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원대 투입시켜서 일본 대륙 진출 꿈만 열어주자고? 부산은 그냥 '간이역'으로 만들고?

배기성 역사강사 "조선총독부, 1943년 가덕도에서 후쿠오카까지 해저터널 뚫다가 중도 포기했다"
강제동원됐던 조선인들, 가덕도에서 '채찍' 맞아가며 일했다. 일제 침략·수탈의 '빼박 증거' 고스란히
결국 일본만 좋을 해저터널, "왜 수십년 시간까지 감내하냐? 그냥 신공항 건설하면 되는 거 아니냐?"

[ 서울 = 뉴스프리존 ] 고승은 기자 = "일본이 1943년부터 한일해저터널을 뚫을 생각이 있었습니다. 1931년도에 총독부에서 처음 제안됐다가 그 때는 기술이 모자라서 실패했는데, 다시 한 번 지하터널을 뚫어보자해서 가덕도에서 기타큐슈까지 아니면 후쿠오카까지 뚫으려 했습니다. 결국 후쿠오카까지 해저터널 뚫는 방안이 채택됐습니다. 조선총독부가 처음 공사 시작해서 약 6km까지 해저로 파고 들어갔습니다" (배기성 역사강사, 1일 본지 인터뷰 중)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일 가덕도신공항 지지 입장을 밝히며, 가덕도와 일본 규슈를 연결하는 한일해저터널 건설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가덕도와 일본을 해저터널로 연결하자는 공약은 지난해 12월 이언주 전 의원이 거론한 바 있는데, 당시엔 별 파장은 없었고 금세 쑥 들어간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 김종인 위원장이 공식적으로 꺼내들면서 큰 파장을 낳고 있다. / ⓒ 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일 가덕도신공항 지지 입장을 밝히며, 가덕도와 일본 규슈를 연결하는 한일해저터널 건설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가덕도와 일본을 해저터널로 연결하자는 공약은 지난해 12월 이언주 전 의원이 거론한 바 있는데, 당시엔 별 파장은 없었고 금세 쑥 들어간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 김종인 위원장이 공식적으로 꺼내들면서 큰 파장을 낳고 있다. / ⓒ 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일 가덕도신공항 지지 입장을 밝히며, 가덕도와 일본 규슈를 연결하는 한일해저터널 건설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국민의힘이 가덕도 신공항을 두고 내부 입장이 크게 갈리는 가운데, 김 위원장은 부산시장 후보들에게 힘을 실어주려다 자충수를 제대로 하나 꺼내든 셈이다. 

가덕도와 일본을 해저터널로 연결하자는 공약은 지난해 12월 이언주 전 의원이 거론한 바 있는데, 당시엔 별 파장은 없었고 금세 쑥 들어간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 김종인 위원장이 공식적으로 꺼내들면서 큰 파장을 낳고 있다. 섬나라인 일본은 끊임없이 대륙 진출을 꿈꿔오고 있는데, 왜 우리가 막대한 돈까지 들여가며 이를 도와주어야 하느냐는 것이다.

부산을 물류의 출발점이자 종착지로 만들어야 경제가 살아나는데, 그냥 중간에 지나가는 단순 경유지로 만들겠다는 어처구니없는 발상이다. 남북수교가 만약 실현되어 우리가 대륙으로 진출한다고 쳐도, 대륙의 종착지는 부산이 아닌 일본이 되지 않던가? 결국 일본 좋은 일만 시켜주는 꼴이다.

거론되는 한일해저터널은 약 220km에 달하며, 공사비는 약 100조원 가량이 추산된다. 가덕도 공항의 10배나 소요될 공사다. 아울러 이명박 정권의 재앙인 4대강(22조원)보다도 4~5배 가량 돈이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 엄청난 규모의 토목사업이다. / ⓒ MBC 14F
거론되는 한일해저터널은 약 220km에 달하며, 공사비는 약 100조원 가량이 추산된다. 가덕도 공항의 10배나 소요될 공사다. 아울러 이명박 정권의 재앙인 4대강(22조원)보다도 4~5배 가량 돈이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 엄청난 규모의 토목사업이다. / ⓒ MBC 14F

이런 '한일해저터널'은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에서 적극 추진하던 사업이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를 전공한 배기성 역사강사는 1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조선총독부는 1931년도에 처음 한일해저터널을 제안한 바 있다. 당시엔 기술이 모자라서 실패했으나 (태평양 전쟁이 진행 중이었던)1943년에 다시 해저터널을 뚫을 계획을 세운다"고 언급했다.

