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 복싱부선수들(둿줄)과 관계자들
국민대학 복싱부선수들(둿줄)과 관계자들

지난 13일 토요일은 국민대학 복싱부가 창단식을 개최한 매우 뜻깊은 날이다. 행사에 동참하기 위해 상계동 백병원 진료협력 이해정 팀장이 오전 필자의 체육관에 도착 근처에서 식사를 함께 했다. 

때마침 식당에서 극동 서부체육관 김춘석 관장을 만났다. 그날 서울체고에서 소년체전 선발전이 개최되어 계체량을 마치고 식당에서 필자 일행과 마주친 것이다.

1949년 경기도 안성 출신의 김 관장은 1974년부터 지도자 생활을 시작 올해로 50년 동안 무쏘의 뿔처럼 한길을 고수하면서 선수지도에 매진한 거물급 트레이너다.

반세기란 세월이 흐르는 동안 박종팔을 필두로 김환진 김득구 주윤상 최용수 정영길 박상현 박흥민등 수많은 명 복서들을 배출 이를 바탕으로 '나는 이기는 법을 안다'란 책을 출간,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은 복싱계 명장이다. 

김춘석관장 강우석 강대현(우측)
김춘석관장 강우석 강대현(우측)

이날 동행한 이해정 팀장은 탁구의 이에리사 레슬링의 박장순과 함께 충남 대천이 배출한 스포츠 3대 인물이다. 그리고 김덕팔 김성은 김동길 문성길 백현만 과 더불어 한국복싱 백년사에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한 6명 중 한 명인 스타 복서다.

잠시 후 북악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보기 드문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성북구 정릉에 위치한 국민대학에 도착했다. 국민대학은 교명에서 알 수 있듯이 조국광복을 위해 헌신한 애국지사들의 교육에 대한 열망이 스며있는 대학이다. 해공 신익희 선생이 해방 직후 이승만 박사 김구 김규식 선생을 고문으로 모시고 국민대학설립 기성회를 조직 1946년 종로구에 국민 대학관을 개교한 것이 국민대학의 모태(母胎)가 됐다.

그 후 해공 선생의 갑작스런 서거로 한때 존폐 위기에 처하기도 했으나 쌍룡 그룹 창업자 김성곤 선생이 1959년 인수 도약의 전기를 마련했다. 1971년 현재의 정릉 캠퍼스로 이전 집중투자 하면서 1981년 종합대학으로 승격되어 오늘에 이른 대학이 바로 국민대학이다. 교정에서는 해공 신익희 성곡 김성곤 선생 두 분의 흉상을 볼 수 있었다.

현장에서 국민대 복싱부 지도교수를 겸직하고 있는 SM 프로모션 홍성민 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행사장인 종합복지관에 도착했다. 잠시 후 복싱사상 최초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전 WBC 라이트 플라이급 챔피언 장정구, 데뷔전부터 26연속 KO 퍼레이드 행진을 펼쳐 기네스북에 등재된 전 WBA 슈퍼미들급 챔피언 백인철이 차례로 도착했다.

창단식에 대한 소회를 밝히는 이정호 총괄교수
창단식에서 소회를 밝히는 이정호 총괄교수

국민대 복싱부 창단에 산파역을 담당한 이정호 총괄교수를 홍성민 회장의 소개로 만나 인사를 나눴다. 대한킥복싱협회 명예회장과 서울시 보디빌딩협회 부회장을 겸직한 이정호 교수는 홍성민 국민대학 복싱부 지도교수의 대학(용인대) 선배이자 88체육관(관장 김철호) 동문 관계로 '간담상조'하는 매우 친밀한 관계다.

경남 진주 출신의 이정호 국민대 총괄교수는 1987년 고교 시절 88체육관에서 복싱계 안젤로 던디라 불리는 이영래 사범의 복싱 지도를 받은 선수 출신이다. 대화를 나누면서 이영래 사범의 3자녀 이름(이훈 이수연 이은정)을 이정호 총괄교수가 기억하는 것을 보고 매우 친숙한 사제지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1989년 용인대 격 기 지도학과에 진학 현재 국민대학교 경영대학원 헬스 케어 매니지먼트 전공 책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이정호 총괄교수는 창단식에 참석한 장정구 백인철 이해정 등 3명의 전직 복서에게 국민대학교 생활체육부 복싱자문위원 위촉장을 전달하고 국민대 복싱발전을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국민대 복싱팀은 103회 전국체전 LW급 동메달 이준규 2023년 전국우승권 LH 급 최우수복서 홍예준. 2023년 전국 우승권 대회 크루져급 2위 김도혁등 6명이 주축이 되어 올해 개최되는 각종 대회에 국민대학 마크를 달고 본격적으로 항해를 시작한다.

국민대학 교정에서 대학교수진과 복싱관계자들.
국민대학 교정에서 대학교수진과 복싱관계자들.

국민대학교는 지난날 축구와 농구에서 민족혼을 담은 설립자 해공 신익희 선생의 정기를 이어받은 영향 때문인지 스포츠경기에서 악착같은 승부 근성을 보이는 곳으로 정평이 나 있다.

