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영업익 SK하이닉스 7.4조원·삼성전자 6.6조원
작년 4Q 이어 역대 둘째·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
30년 '메모리 1위' 삼성전자 제치고 D램 시장 1위도
'트럼프 관세' 리스크에 "AI 서버, 관세 영향 제한적"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7조440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을 넘어 가전·모바일 등을 모두 포함한 삼성전자 전사 영업이익을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잇따라 앞질렀다.
SK하이닉스가 견조한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의 막강한 지배력에 바탕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직 삼성전자의 확정 실적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올해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SK하이닉스보다 8405억원 적은 6조6천억원이며, 증권가에서는 이 중 DS부문의 영업이익을 3조원대 초반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매출은 17조639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1.9% 늘었다. 순이익은 8조1082억원으로 323% 폭증했다.
이번 매출과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던 지난해 4분기(매출 19조7670억원, 영업이익 8조828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성과다. 1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다.
SK하이닉스는 HBM에 힘입어 영업이익률을 올해 1분기까지 8분기 연속으로 개선했다.
지난 2023년 1분기 마이너스(-) 67% 수준으로 바닥을 찍었던 영업이익률은 같은 해 4분기에 3%로 전환한 뒤, 매 분기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24년 1분기 23%였던 영업이익률은 올 1분기 42%로 확대됐다.
SK하이닉스는 24일 실적발표 뒤 콘퍼런스콜에서 "영업이익률 개선은 AI로 인한 메모리 사업의 구조적 변화와 높아진 경쟁력 입증한 결과로, 메모리 사이클 조정기에도 사업 체질 개선을 위해 노력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 HBM 시장 점유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SK하이닉스는 30여년간 '메모리 1위'를 지켰던 삼성전자를 제치고 전 세계 D램 시장 1위를 차지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점유율 36%를 차지했고, 삼성전자가 34%, 미국 마이크론이 25%로 뒤를 이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HBM 물량을 이미 '솔드아웃(완판)'한 상태로, 현재 주력인 HBM3E(5세대) 12단 제품을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고객사들에 공급 중이다. 후속 제품인 HBM4(6세대) 12단 제품도 올해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세계 최초로 주요 고객사들에 HBM4 12단 샘플을 공급했다. 내년 물량 또한 올해 상반기 중 '완판'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트럼프발 관세 리스크에 대해서는 "반도체 품목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현시점에서 관세 정책 방향과 이에 대한 영향을 예측하기에는 불확실성이 커 구체적인 답변은 어렵다"면서도 "AI 서버는 상대적으로 관세 영향이 제한적"이라며 "고객과 협력을 바탕으로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의 AI 모델 딥시크가 AI 개발 대중화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며 고용량 메모리 수요는 견조할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가 “1분기 동안 DDR5 기반 96GB(기가바이트) 모듈 수요 증가를 경험했다"며 "올해도 AI 모델 개발 증가 등에 따라 고용량 DIMM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는 AI 시장의 중심이 모델 훈련에서 추론 중심으로 확장하면서 고용량 메모리 수요를 추가로 창출할 전망에 바탕한 것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AI 메모리 리더로서 파트너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기술 한계를 돌파해 업계 1등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지속적인 이익 창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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