배기성 역사강사는 "조선총독부는 거제도에서 키타큐슈까지, 혹은 후쿠오카까지 해저터널을 뚫을 계획을 세운다. 결국 후쿠오카까지 해저터널을 뚫기로 했다. 그래서 공사가 시작됐고 약 6km까지 해저로 파고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조선인들이 강제동원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배기성 강사는 "조선총독부가 가덕도에 먼저 시추를 해서 해저터널을 뚫어보려다가 철회했다. 해저터널같은 엄청난 무게를 받아내는 지괴로는 도저히 쓸 수 없다고 판단해서 포기한 것"이라며 "이후엔 거제도가 좋다고 해서 뚫어보려다가 시행하지 못하고 끝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덕도에 보면 일제 때 만들어진 인공동굴이 10여개나 된다. 당시엔 군사기밀시설이라 몰랐겠지만, 이 중 한두 개가 한일해저터널 계획으로 만들어보려다 중단한 것"이라고 전했다.

가덕도 남단에 위치한 외양포에는 일제가 쓰던 포진지가 남아 있는데, 1904년 러일전쟁을 일으킨 일제는 이곳을 임시 군사기지로 설정했고 민가들을 강제퇴거시켰다. 그러면서 외양포를 러시아 함대와의 해전을 대비한 군사기지로 삼았고 군사시설을 집중적으로 배치했다. 현재도 외양포에는 일제가 썼던 병사 시설과 탄약고, 포대 터 등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다. / ⓒ 부산MBC
가덕도 남단에 위치한 외양포에는 일제가 쓰던 포진지가 남아 있는데, 1904년 러일전쟁을 일으킨 일제는 이곳을 임시 군사기지로 설정했고 민가들을 강제퇴거시켰다. 그러면서 외양포를 러시아 함대와의 해전을 대비한 군사기지로 삼았고 군사시설을 집중적으로 배치했다. 현재도 외양포에는 일제가 썼던 병사 시설과 탄약고, 포대 터 등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다. / ⓒ 부산MBC

일제강점기 일제는 규슈에서 출발하여 한반도를 통과하는 ‘동아시아 종단 철도’를 구상했다. 당시 일본의 지배하에 있던 한반도의 부산을 기점으로 서울을 지나 중국 단둥을 거쳐 만주로 진입, 선양, 베이징, 난징 등을 경유하여 베트남의 하노이, 사이공, 프놈펜, 말레이 반도까지 이어지는 약 1만㎞의 노선을 구상했다. 그 일환으로 부산과 연결되는 해저 터널을 구상하였으나 태평양 전쟁에서 패하면서 무산된 셈이다.

배기성 강사는 "지금도 가덕도에 가보면, 일제에 의해 조선인들이 강제동원됐던 현장이 남아있다. 당시 부산에서 많은 이들이 강제동원됐고 채찍 맞아가면서 노동하던 그 현장"이라고 설명했다. 가덕도에는 수많은 조선인들이 강제동원됐던 현장 그리고 군사기지로 쓰였던 현장이 그대로 남아 있다. 그는 이를 "일제 침략과 강제동원의 빼박증거"라고 강조했다. 그런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있는 장소에서 어떻게 조선총독부가 꿈꾸던 해저터널을 추진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가덕도 남단에 위치한 외양포에는 일제가 쓰던 포진지가 남아 있는데, 1904년 러일전쟁을 일으킨 일제는 이곳을 임시 군사기지로 설정했고 민가들을 강제퇴거시켰다. 그러면서 외양포를 러시아 함대와의 해전을 대비한 군사기지로 삼았고 군사시설을 집중적으로 배치했다. 이어 진해만요새사령부를 이곳에 세운다. 해당 시설은 일제로부터 독립될 때까지 일본군의 군사시설로 활용됐다. 현재도 외양포에는 일제가 썼던 병사 시설과 탄약고, 포대 터 등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다. 

또 가덕도 남쪽 끝자락에 위치한 '새바지'라 불리는 작은 어촌마을에는 인공동굴이 남아있다. 그곳은 탄광 노동자들이 강제동원되어 죽어라 일만 하던 아픔이 서려있는 장소다. 그만큼 가덕도에는 일제의 수탈, 강제동원 흔적이 명백하게 남아있다. 

