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사고 뒤 SKT와 시총 2조원 넘게 벌어져
가입자 점유율 격차 커...위약금 면제가 변수
KT "해킹사고, 마케팅 포인트로 삼지 않겠다"
대선 때마다 경영진 교체 이슈...이번 대선은

15일 오후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KT 주가의 3개월 간 흐름. (그래프=네이버 갈무리)
15일 오후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KT 주가의 3개월 간 흐름. (그래프=네이버 갈무리)

SK텔레콤 해킹 사태 뒤 통신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통신 3사의 기업가치 순위에서 KT가 확고한 1위 자리로 올라선 것이다. 

15일 KOSPI 시장에서 KT는 13조43억원의 시가총액을 기록해 10조9973억원의 시총을 기록한 SKT를 2조원 이상 앞서며 선두 자리를 굳히고 있다. LG유플러스는 5조6890억원의 시총으로 여전히 3위 자리에 머물렀다.

지난 1월 KT는 22년 만에 SKT의 시총을 앞지르며 1위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양사는 같은 11조원대의 시총으로 엎치락뒤치락하며 여러 차례 순위가 바뀌었다. 한데 SKT의 해킹 사고가 알려진 4월22일부터 SKT의 주가는 10% 넘게 떨어진 데 반해 KT의 주가는 우상향하며 13조원대를 넘어서 그 차이를 벌렸다.

이에 더해 근본적인 통신업계의 지각 변동이랄 수 있는 가입자 점유율은 KT가 저만큼 앞서 있는 SKT를 추격하는 양상이다.

통신사별 가입자 월별 추이. MVNO 숫자는 알뜰폰 가입 인원이다. (표=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통신사별 가입자 월별 추이. MVNO 숫자는 알뜰폰 가입 인원이다. (표=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지난 2월 말 기준으로 2309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해 40.49%의 압도적 점유율을 기록한 SKT 휴대폰 이용자들이 해킹 사고 뒤 30만명 넘게 KT와 LG유플러스로 이동한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1335만명(2월 말 기준)의 가입자를 보유해 23.40% 점유율을 보인 KT가 순위 변화를 가져오기엔 그 격차가 크다.

이 상황에 불을 지를 변수는 ‘위약금 면제’로 꼽힌다. SKT가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가 나오는 6월 말까지 지켜보자며 결정을 미루고 있는 위약금 면제를 수용하면 가입자 점유 순위 변화에 영향을 줄 만큼 통신사 간 이동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업계의 관측이 나온다. 

해킹 사고 직후 일선 판매점에서 가입자 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보조금 상한 규정을 위반하는 사례가 나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도 했다. 

사고 뒤 SKT에서 이동한 가입자들을 머무르게 하고 또 유입을 확대하기 위한 회사 차원의 정책을 묻는 질문에 KT 관계자는 “본사는 해킹 사고를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하는 것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며 “영업 일선에서 사업자들이 공격적인 영업을 하는 것은 본사와 별개의 일”이라고 <뉴스프리존>에 답했다.

KT 직원들이 AI를 활용한 보안서비스 고도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KT 제공)
KT 직원들이 AI를 활용한 보안서비스 고도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KT 제공)

다만 KT는 고도화된 해킹 공격과 사이버 침해 사고에 대비하려고 기업 보안 서비스 '클린존'과 '인공지능(AI) 메일보안'의 기능을 강화했다고 14일 밝혔다.

클린존과 AI메일보안은 추가 장비 설치나 IT 인프라 변경 없이 사이버 공격에 대응할 수 있는 '서비스형 보안' 상품이다.

디도스 탐지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고객 전용 모니터링 대시보드도 3분기 내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KT는 또 지난해 12월 안드로이드용으로 선보인 ‘안심 QR’ 기능을 아이폰까지 확대한다고 14일 밝혔다.

큐싱(QR코드+피싱)은 QR코드를 통해 악성 앱을 내려받도록 유도하거나 악성프로그램을 설치하게 하는 금융사기 기법으로, 최근 공유 킥보드나 주차 안내문에 부착된 QR 코드를 이용한 범죄가 늘고 있다.

안심 QR은 통신사 관계없이 ‘마이케이티’ 앱만 설치하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앱 내 안심 QR 탭에서 QR코드를 카메라로 비추면 탐지 결과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KT가 지난해 정보보호 분야에 투자한 금액은 1218억원으로, SK텔레콤 600억원과 자회사 SK브로드밴드 267억원을 합친 867억원을 크게 앞섰다.

KT의 시장 점유 확대에 또 하나의 변수는 곧 치러질 대통령선거 결과다. 2002년 민영화 뒤 정권교체기마다 경영진 교체 이슈에 휩싸였다. 2023년 6월 취임한 김영섭 대표이사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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