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군사 용병 필요성 부각되며 덩달아 주목
전투 효율성 등 대안...기술 장벽 높지 않아

인구 감소로 인한 병력 부족의 대응책으로 민간군사기업(PMC)이 주목을 받으면서 ‘군사용 웨어러블(신체 착용)’ 로봇시장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국가와 계약을 맺고 전투와 군수 등을 수행하는 민간 집단인 PMC의 역할이 부각됨에 따라 물자 운반을 돕기 위한 웨어러블 로봇의 수요도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제한된 인력으로 활동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LIG넥스원, 현대로템 등 관련 국내업체의 발걸음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2일 정부와 산업계에 따르면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계 인력 등 비전투 분야는 아웃소싱하려 한다”며 수송 및 군수 분야에서의 PMC 확대 도입을 시사했다.
미국 블랙워터를 비롯해 캐나다 가르다월드, 영국 G4S, 러시아 바그너그룹 등 PMC는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고 있다. 과거에는 PMC가 전쟁의 그림자로 여겨졌지만 현대전으로 들어오며 PMC의 순기능적 측면이 부각되고 있다는 반응이 많다.
PMC의 임무 수행에서 사용이 가능한 웨어러블 로봇은 개개인의 생존성과 전투 능력을 향상시키는 미래 개념인 ‘워리어 플랫폼(Warrior Platform)’에 포함되는 장치 설루션이다.
LIG넥스원과 현대로템은 국방과학연구소(ADD)를 중심으로 지난 2010년대 중반부터 진행된 관련 연구 개발 과제를 수행하며 군사용 웨어러블 로봇 제작의 경험을 쌓았다. LIG넥스원은 시제품 LEXO를, 현대로템은 RMX를 보유하고 있다.
전투 물자 등 수송에서 근력 강화를 돕기 위한 용도로 개발이 됐지만 시장성의 한계로 인해 아직 상용화되지 못했다. 내구성 강화 등 기술적 과제도 남아 있다.
웨어러블 로봇은 군사용이 아닌 재활 등 의료용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다만 산업계는 병력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전쟁의 양상이 바뀐 점과 PMC 활동의 성격 등을 고려, 웨어러블 로봇에 대한 시장의 기류가 달라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정 분야에 많은 병력을 배치할 수 없는 상황에서 노동의 강도를 줄이는 수단으로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주목한다.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업체 포준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군용 웨어러블 로봇 시장의 규모는 오는 2030년 약 14조원(연평균 성장률 3.25%)까지 커질 전망이다.
군사용 웨어러블 로봇의 경우 의료용에 비해 기술적 난이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상용화를 위한 민·관의 투자에 속도가 붙을 경우 시장의 안착은 어렵지 않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군사 웨어러블 로봇 분야에서 국내업체보다 시작이 빨랐던 미국 팰러다인 AI 등이 있지만, 한국군의 특성에 맞는 도입과 적용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들 업체의 국내 시장 진출에 대한 우려는 적다.
LIG넥스원은 지난 5월 국내 로봇 제작업체 엔젤로보틱스와 손을 잡고 군사용 웨어러블 로봇 고도화에 착수했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인구 절벽 시대에 PMC를 통한 아웃소싱은 어쩔 수 없는 대안”이라며 “군 장병뿐 아니라 PMC의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측면에서 군사 웨어러블 로봇의 도입은 필요하다”고 짚었다.
로봇업계 한 관계자는 “사람마다 신체 조건과 어깨 힘 등이 다르기 때문에 이런 부분까지 엔지니어의 도움 없이 스스로 맞출 수 있는 하드웨어가 나온다면 활성화는 빨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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