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서울체고 복싱부를 맡고있는 서윤복 강사가 필자의 체육관을 방문 오찬을 함께 하면서 담화를 나눴다. 올해 서울체고에 지도자로 입성한 서윤복은 서울체고 한국체대 엘리트 코스를 밟은 복서다.

서울체고 서윤복 강사와의 인연

4월 종별선수권 우승자 김종석과 서윤복 서울체고 복싱강사(우측)
4월 종별선수권 우승자 김종석과 서윤복 서울체고 복싱강사(우측)

1998년 필자가 서울체고에 근무할 때 서윤복은 학생선수권 준결승(밴텀급)전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 김원일 (목포 문태고)를 꺽고 돌풍을 일으키면서 이듬해 한국체대에 특기생으로 진학했다. 김원일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 (밴텀급) 로 출전 결승에서 우즈베키스탄의 베크조드를 27ㅡ17로 꺽고 금메달을 획득한 복서다. 한국체대 졸업 후 개인사업을 하다 접고 올해부터 모교인 서울체고에서 지도자로 입성한 서윤복은 지난 4월 종별선수권대회 57Kg 급에 출전한 김종석이 감격의 우승을 차지하면서 지도력을 검증받았다. 이 대회 우승을 발판으로 복싱판에서 견고한 아성(牙城)을 구축하길 기대한다.

다시 만난 강흥원 선수, 일도 건설 주정철 대표와 함께 

78년 방콕아시안게임 금메달 황철순(좌측)과 김인창(우측)
78년 방콕아시안게임 금메달 황철순(좌측)과 김인창(우측)

지난 주말 동대문구 제기동에 위치한 경동시장을 찾았다. 이곳에서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경 흥 체육관 소속의 복서들이 전 한국 미들급 챔피언 강흥원 선배와 만남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경 흥 체육관은 1973년 경동시장 노조위원장 강두원씨가 당시 중산체육관에서 이석운 고생근 정영근 유장호등 기라성 같은 복서들과 복싱을 수련하던 동생 강흥원을 위해 자신의 텃밭인 이곳에 친구인 윤창수(경희대)를 관장을 영입 경동시장과 강흥원의 이름에서 한자씩 뽑아 경흥 체육관이라 명명하고 설립한 체육관이다. 이곳 체육관에서 1978년 방콕아시안게임 금메달 리스트인 황철순과 김인창이 탄생했고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선발전에서도 라이트 플라이급의 장흥민 밴텀급의 황철순 라이트급의 김인창이 올림픽 대표로 선발되어 경흥 복싱체육관은 사설 명문체육관으로 신기원(新紀元)을 창출 하였다. 1949년 12월 전남 영광 출신의 강흥원이 은퇴를 한 후 이곳에서 흥원 인삼이란 상호를 내걸고 수삼직판장을 운영하고 있다. 

김종원 관장 김찬수 심판 강흥원챔프(우측)
김종원 관장 김찬수 심판 강흥원챔프(우측)

이날 모임에는 강흥원의 고향 후배인 일도 건설 주정철 대표와 퇴계원에서 복싱체육관을 운영하는 김종원 관장 그리고 성수동에서 사업가로 활동하면서 WBC(세계복싱평의회) 국제심판을 겸직하고 있는 김찬수 대표가 동석했다. 복서 강흥원은 현역시절 유제두 박종팔 임재근 주호 박남용등 한 시대를 풍미한 중량급의 명 복서들과 자웅(雌雄)을 겨루면서 WBA 크루저급 2위에 등극한 복서다. 박종팔 유제두 챔프에겐 에겐 KO승과 판정패를 당한 강흥원은 주호 와 대결에선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리고 올림픽 대표 출신 임재근과 2차례 맞대결에선 고질적인 눈 부상으로 안타깝게 2차례 TKO패를 당했다. 지금은 경기중 눈에 출혈이 생기면 그때까지 채점에 의해 승부를 결정 했지만 70년대 그 시절엔 경기중 눈 부상을 당하면 무조건 TKO패를 선언하던 시절이었다. 강흥원은 천부적으로 오밀조밀한 기교나 테크닉 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박종팔 을 위시해서 시바다 겐지 파터 남보꾸등 정상급 복서들을 회심의 일격으로 KO 시킨 일발 파워 만큼은 헤비급의 어니 세이버스라 불릴 만큼 미들급 최강이었다.

 헤비급의 황금기

 헤비급의 황금기라 부르던 1970년대를 논찰할 때 알리와 포먼 프레이져 켄 노턴등이 4인방의 제일 앞줄에 섰다면 토탈 88전 73승 (68KO) 14패 1무를 기록한 어니 세이버스는 소니 리스튼 조지. 포먼 마이크 타이슨과 함께 헤비급 최강의 파워히터로 꼽히는 복서였다.

주정철 일도건설 대표 강흥원 챔프(우측).
주정철 일도건설 대표 강흥원 챔프(우측).

