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상장폐지로 개인투자자 반발... 경영 프리미엄 없이 100% 자회사 전환

(로고=우리벤처파트너스)
(로고=우리벤처파트너스)

우리벤처파트너스가 명품 플랫폼 발란의 기업회생신청으로 투자금 전액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벤처파트너스는 발란의 시리즈 B 투자에 참여해 4.59%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발란의 지분 구조를 보면 최형록 대표(지분율 37.63%), 네이버(7.98%), 리앤한(7.28%), 코오롱인베스트먼트의 코오롱 2019 유니콘 투자조합(5.15%), 우리벤처파트너스의 KTBN 18호 벤처투자조합(4.59%) 등이다.

발란의 누적 투자금은 현재까지 885억원 이상이다. 우리벤처파트너스는 과거 KTB네트워크 이름을 달고 있을 때 325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 라운드에 참여했다. 당시 발란의 기업가치는 2000억원 이상이었다.

발란의 기업회생 절차로 인해 사실상 휴지조각이 돼버린 우리벤처파트너스의 투자금은 모회사인 우리금융의 부담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벤처파트너스는 과거 상장돼 있다가 갑작스레 우리금융의 100%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자진 상장폐지를 했다.

당시 투자자들은 어째서 문제가 없는 상장기업을 상장 폐지하냐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우리금융그룹이 비은행 부문 자회사인 우리종합금융과 우리벤처파트너스의 기존 주식을 폐지하고 우리금융지주 주식으로 합치면서 1대 0.2234440의 교환비율을 보였다.

우리벤처파트너스는 “우리벤처파트너스를 우리금융지주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해 경영상의 효율성을 증대하고 양사의 일체성을 강화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로고=우리종합금융)
(로고=우리종합금융)

우리벤처파트너스의 소액주주들은 해당 교환비율을 두고 헐값으로 평가받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우리금융지주가 다올투자증권으로부터 우리벤처파트너스 지분 52%를 사올 때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인정했는데 주식교환에서는 그러한 프리미엄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모회사의 입장만을 내세웠다는 것이 주요 불만 요인이었다.

다올인베스트먼트라는 이름을 갖고 있던 우리벤처파트너스는 1981년 정부가 설립한 한국기술개발을 모태로 하는 VC다. 

우리금융은 다올인베스트먼트 주식 5200만주를 2124억9020만원에 사들이며 주당 4086원을 지급했다. 그런데 상장폐지를 위한 주식교환에서는 주당 2657원의 교환기준 가격으로 인수를 했다.

모회사의 자금 부담을 줄이고 헐값에 주식을 교환함으로써 소액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힌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국내 스타트업 업계가 전체적으로 위축된 가운데 금융지주 회사들은 벤처 투자에 열중하고 있다. 대표적인 금융그룹 KB국민‧신한‧하나‧우리 계열 벤처투자사는 2024년 112건, 311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했다.

전체 투자 규모에 비춰봤을 때 발란에서의 손실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향후 제2, 제3의 발란 사태가 벌어졌을 때 이들 금융지주 계열 벤처투자사의 손실 규모는 커질 수밖에 없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인 시장 침체에도 은행 계열 투자사가 그나마 투자여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벤처파트너스는 2023년 265억원의 집행액에서 2024년 359억원으로 금액을 증액해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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