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소유 골프클럽서 트럼프와 다른 조 라운드
골프 뒤 대미 투자 상황 대화...트럼프, 조선업 협력 강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18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소유 골프클럽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한국 방문에 대해 모두의 기대가 크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함께 마러라고 리조트 인근에서 열린 골프 행사에 참가한 정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골프를 치는 조는 아니었지만, 경기 뒤 그를 만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행사와 현지 투자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연합뉴스>가 20일 보도했다.
재계에 따르면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 주최로 지난 주말 플로리다주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 소유 '웨스트팜비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이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일본·대만 등의 기업 대표들과 12개조(4인 1조)로 나뉘어 골프를 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최자인 손 회장과 프로 골퍼 게리 플레이어, 브라이슨 디샘보와 한 조로 라운드한 것으로 알려졌다.
플레이어는 트럼프 대통령이 2021년 ‘대통령 자유 메달’을 수여한 골퍼고, 디샘보는 스포츠계의 대표적인 트럼프지지 인사다.
이날 골프 조 구성은 미국 정부 인사 1명, 프로 골퍼 1명, 초청 기업인 2명으로 짜여졌다. 국내 기업 총수들은 트럼프 조에는 들이 않았지만, 모두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함께 코스를 돌았다는 재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은 처음으로 미국의 정·재계 주요 인사와 단체로 골프를 쳤다.
4대 그룹 회장과 김 부회장은 골프 회동 뒤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현지 투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지만, 관세와 관련한 이야기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총수들은 우리 기업의 미국 내 투자 현황에 대해 이야기했고,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업 협력을 특히 강조하며 협조를 부탁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특히 정의선 회장은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참석 예정인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 방문에 대해 모두의 기대가 크고, 모두가 합심해 준비를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해졌다.
한 재계 관계자는 "총수들은 무엇을 요청했다기보다 국익을 위해 트럼프와 신뢰 관계를 쌓겠다는 생각으로 이번 행사에 참여한 것 같다"고 평했다.
7시간 가량 진행된 골프 회동을 마친 뒤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은 각각 이날 항공기편으로 귀국했다.
마러라고로 향하기 전 정의선 회장은 조지아주 서배너에 있는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먼저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이 최근 미국 이민 당국의 체포·구금 사태를 겪은 HMGMA 인근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 배터리 셀 공장을 점검했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아직 미국에 머물고 있는 정 회장은 APEC 기간에 맞춰 귀국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동관 부회장도 미국 사업장 점검 뒤 방산협력을 이어가고 있는 폴란드로 이동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