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 슈왑재단 서울 총회서 제안
선한 의지 해결 못한 사회문제 시장시스템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슈왑재단 총회에서 '사회적 가치 거래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사진=사회적가치연구원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슈왑재단 총회에서 '사회적 가치 거래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사진=사회적가치연구원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9일 "시장 메커니즘을 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거래 가능한 가치로 파악할 수 있다면 시장 시스템은 더 활발하게 움직일 것"이라며 '사회적 가치 거래 방안'을 제안했다. 

최 회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슈왑재단(Schwab Foundation for Social Entrepreneurship) 총회에서 “선한 의지만 있다고 사회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성과를 화폐적으로 정확하게 측정하고 세제혜택 등 금전적 인센티브가 주어진다면 기업이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것이다”라고 말한 뒤 이같이 제안했다.

이날 개회식에서 세계경제포럼 슈왑재단과 SK그룹의 비영리 연구재단인 사회적가치연구원이 함께 펴낸 보고서 <가치의 재정의: 성과 기반 금융에서 사회적 가치 거래로>가 발표됐다.

이는 세계 최초로 주류 경제를 대상으로 사회적 가치 거래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제안하는 보고서라고 사회적가치연구원은 소개했다. 

최 회장은 보고서의 공동서문을 통해 이러한 방식이 “다양한 사회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글로벌 경제의 근본을 재구상하는 시도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보고서는 ‘사회적 가치 거래’(Tradeable Impact)를 “기업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면 해당 성과를 화폐적으로 측정하고 일정 부분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크레딧(Credits)을 제공하고 교환하는 시장 시스템”이라 정의한다. 

이를테면 정부는 사회문제를 해결한 기업에 대해 직접 보상하거나 세액공제 및 세액공제권 거래제도를 지원할 수 있고, 기업은 기존 비즈니스 모델에 사회문제 해결 요소를 넣고 성과에 따라 경제적 보상을 받아서 기업의 경제적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그런 기업의 성과를 시장 가치로 인정해 사고 팔 수도 있고, 금융상품으로 만들 수도 있다. 사회적 가치로 돈을 벌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이 생기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정부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직접 세출을 줄일 수 있고 기업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활용할 수 있다. 기업은 사회문제 해결에 자원을 투입하면서도 기업가치로 인정받을 수 있고 시장에서 그 성과를 거래할 수 있기 때문에 비즈니스 성과로 연결할 수 있다. 사회 전체적으로는 더 많은 사회문제가 해결되는 후생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세계경제포럼 슈왑총회에서 발표된 '가치의 재정의' 보고서 표지. (사진=사회적가치연구원 제공)
세계경제포럼 슈왑총회에서 발표된 '가치의 재정의' 보고서 표지. (사진=사회적가치연구원 제공)

앞서 최 회장은 2013년 세계경제포럼에서 ‘사회성과인센티브’(SPC·Social Progress Credits) 개념을 제안한 바 있다. 여기에는 ‘사회문제 해결 성과에 기반한 금융지원’ 방법이 담겼다.

이후 SK는 2015년부터 지금까지 약 10년간 한국의 사회적 기업을 대상으로 사회문제 해결 성과를 측정하고 현금 인센티브를 주는 ‘사회성과인센티브’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10년간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회적 기업은 약 500여개에 달한다. 이 기업들이 창출한 사회문제 해결 성과는 약 5000억원, 이 기업들에 SK가 보상으로 지급한 인센티브는 약 700억원이다.

이 결과는 지난 1월 WEF에서 세계 최초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성과기반금융’을 주제로 하는 보고서로 발표됐다.

최 회장이 이를 더 발전시킨 내용을 담아 이날 세계경제포럼 슈왑재단 총회에서 발표한 것이다.

슈왑재단은 세계경제포럼이 1998년 설립한 글로벌 최고 수준의 사회 혁신 네트워크로 평가된다. 2024년 기준 전 세계 10만명 이상의 사회적 기업가를 지원하는 120개 이상의 기관 회원과 500여명의 기업가와 사회혁신가로 꾸려졌다. 

슈왑재단 총회가 아시아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 대표이사는 “국제사회에서 이미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성과기반보상 방식을 채택한 사례가 많다. UN, World Bank 등 국제기구 뿐만 아니라 UBS, 펩시 등 글로벌 기업들도 도입했다”며 “이제는 단순히 측정과 보상을 넘어서, 사회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는 기업이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고 투자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제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수아 보니치 슈왑재단 사무총장은“대한민국은 지난 10여년간 정부, 기업, 시민사회의 강력한 지원으로 사회적 기업 생태계의 성장을 이끌어 왔다”며. 이번 총회를 서울에서 연 배경을 설명했다.

21일까지 이어지는 슈왑재단 총회에서 최태원 SK 회장의 제안은 글로벌 경제사회적 난제에 대한 설루션을 제시한 것이란 평가다. 인간의 가치 있는 활동을 어떻게 제도화 또 시장화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심도있게 논의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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