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PSO 안전 강도 점검 중 브라질 발주처 직원 추락
‘이미지 타격’ 불가피, 해양플랜트 수주 변수되나

경남 거제시 아주동에 위치한 한화오션 거제조선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경남 거제시 아주동에 위치한 한화오션 거제조선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발생한 발주처 감독관 추락사가 FPSO(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 등 글로벌 해양플랜트 시장에서 한화오션의 입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영향력이 막대한 업체 소속의 관계자가 사고를 당한 만큼 향후 사업 수주 등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목소리다. 

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브라질 국영 석유업체 페트로브라스 소속 브라질 국적의 30대 감독관이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건조 중인 FPSO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이번 사고는 다음달 초 발주처 최종 인도를 앞두고 구조물의 안전 강도 등을 테스트하는 과정 중에 무게를 버티지 못한 보강제가 기울어지며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경찰과 고용노동부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인 가운데, 한화오션과 발주처인 페트로브라스 측은 사고 부분에 대한 추가 보강 및 인도 시기 조율 등을 놓고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사고가 발생한 FPSO는 한화오션이 대우조선해양 시절이던 지난 2021년 싸이펨(이탈리아)과 함께 수주한 P-79 모델이다. 당시 계약 규모는 23억달러(약 2조6000억원)로 한화오션은 이 중 10억달러(약 1조950억원)를 수주했다.

FPSO는 원유 저장시설 등이 설치된 헐사이드(Hullside), 화학 설비가 탑재된 톱사이드(Topside)로 구성되는 데 헐사이드가 톱사이드를 떠받치는 구조다. 1개 업체가 설계, 조달, 건조를 일괄 수행하기가 어려워 보통 여러 업체가 컨소시엄을 이뤄 수주에 참여한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지점은 한화오션이 설계를 맞지 않은 파트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추가 파악이 필요하기 때문에 명확하게 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한화오션의 향후 해양플랜트 사업에 타격이 불가피해졌단 관측이 나온다. 발주처 관계자가 조선소 감독 중 사망한 사례가 드문 데다, 페트로브라스가 글로벌 해양플랜트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페트로브라스는 최근 몇 년간 FPSO를 집중 발주하며 조선업계에 큰 손으로 통하고 있다. 이번 P-79 모델 이 외에도 P-80, P-82, P-83, P-84, P-85를 오는 2029년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받아 브라질 해역에 투입할 예정이다. 

향후 추가 발주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 지난해 11월 페트로브라스 이사회는 오는 2030년 이후 5개의 FPSO를 신규 도입하는 내용을 승인한 바 있다. 

지난 8월 원유 가격 변동성 등 재무적 판단을 이유로 신규 발주를 추진하던 P-86에 대한 입찰을 취소했지만, 다른 신규 프로젝트 2기(SEAP-I, SEAP-II) 건은 정상 진행되는 양상이다. 브라질에너지 연구공사(EPE)는 해당 2건에 관해 페트로브라스 측이 제출한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 및 설치 프로젝트의 승인을 지난 8월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흔치 않은 사고이기 때문에 서로 입장이 난처해질 수 밖에는 없는 상황”이라며 “향후 페트로브라스를 포함한 주변 업체들이 한화오션과 거래를 망설이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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