1976년 10월 창단 2년 차를 맞이한 무명선수들로 구성된 국민대 농구팀은 고려대 한양대의 추격을 따돌리고 추계 대학농구 연맹전에서 슈터 박인규가 버틴 연세대와 공동우승을 차지했다. 1982년 4월 개최된 대학선수권 축구 4강전에서도 국민대 축구팀은 노수진 이강조 이태호 정종수 조민국등 초호화 멤바를 자랑하는 고려대 축구팀을 꺽고 결승에 진출하는 기적을 연출했다.

1983년 12월 대학농구선수권대회에서 국민대는 대학최강 중앙대와 맞대결한다. 당시 중앙대 팀은 한기범(2m7) 김유택(198cm)이 포진한 역대급 멤버를 자랑했다. 경기전 다웟과 골리앗의 싸움처럼 불리한 그 경기에서 국민대팀은 '사즉생'의 배수진을 치고 대이변을 연출하면서 승리를 거뒀다.

당시 국민대 승리의 선봉장은 갈색 머리를 휘날리면 코트를 누빈 김성욱 선수였다. 1984년에도 국민대학은 고명화 한만성 오세웅 유재학이 포진된 연세대를 격파했고 1985년 주포 최철권이 활약한 고려대와 맞대결, 현격한 전력차를 투지로 메꿔 비록 92ㅡ91 반골 차로 석패했지만 아낌없는 박수를 받았다.

장정구 백인철 이해정 챔프 이정호 총괄교수 홍성민 지도교수(좌측부터)
장정구 백인철 이해정 챔프 이정호 총괄교수 홍성민 지도교수(좌측부터)

1986년 4월 제23회 춘계 대학 농구선수권대회에서도 초호화 멤버로 구성된 연세대와 고려대를 연달아 꺽고 농구 명문교 킬러란 명성을 얻으면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올해 출범한 국민대학 복싱팀도 이런 선배들이 불굴의 투지를 계승해 사각의 링 위에서 강렬한 승부 근성을 보여주길 바란다.

국민대 생활체육학부 복싱 지도교수 홍성민 SM 프로모션 회장은 1974년 경기도 화성 출신으로 용산공고 재학시절 1991년 전국 신인선수권 우승 1992년 전국선수권 우승 세계청소년 선발전 준우승을 차지하고 이듬해 용인대 경기 지도학과에 특기생으로 진학한 경기인 출신이다.

대학 졸업 후 국민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 건강 관리학 석사를 거쳐 현재 용인대 무도 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사단법인 SM 복싱클럽 22관을 총괄하면서 양천구 복싱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용산공고 재학시절의 국민대 지도교수 홍성민회장
용산공고 재학시절의 국민대 지도교수 홍성민회장

이번에 국민대학 복싱부를 창단을 지켜보면서 지난 1985년 창단된 홍익대의 비화가 문득 떠오른다. 1985년 3월 홍익대는 원점도(한영고) 서정수(운봉공고) 두 명의 선수를 주축으로 복싱부를 의욕적으로 창설한다.

이중 왼손잡이 복서 서정수는 국제대회 5관왕을 달성, 88년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문성길의 대를 이어 밴텀급을 승계할 강력한 선두주자였다. 88년 3월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예비고사로 펼쳐진 제1회 서울컵 대회 (밴텀급)에 출전한 서정수는 4강전에서 변정일(동국대)과 맞대결해 판정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한다.

이어 결승전에서 허영모를 잡고 올라온 소련의 아르테미에프 마저 판정으로 따돌리면서 감격적인 우승을 차지한다.

이해정 백인철챔프 홍성원관장 홍성민회장(우측)
이해정 백인철챔프 홍성원관장 홍성민회장(우측)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도 난적 허영모를 판정으로 제압, 8부 능선을 넘는다. 결승전 상대는 변정일. 그러나 서정수는  변정일에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판정패를 당한다. 판정패를 당한 서정수는 쏟아지는 눈물을 훔치면서 홍익대 총장에게 고개를 숙인다.

총장은 분노에 찬 한마디를 던진다. "오늘 이 순간 이후 홍익대 복싱부는 해체다." 그날 이후로 홍익대 복싱부는 연기처럼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만다. 그런 아픈 사연을 간직한 서정수는 2015년 5월 21일 49세를 일기로 하늘의 별이 되었다.

국민대 복싱팀은 홍익대학 복싱팀과는 달리 어떠한 시련이 닥치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끊임없이 정진하길 바란다. 진정한 승자는 최후에 웃는 자다. 국민대 복싱팀의 건승을 기원한다.

조영섭 복싱전문기자는 1980년 복싱에 입문했고 현재 문성길 복싱클럽 관장을 맡고 있는 정통 복싱인이다.

1963년: 군산출생 

1983년: 국가대표 상비군

1984년: 용인대 입학

1991년: 학생선수권 최우수지도자상

1998년: 서울시 복싱협회 최우수 지도자상

2018년 서울시 복싱협회 부회장

2018년 서울시 복싱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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