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경관 관리 필요성도 제기… “과도한 표지판, 미관 해친다” 지적

인천 개항 누리길이 국내 대표 도보 역사관광 코스로 자리 잡고 있다. 인천광역시 중구 인천역 인근 개항장 일대에 조성된 이 길은 근대 개항기 역사와 문화가 고스란히 남아 있어, 걸음만으로도 시대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천 개항뉴리길./사진=윤의일기자
인천 개항뉴리길./사진=윤의일기자

인천 개항 누리길은 흔히 ‘인천의 올레길’로 불리며, 중구청이 2006년부터 운영해온 도보 관광 코스다. 1883년 개항 이후 근대 문물이 가장 먼저 들어온 중심지였던 인천 중구 일대를 따라 조성돼, 100여 년 전의 건축물·문화·생활사를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과거 제물포항을 중심으로 외국 조계지·상권·종교시설이 형성되면서 한국 근대도시의 원형이 만들어졌던 곳이다. 청·일·러·미 등 열강의 경제·문화 흔적이 집중된 이 지역은 개항기 교류의 현장이자 격변의 무대이기도 했다.

누리길은 총 3개 코스로 구성돼 여행자의 시간과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개항장 안내문./사진=윤의일기자
개항장 안내문./사진=윤의일기자

1시간 코스

인천역 – 차이나타운거리 – 짜장면박물관 – 해안성당 – 대불호텔 전시관 – 인천개항박물관 – 아트플랫폼

→ 짧은 도보로 인천 개항의 핵심을 압축해 둘러보는 ‘입문 코스’

2시간 코스

한중문화관 – 화교역사관 – 대불호텔 전시관 –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 – 청일조계 계단 – 삼국지벽화거리 – 인천역

→ 조계지 형성과 이주·교역의 흔적을 가장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역사 중심 코스

3시간 코스

청일조계 계단 – 인천개항박물관 – 인천개항장근대건축전시관 – 제물포구락부 – 자유공원 – 맥아더 장군동상 – 차이나타운 – 동화마을

→ 개항장 전체의 흐름을 깊이 있게 체험하는 대표 탐방 코스

구 인천우제국./사진=윤의일기자
구 인천우제국./사진=윤의일기자

특히 청일조계 경계계단, 대불호텔 터, 제물포구락부는 개항기 열강의 정치·상업 네트워크를 보여주는 핵심 공간으로, 방문객에게 당시 도시 변화상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체험을 제공한다.

인천 개항 누리길은 10명 이상 단체가 사전 예약할 경우 문화관광해설사의 안내를 받을 수 있다. 개항기 도시 형성과 인천의 국제교류사 등 일반 관광에서 놓치기 쉬운 역사적 맥락을 들으며 걷는 프로그램으로, 인기가 높다. 예약은 3일 전까지 가능하며 참가비는 없다.

최근에는 개항 누리길이 야간 관광지로 부각되고 있다. 차이나타운 일대의 건물 조명이 더해지며 이국적 분위기가 살아나고, 인천항을 따라 이어지는 빛의 흐름이 더해져 야경 감상 코스로 호평을 받고 있다.

인천 개항 누리길./사진=인천기관광공사
인천 개항 누리길./사진=인천기관광공사

‘무장애 관광지’ 인증을 받아 접근성도 확보했고, 안전여행 환경을 갖춰 가족·친구 단위의 방문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135년 넘는 개항의 흔적이 남아 있는 인천 개항 누리길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대한민국 근대 도시의 출발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열린 역사 현장이다. 짧은 산책부터 깊이 있는 탐방까지 선택 폭이 넓어, 인천을 찾는 여행객의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편, 개항 누리길 일대가 관광지로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역사적 공간에 어울리지 않는 시설물에 대한 개선 요구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특히 일부 구간에서는 좁은 골목과 오래된 건축물 주변에 교통표지판·안내판 등이 과도하게 설치돼 경관을 가린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부 방문객들은 “개항기 건물의 느낌을 살리려면 주변 풍경이 중요한데, 표지판이 너무 많아 사진 촬영도 어렵다”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지역 문화계에서도 “역사경관 보존은 관광 경쟁력과도 직결된다”며, 표지판 정비·재배치 등 체계적 관리와 디자인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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