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다크웹 유출사고 뒤 보안 강화
3월 번호이동 규모 SKT 턱밑 추격
사고 뒤 SKT 이탈 늘어 새 흐름

LG유플러스 직원들이 AI를 이용해 보이스피싱 조직이 유포한 악성앱을 찾아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 직원들이 AI를 이용해 보이스피싱 조직이 유포한 악성앱을 찾아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제공)

통신 3사 중 가입자 점유율로는 3위지만 타 통신사로부터 넘어오는 이동 가입자 규모에서 상승 흐름을 보였던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태 이후 더욱 강세를 보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16일 발표한 ‘2025년 3월말 기준 유·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 및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에 따르면 3사의 휴대전화 이용자 점유율은 SKT 40.40%, KT 23.35%, LG유플러스 19.16% 순이다. 

하지만 같은 시기에 통신사를 옮긴 이용자는 LG유플러스가 8만3767명으로 19.16%를 기록해 SKT의 11만3212명 21.60%를 턱밑까지 따라잡았다. KT로는 13.95%인 7만3111명이 옮겨갔고 그 밖의 이동고객은 알뜰폰으로 갈아탔다.

지난달 22일 해킹 사고가 알려진 뒤 5월15일까지 SKT에서 다른 통신사로 이동한 가입자는 34만5646명이다. 

LG유플러스도 2023년 1월 초 과거에 유출된 개인정보 약 30만 건이 다크웹에서 발견되는 해킹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 두 사건 모두 보안 침해가 발생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나 뒤늦게 공개됐고, 이 과정에서 이용자의 불안이 확산됐다. LG유플러스의 경우는 기본 개인정보, SKT는 유심 인증 정보가 유출됐다는 점에서 유출 정보의 성격은 다르지만 개인정보가 외부에 노출됐다는 본질적 우려는 유사하다. 

이 일로 LG유플러스는 그해 7월 6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하지만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가 진행 중인 SKT에 대한 과징금은 이와 비교가 어려울 정도로 거액일 것이란 전망이다.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8일 "LG유플러스 유출이 약간 부수적인 데이터베이스에서였다면, 이번 SKT 유출은 홈가입자서버(HSS)라는 핵심적인 서버였다"며 "관련 법이 개정되면서 과징금 조항 자체가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2023년 9월 개정된 개인정보보호법은 과징금 상한액을 '위법행위와 관련된 매출액의 3%'에서 '전체 매출액의 3%'로 조정했다. 위반행위와 관련 없는 매출액은 제외된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통신사별 신규가입, 번호이동한 이용자 현황. (표=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통신사별 신규가입, 번호이동한 이용자 현황. (표=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2년 전 사고를 딛고 기회를 맞은 LG유플러스는 정보 보안에 공을 들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 시스템을 고도화해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약 2천억 원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았다고 밝혔다. 보이스피싱 조직이 유포한 것으로 분석된 악성 앱 5090건의 정보를 경찰청에 전달했고, 경찰은 LG유플러스 직원과 피해 의심 고객의 거주지를 방문해 악성 앱을 직접 삭제하는 등 피해 예방 활동을 벌였다. 이 결과 실제 범죄로 실현됐을 경우 예상되는 2087억원 상당의 피해를 예방했다고 설명했다.

또 스미싱·피싱 범죄에 따른 고객 불안을 덜고, 중장년층 고객에게 올바른 피해 예방 조치를 안내하기 위해 5월 한 달간 ‘유플위크’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매장을 방문한 고객을 대상으로 스마트폰의 보안 수준을 점검하고, 스미싱·피싱 예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방문 고객은 AI에이전트 서비스인 ‘익시오(ixi-O)’가 제공하는 보이스피싱 탐지기능도 체험할 수 있다. 보이스피싱 탐지기능은 통화 내용을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해 보이스피싱으로 의심될 경우 알림을 주는 서비스다.

LG유플러스를 2년 이상 이용한 장기고객 등을 대상으로 피싱·해킹 피해 발생 시 이를 보상하기 위한 보험 상품도 무료로 제공한다. 오는 7월까지 피싱·해킹 보험 가입을 신청한 고객은 비용 부담없이 KB손해보험의 피싱 해킹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더해 가계 통신비 부담을 완화하려는 고객을 겨냥해 다양한 중저가 단말기도 선보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9일 30만원대 실속형 스마트폰 '갤럭시 버디4'를 단독 출시했다. 이는 2021년 출시한 U+전용 5G 스마트폰 시리즈 '갤럭시 버디'의 네 번째 모델이다. 

이런 흐름에 대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해킹 사태와 관련한 회사의 대응은 상황을 보며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로서는 타사에서 이동해 오는 가입자 추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정도다”라고 <뉴스프리존>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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