지난 2011년 국토해양부(현 해양수산부+해양수산부)는 부산발전연구원이 발표한 해저터널에 대해 "경제성이 없다"고 발표한 바 있다. 100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 탓에 비용편익비(B/C)가 타당성 수준인 0.8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고 밝힌 바 있다. / ⓒ MBC 14F
지난 2011년 국토해양부(현 해양수산부+해양수산부)는 부산발전연구원이 발표한 해저터널에 대해 "경제성이 없다"고 발표한 바 있다. 100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 탓에 비용편익비(B/C)가 타당성 수준인 0.8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고 밝힌 바 있다. / ⓒ MBC 14F

한일해저터널에 들어갈 예산 규모는 얼마나 될까? 이명박 정권 시절인 지난 2010년 부산발전연구원은 일본과의 공동세미나 등을 거쳐 부산 강서구 국제물류산업도시∼가덕도∼남형제도∼대마도∼이키섬∼후쿠오카를 잇는 222.6㎞(해저 146.8㎞+육상부 75.8㎞, 최대수심 190m, 교통수단 고속철도+카 트레인)의 한일해저터널 공사안을 제안했다. 이 구간 해저터널을 짓는 데 약 10년이 소요되고 건설비는 1㎞에 4130억원씩 총 92조원가량이 들 것으로 전망했다.

대략 100조원 가량은 들어갈 초대형 규모의 토목사업이며, 한해 예산의 5분의 1 가까이나 들어가는 역대급 규모의 사업이다. 약 10조원 가량 예산 투입이 예상되는 가덕도 공항의 10배 규모이며, 이명박 정권의 재앙인 4대강(22조원)보다도 4~5배 가량 들어갈 것이다. 그래서 이미 지난 2011년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해양수산부)는 부산발전연구원이 발표한 해저터널에 대해 "경제성이 없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배기성 역사강사는 "엄청난 해저터널 공사를 왜 그 쌩돈을 들여가면서 수십 년 걸리는 시간까지 감내해야 하느냐? 그냥 신공항 건설하면 되는 거 아니냐?"라며 "내가 볼 때 김종인과 이언주는 경제와 정책의 ABC라도 알고 있는지"라고 꾸짖었다. 

배기성 역사강사는 현재 유튜브 'Brandteller4배기성강사' 채널을 진행하고 있으며, '노래하는 역사강사'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특히 광명시에서 '오리 이원익 공직자 청렴교육'을 수년 간 담당, 총 백수십여 차례의 강의를 한 바 있다. 오리 이원익 정승은 조선시대 대표 '청백리'로 영의정을 여섯번(선조, 광해군, 인조까지)이나 지낸 거물 중의 거물이다. / ⓒ 유튜브
배기성 역사강사는 현재 유튜브 'Brandteller4배기성강사' 채널을 진행하고 있으며, '노래하는 역사강사'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특히 광명시에서 '오리 이원익 공직자 청렴교육'을 수년 간 담당, 총 백수십여 차례의 강의를 한 바 있다. 오리 이원익 정승은 조선시대 대표 '청백리'로 영의정을 여섯번(선조, 광해군, 인조까지)이나 지낸 거물 중의 거물이다. / ⓒ 유튜브

배기성 역사강사는 현재 유튜브 'Brandteller4배기성강사' 채널을 진행하고 있으며, '노래하는 역사강사'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한국사는 물론 세계사와 동북아시아사, 경제사, 대중가요사, 지역사 등 다양한 주제의 역사강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정치평론도 매주 진행하고 있다. 그는 특히 광명시에서 '오리 이원익 공직자 청렴교육'을 수년 간 담당, 총 백수십여 차례의 강의를 한 바 있다.

역사책에는 잘 소개되지 않는 오리 이원익 정승은 조선시대 대표 '청백리'로 영의정을 여섯번(선조, 광해군, 인조까지)이나 지낸 거물 중의 거물이다. 그는 임진왜란 당시 조선을 이끌며, 왜란 극복에 앞장선 인물이다. 그는 이순신 장군과 사돈 관계이기도 했으며, 정유재란 당시 누명을 쓰고 목숨을 잃을 뻔한 이순신 장군을 살리는 데 앞장섰다. 임진왜란 이후엔 대동법(지방 특산물이 아닌 쌀로만 세금을 걷는 제도) 시행을 건의해, 불합리한 세금 제도 개혁에도 앞장선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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