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하마스 땅굴’ 공격에 레이더 탐지 확대 적용
지표투과레이더 등 기술 경쟁력으로 글로벌 경쟁 가속

지하 공간에서의 무력 충돌에 대응하기 위한 군사 전술이 부각되고 있다.
각국은 땅굴을 활용한 적의 침투와 은폐를 무력화시키는 것뿐 아니라, 도시지하시스템(지하철, 배수로, 통신 선로 설치 공간 등)을 겨냥한 공격에도 대비하는 양상이다.
관련 기술과 전술 마련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하 구조를 탐지하는 레이더 및 센서 활용의 기술을 갖춘 한화시스템 등 국내업체들은 사업 확장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방위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미국 공군이 이란의 지하 핵시설 3곳(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을 공습하는 과정에서 이들 장소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해 정밀 타격한 사실이 군사전문가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
미군은 앞서 촬영한 위성사진을 참고해 외부에서 보이지 않는 해당 장소를 찾은 후 미사일 공격을 진행, 지하 내부의 주요 연결 통로를 파괴시킨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진지를 구축한 지하 땅굴(가자 메트로)을 겨냥한 이스라엘군의 최근 공격 형태에도 주목한다.
촘촘한 미로 구조를 띤 가자 메트로 안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비파괴 방식(구조물 등을 손상시키지 않고 내부 상태 등을 검사)으로 내부 구조를 미리 탐지하고 분석을 마친 후 작전을 수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스라엘군은 무전기, 핸드폰을 사용한 소통이 불가능한 데다가 야간 투시경으로도 이동이 힘든 지하 공간의 제약 조건을 고려해 빛·전파를 활용한 레이저 탐지 기법을 작전에 광범위하게 적용했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이스라엘이 가자 메트로를 점령했는지 여부에 대한 구체적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탐지 기법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킨 최근의 공격 패턴을 감안할 때 하마스 측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전문가들은 도시화가 대부분 진행된 대한민국과 전 국토의 요새화가 활발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상황을 고려, 한반도를 둘러싼 지하전(戰)이 발발의 위협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도시화 과정에서 설계된 지하 공간 및 자연 동굴 등에서의 무력 충돌 시나리오에 대비한 구체적 전술과 대응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땅속의 구조물이나 지뢰 등을 탐지하는 국내 기술은 충분히 갖춰졌다는 점에서 군의 전술적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단 평가가 많다.
군용 탐지 분야에서 국내업체 중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한화시스템은 전자파 반사 신호를 활용한 비파괴 탐사 기술인 ‘지표투과레이더(Ground-Penetrating Radar)’ 관련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대응 중이다.
미국 록히드마틴, 프랑스 탈레스 등 글로벌업체를 추격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베리파이드 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지하전(Subterranean Warfare)기술 시장 규모는 지난해 56억달러(약 8조원)에서 오는 2033년 89억달러(약 12조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한반도 상황을 고려할 때 지하 세계에서의 군사 충돌도 같이 고민해야 하는 게 맞다”며 “지금 나와 있는 기술로도 충분히 대비책을 세울 수 있다. 문제 는 전술적 대응에 시간과 비용을 얼마큼 투자할 수 있느냐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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