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로 자금 조달 비용 경감시킬 듯”

국민성장펀드를 시행하며 기업들의 자금조달 방식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투자증권은 회사채보다 은행 대출을 선호하는 흐름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생산적 금융 대전환’을 통해 150조원 규모의 펀드를 가동하고, 주담대 위험가중치 상향과 주식 보유 규제 합리화를 병행하면서 은행·증권사·기업 모두 전략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회사채 시장에는 단기 수급 부담이 남지만, 장기적으로는 위험자산 저변 확대와 신용 리스크 완화가 동시에 전개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김상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8일 보고서에서 “국민성장펀드 시행으로 은행 기업대출 확대가 예상된다”며 “기업들은 금융권 지원 배경 속 회사채 대신 은행 대출 선택을 통해 자금 조달 비용 경감을 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가계대출 축소뿐만 아니라 기업대출 내에서도 금융 전환이 필요하다. 국민성장펀드는 금융 전환의 시도이며 특히 은행권 역할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주담대에 적용되는 위험가중치 하한선을 25%까지 높이게 될 시 가계대출은 향후 3년간 80조원~230조원 감소할 것”이라며 “시중은행은 줄어든 가계대출이 기업대출 확대로 이어지며 은행채 발행 확대 부담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들이 회사채 대신 은행 대출을 선택하면 은행권에는 직접적인 수익 기회가 열린다. 대출 자산이 확대되면서 이자이익 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계대출 축소와 위험가중치 조정이 맞물리면서, 은행이 기업대출을 늘릴 동인이 커진다.
다만 모든 대출이 은행 수익성에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신한투자증권이 지적했듯이 산업은행이 발행하는 첨단전략산업기금 채권의 경우 국고채 금리 수준으로 대출 지원 시 역마진에 따라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시중은행 역시 규제상 자본여력과 위험관리 부담이 존재해 기업대출 확대가 곧바로 수익 개선으로 직결된다고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
김 연구원은 증권사에 대해선 “발행어음과 IMA 사업 인가 시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다”며 “2028년까지 발행어음액 25% 모험자본 공급이 도입될 예정이고, 위험이 큰 만큼 발행어음과 IMA 모두 A급 이하 회사채 투자 비중이 높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국민성장펀드 시행 과정에서 초우량물 발행 증가는 크레딧 시장 수급 노이즈로 작용할 수 있다”며 “다만 정책은 회사채 수급과 신용 리스크 개선에 긍정적 측면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생산적 금융으로 대전환 보도자료를 통해 “경제의 방향타 역할을 하는 금융이 저성장·양극화 등 한국경제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성장을 주도하여 재도약하는 한국 경제의 미래를 만들어야 할 때”라며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을 위해 정책금융, 금융회사, 자본시장의 3대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국민성장펀드에 대해선 “향후 5년간 약 500조원에 달하는 첨단산업에 대한 투자수요에 대비하고 촉진시키는 중추로서, 첨단전략산업 및 관련 생태계의 경쟁력 강화, 벤처·기술기업의 스케일업, 지역성장 및 일자리창출을 통한 부가가치 증대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민성장펀드 150조원은 첨단전략산업기금 75조원과 민간·국민·금융권 자금 75조원으로 구성하여, 미래전략산업과 생태계 전반에 종합적인 방식(지분투자, 초저리대출, 인프라투융자 등)으로 자금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금융회사 규제 개편 방안도 병행된다. 금융위는 “내부등급법상 주담대 위험가중치(RW) 하한을 현행 15%에서 20%로 상향 조정한다”고 전했다. 반면 주식 보유 관련 RW 기준도 BIS 기준에 맞추어 원칙적으로 250%를 적용하고, 단기매매 목적의 비상장 주식 또는 벤처캐피탈에 한해 RW 400%를 부과한다.
이어 “정책목적 펀드에 투자하는 경우 특례 요건을 만족하는 것으로 명확화하고, 이에 대한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특례 요건 예시는 동순위 투자 20%, 후순위 투자 7.4% 이상인 경우 충족된다”고 부연했다
또한 금융위는 “주식 RW 합리화에 따라 RWA 31조6000억원 감소로 투자여력이 확대될 것(기업대출 평균 RW(43%)로 환산시 73조5000억원)”라며 “국내은행의 총자본비율은 평균 약 24bp 상승, 지주의 경우 평균 약 19bp 상승”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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