK저축은행의 2023년 부동산 PF 대출 신용공여액은 1조831억원으로 이 중 고정이하여신은 935억원이다.
2024년 9월말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1.17%로 전년 동기 대비 4.06%포인트 상승했다. 소액신용대출 연체비율도 5.13%로 전년 동기 대비 1.17%포인트 올라갔다. 순고정이하 여신비율도 2023년 9월말 2.76%에서 지난해 9월말 5.64%로 상승했다. 손실위험도 가중여신비율도 23.20%에서 23.64%로 증가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OK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하향했다. 주된 사유는 부동산 PF관련 부실 위험이다.
이처럼 난처한 상황에서 대부업 정리에 발 빠르게 나선 데에는 재일교포 3세로서 가지고 있는 마이너리티 감성에 기댄 부분이 크다. OK 금융그룹의 ‘OK’는 세간에 알려지기로는 ‘오리지널 코리안’의 약자라고 한다.
최윤 회장은 대부업으로 한국에서 사업을 키웠고 동생을 통해서 대부업을 우회해 영위하기까지한 대부업 전문가다.
그가 정말 ‘오리지널 코리안’이라면 어째서 같은 동포의 눈물과 고통이 담겨 있는 2조원에 가까운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으면서 사업을 진행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최윤 회장, 그리고 그의 동생 최호씨, 그들이 진정한 ‘오리지널 코리안’인지는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후 OK금융그룹의 행보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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