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공급 물량 약 20% 건조
제작 기법 차별화, 명가 위상 확보

한화오션이 건조한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사진=한화오션 제공) 

한화오션이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부문에서 수주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경쟁사를 압도하며 글로벌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선박 건조 도크 운영 방식의 차별화로 VLCC 시장에서 일찌감치 규모의 경제를 확보한 점이 주효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VLCC 신규 발주와 노후 선박 교체 수요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그리스 선사 차코스에너지내비게이션(TEN)이 발주한 32만DWT(중량톤수)급 VLCC  2척(1척 확정, 1척 옵션)의 수주가 유력하다.

업계는 조만간 수주 정보가 공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TEN은 지난 7월에도 동급의 VLCC 2척을 척당 1억2800만달러(약 1773억원)에 한화오션에 발주했는 데 이번 거래 가격도 이와 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계약이 성사되면 한화오션은 올해 총 13척의 VLCC를 수주하며 HD한국조선해양(2척), 삼성중공업(0척)과 격차를 더욱 벌리게 된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전 세계에서 운항 중인 VLCC 1015척 가운데 198척을 건조하며 가장 많은 19.5%를 점유하고 있다.   

VLCC에 특화된 제작 기법을 통해 공간의 제약을 극복한 점이 성과의 비결로 꼽힌다. 

선수(船首)와 선미(船尾) 부분을 나눠 제작한 후 합치는 건조 방식을 경쟁사보다 일찍 도입, 도크 크기의 한계를 메운 것으로 알려진다. 길이와 폭이 제한된 환경에서 공간 효율성을 극대화한 셈이다. 

VLCC 2척의 건조가 가능한 공간에서도 3척 이상을 건조하며 납기 단축뿐 아니라 기자재 비용 절감 등 노하우를 축적했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FPSO(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 FPU(부유식 원유생산설비) 등 해양플랜트 수요와 글로벌 원유 소비 흐름을 감안할 때 VLCC 발주도 지속될 전망이다. 

앞서 해양에너지 리서치기관 에너지 마리타임 어소시에이츠(EMA)는 2024년부터 2028년 사이 최대 1730억달러(약 241조원) 규모의 해양플랜트 사업이 발주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의 글로벌 에너지기업 브리티시 페트롤리엄 컴퍼니(BP)도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bp Energy Outlook)에서 오는 2035년까지 하루에 약 8000만~1억배럴의 석유가 소비될 것으로 분석, 지속적인 수요를 예상했다. 

한화오션으로선 VLCC 신규 발주와 더불어 환경규제에 따른 노후 VLCC 교체 발주 건을 기대할 수 있다. 

국내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오션은 VLCC 부문에서 건조 방식의 표준화를 선도하며 잘 해오고 있다”며 “중국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많이 따라왔지만 VLCC 명가라는 위상이 견고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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