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비중 20% 차지 반도체, 수출 증가 견인
1분기 HBM 등 對대만 수출 2위로 떠올라
"한국, 범용 반도체 시장 이탈중" 분석도
길게는 "中 반도체 자립 리스크 대비해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서 파운드리 업계 1위 TSMC가 지난달 23일(현지시각)  연 기술 심포지엄에 참가한 SK하이닉스 전시 부스 모습. (사진=SK하이닉스 제공)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서 파운드리 업계 1위 TSMC가 지난달 23일(현지시각) 연 기술 심포지엄에 참가한 SK하이닉스 전시 부스 모습. (사진=SK하이닉스 제공)

4월 반도체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2% 급증해 트럼프발 관세 전쟁에도 전체 수출 증가율(+3.7%)을 견인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가 2분기에도 수출 증가세를 이어가는 버팀목 구실을 할지 주목된다. 전체 수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이 1분기 증가세에 이어 2분기 초부터 20%에 가까운 성장세를 이어갔다.

12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반도체 수출액은 116억6600만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반도체 수출은 1월 101억3100만달러(+8.1%), 2월 96억4800만달러(-3%), 3월 130억5900만달러(+11.9%)로 집계됐다. 1분기 합계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약 6% 늘었다.

중국이 범용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높이며 자립에 나선 상황에서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중국 쏠림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와 같은 호실적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반도체 수출 성장세가 이를 상쇄하고 있단 평가다.

산업부는 "반도체 수출의 경우 고정 가격 반등, HBM 등 고부가 메모리가 선전하면서 역대 4월 중 1위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 일일경제지표에 따르면 반도체 시장 선행지표로 통하는 메모리 D램(8Gb) 현물 가격은 지난 2월 말 1.73달러, 3월 말 1.92달러를 찍은 이후 5월6일 2.1달러, 5월7일 2.14달러로 꾸준히 오르고 있다. 지난 7일 기준 메모리 D램 가격은 지난해보다 9.9% 오른 것이다.

낸드(128Gb) 현물가 역시 지난해 12월 말 이후 오름세를 지속해 5월7일 7.2달러를 기록해 전년보다 12.6% 올랐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12월 기준  HBM 세계시장 점유율. (그래픽=연합뉴스)
지난해 12월 기준 HBM 세계시장 점유율. (그래픽=연합뉴스)

인공지능(AI) 산업 급성장으로 수요가 크게 늘어난 HBM 수출의 성장세도 반도체 수출을 앞서 이끌고 있다.

이 여파로 올해 들어 대만으로의 반도체 수출이 뚜렷이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반도체 공급망에서 대만으로의 수출은 SK하이닉스의 HBM, DDR5 등이 대만 TSMC를 거쳐 미국 엔비디아 등으로 공급되는 구조가 중심이다.

2023년만 해도 95억1700만달러로 나라별 순위로 4위, 비중은 9.6%에 불과했던 대만으로의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이보다 127.2% 증가한 216억2천만달러로 집계됐다. 나라별 순위도 중국과 홍콩에 이어 3위, 비중은 15.2%로 크게 올랐다.

올해 1∼3월 대만으로의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2.9% 늘어난 59억8200만달러로 집계됐다. 나라별 순위는 중국에 이어 2위, 비중도 18.2%에 달한다.

올해 1∼3월 대중국·대홍콩 반도체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2.4%, 40.4% 줄어들었지만, 그 빈자리를 고부가가치의 첨단 메모리 수출이 일부 메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중국의 레거시 반도체가 매우 낮은 가격으로 중국 내수시장을 장악하고 있어서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며 "하지만 우리는 이미 그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어서 HBM이나 DDR5 등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병두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산업지원본부 팹리스지원실장은 "3∼4월에 기업들이 미국의 관세 영향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 미리 물량을 밀어 넣은 것으로 보인다"며 단기적 현상으로 내다봤다.

정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 메모리 및 시스템 반도체의 글로벌 경쟁력 분석' 보고서에서 "한국 메모리 산업은 중국에 대한 쏠림 현상이 크고 다변화가 미흡한 상태로, 중국으로의 수출 감소 시나리오에 대해 대비하는 등 상시적인 헤지(리스크 관리)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며 "단기적으로는 중국 중심의 현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등 우방국과의 기술 협력을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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