일도 건설 주정철 대표는 1958년 전남 영광 출신으로 2007년 3월 11일 SBS 복싱 최강전(웰터급)에 출전 우승과 함께 최우수 선수(MVP)로 선정된 복서 출신이다. 청량리에 위치한 신도체육관에서 과거 IBF 플라이급 세계챔피언을 지낸 권순천 관장의 지도를 받으면서 복싱을 수학한 그는 전국 생활 체육대회 7회 연속 금메달을 획득 센세이션을 일으킨 복서 출신 사업가이다. 주정철 대표는 사업에서 창출한 자금을 음지에서 생활하는 복서들에게 소리 소문없이 후원 을 하는 대표적인 복싱인이다. 성수동에 위치한 뚝섬체육관에서 김현명 관장의 지도를 받은 1965년 전북 임실 출신의 김찬수는 1979년 김현명 관장이 운영하는 뚝섬 복싱체육관에서 중학교 시절 전국 무대 (코크급) 에서 발군의 활약을 펼쳤다. 그리고 복싱 명문 한영고를 시절 전국체전 선발전(웰터급)에서 서울체고 안영수와 승패를 초월 일진일퇴의 치열한 각축전을 펼치자 이 경기를 직관한 당시 동국대학 김진영 선생이 제2의 정용범으로 키우기 위해 스카웃 의사를 표명(表明) 할 정도로 복싱 스킬이 뛰어난 파이터였다. 

장성호챔프와 타이틀전을 펼치는 김찬수(우측)
장성호챔프와 타이틀전을 펼치는 김찬수(우측)

그러나 그는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1985년 프로에 전향 황우 송기회등 중견 복서들이 포진된 일화 프로모션에 입단 1986년 MBC 신인왕전에 출전 미들급 결승에 올라 비록 김광수에 근소한 차이로 판정패 했지만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1987년 3월 미들급 국가대표 출신의 장성호와 국내 미들급 타이틀전을 펼쳐 한차례 녹다운이 치명타가 되어 고배를 마신다. 1984년과 1985년 2년에 걸쳐 전국체전과 대통령배 대회에서 홍기호 민병용 황인도 등 역대급(歷代級) 국가대표선수들을 차례로 잡고 4차례 전국 무대에서 우승을 달성한 장성호(목포대)는 킹스컵대회에 국가대표로 출전한 복서였다. 김찬수는 은퇴 후 사업가로 크게 성공 유유자적(悠悠自適)한 삶을 살고 있다. 

임재근과 라이벌전을 펼치는 강흥원(좌측)
임재근과 라이벌전을 펼치는 강흥원(좌측)

1978년 한영고에 입학 경흥 체육관에서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 김종원 관장은 각종 전국대회에 출전 섬세한 테크닉과 우월한 체력을 바탕으로 1982년 제10회 아시아선수권 동메달 리스트인 치악산 호랑이 신창석(천호상전). 1981년 학생선수권 금메달. 1985년 제11회 킹스컵 대회 금메달리스트인 권달원(부산체고). 1980년 제4회 김명복배 금메달. 제13회 킹스컵 국제대회 우승을 포함 국제대회 3관왕을 달성한 김성길(숭덕공고)을 차례로 잡고 고교무대를 평정한 복서다. 1981년 한국체대에 특기생으로 진학한 김종원은 고질적인 허리부상으로 대학선수권 결승(밴텀급)에서 동국대학의 윤영환에 패한후 복싱을 접고 현재 수구초심(首丘初心)의 심정으로 퇴계원에서 복싱체육관을 운영 많은 후학들을 배출하고 있다. 한편 경 흥 체육관은 프로복싱계에서도 걸출한 복서들을 다수배출했다. 

장흥민 김종원 선수(좌측부터).
장흥민 김종원 선수(좌측부터).

3체급에서 국내 챔피언을 지낸 최만성을 필두로 염동균 정순현과 맞대결을 펼친 국내 j페더급 챔피언 최영철. 김득구와 무승부를 기록한 김종표. 그리고 중견 복서 이필구 강인길 등이 경 흥 체육관 출신의 대표적인 프로복서들이다. 또한 장흥민 황철순 김인창 트로이카 이외에도 1974년 테헤란 아시안게임(라이트 플라이급)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박찬희를 필두로 장한곤 양설석 김종신 유창현 원점도 등 다수의 한영고 출신 국가대표를 배출한 체육관이 바로 경흥 체육관이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종원 관장과 김찬수 국제심판은 자신들의 모교인 해체된 한영고 복싱부 부활을 위해 동문회를 통해 창단작업을 펼쳐 복싱 부활에 시금석 역할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강흥원 챔프를 비롯한 경흥 체육관 소속 선수들은 서로의 시간이 달라도 서로의 생활이 달라도 주기적으로 모여 서로의 안부를 전하는 정기적인 모임을 지속하고 있다. 경 흥 체육관 출신 선수들의 건승을 바란다.

조영섭 복싱전문기자
조영섭 복싱전문기자

조영섭 복싱전문기자는 1980년 복싱에 입문했고 현재 문성길 복싱클럽 관장을 맡고 있는 정통 복싱인이다.

1963년: 군산출생 

1983년: 국가대표 상비군

1984년: 용인대 입학

1991년: 학생선수권 최우수지도자상

1998년: 서울시 복싱협회 최우수 지도자상

2018년 서울시 복싱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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