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최고 이자율의 두 배가 넘는 연 50%로 천화동인 1호서 빼내 17억 변제
특검의 당위성 높아진 '50억 클럽'과 대장동 종잣돈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

[정현숙 기자]=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검찰 출신 변호사와의 돈 거래설이 또 나왔다.

8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김만배씨는 '50억 클럽'의 박영수 전 특검이 소개한 검사 출신 A변호사에게 법정 최고 이자율(당시 연 24%)의 두 배가 넘는 연 50%로 10억 원을 빌린 뒤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1호에서 17억 원이 넘는 돈을  빼내 갚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 대장동팀의 '로비스트'로 지목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17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 대장동팀의 '로비스트'로 지목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17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김만배씨는 대장동 개발사업 배당금이 나오던 무렵인 2019년 5월 천화동인 1호에서 17억2,800만 원을 전액 수표로 빼내 A변호사에게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김씨가 법정 최고 이자율 24%보다 지나치게 높은 연 50%로 돈을 빌린 점을 이례적으로 보고 돈거래 경위를 조사했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검찰 조사에서 천화동인 1호에서 돈을 빌린 경위에 대해 "2017~18년 A 변호사에게 10억 원을 차용해 회사 직원들 활동비 등으로 쓰고 이자를 더해 17억2,800만 원을 갚았다"라고 진술했다.

김만배씨는 A 변호사 이외에는 연 50% 이자로 돈을 빌린 적이 없다. 김씨는 "본인(A 변호사)이 달라고 해서 줬다. 당시 저도 좀 언짢았다"라고 말했다.

매체에 따르면 김만배씨는 처음에는 직원 활동비 등 회사 운영 명목으로 A 변호사에게 돈을 빌렸다고 진술했다가, 사적 용도로 대부분 썼다고 말을 바꿔 의심을 키웠다. 그는 A 변호사에게 받은 돈을 화천대유에 넣지 않고 자신의 차량에 보관하면서 쓴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A 변호사에게 빌린 10억 원 중 위례신도시 민간업자 정재창씨에게 2억 원,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인척 이기성씨에게 1억 원, 중앙일간지 언론인에게 1억 원 등 4억 원을 채무 상환에 썼고, 조우형씨 등 지인 2명에게 생활비 명목으로 1억 원씩 2억 원을 줬다고 진술했다. 또 알펜시아 콘도 회원권 2개를 구입하는데 2억 원, 벤츠 차량 구입에 1억6,000만 원을 썼다고도 밝혔다.

A 변호사는 연 50% 이자율로 돈거래한 경위에 대해 "당시엔 돈을 못 받을 리스크가 크지 않았겠느냐"라며 "돈이 없던 김씨가 여러 차례 사정해 빌려준 사인 간 거래로 문제될 게 없다"라고 말했다. A 변호사는 "당시 김씨는 고민 끝에 빌려준 제게 고마워했을 뿐 연 50% 이자에 '언짢았다'는 진술은 사실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A 변호사는 2015년 8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화천대유에서 자문 활동을 했던 검찰 출신으로 2019년까지 자문료로도 매달 1,100만 원을 받다가 2020년부터는 월 100만 원씩 수령했다.

A 변호사는 검찰에서 김만배씨가 알아서 차용증에 연 50% 이자율을 기재해 찾아왔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검찰은 A 변호사가 김씨에게 받은 17억여 원을 상품권업체와 사채시장을 통해 현금으로 전환한 정황도 파악했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와 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구속기간 만료전에 김만배씨를 증거인멸교사·증거은닉교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기소를 방점으로 관련 수사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범죄수익 은닉' 혐의를 받는 김씨는 9일로 구속기간이 만료된다. 검찰은 김씨를 기소하기 전 마지막날인 이날, 김씨를 불러 이재명 대표와 연관 지을 428억 약정 의혹을 규명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김씨가 대장동 개발사업의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대표에게 약 428억원의 천하동인 1호 지분을 넘기기로 약속했다는 의혹이다. 그러나 검찰은 428억을 밝힐 어떤 단서도 아직 잡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김만배씨의 대장동을 파면 팔수록 검찰 출신의 비위 이력만 나오는 상황이다.

진작에 밝혀진 박영수, 김수남, 최재경 등 전직 고위 검사들의 '50억 클럽'의 수뢰설 수사는 묘연하다. 대장동 개발의 종잣돈이 된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의 주임검사가 윤석열 대통령이었고, 김만배씨의 친누나는 윤 대통령 아버지의 집을 다운계약으로 샀다는 정황도 나왔다. 특히 이 사건은 지난해 대권 경쟁에서 이 대표에게 악의적으로 활용됐지만, 검찰이 아예 건드리지 않고 있어 특검의 당위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MBC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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