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텐, 거래액 키우기 위한 무리한 인수합병
주요 은행, 선정산대출 취급 중단
여행사·PG사, 티몬·위메프 ‘뱅크런'
[서울=뉴스프리존]위아람 기자= 싱가포르 기반의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큐텐의 계열사인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24일 전자상거래 업계에 따르면 티몬과 위메프는 판매자에 대한 대금 정산을 못하고 있는 상태다. 티몬과 위메프는 고객이 결제하면 대금을 보관했다가 판매자별 정산 일자에 맞춰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 8일 위메프 미정산 사태가 언론에 알려지자 다수의 판매자들이 티몬과 위메프에서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만약 판매자들에 대한 대금 지급이 전면 중단될 경우 큐텐 계열 전체 6만개 판매사들만이 아니라 해당 판매자와 거래를 하는 제조업체, 금융업계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큐텐은 최근 1~2년 사이 5개의 회사를 인수하는 등 덩치를 무리하게 키운 것이 문제의 원인이 됐다. 티몬·위메프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큐텐은 지난 2월 미국 기반의 쇼핑플랫폼 위시를 인수하기 위해 티몬·위메프 자금까지 끌어다 쓸 정도로 유동성이 악화됐다.
모두투어, 하나투어 등 국내 대표적인 여행사들도 티몬·위메프에서 판매하던 여행 상품을 판매 중단했다. 신용카드사 결제를 대행하는 PG사도 티몬·위메프의 결제를 막아 소비자들은 현재 티몬·위메프에서 신용카드로 상품을 구매할 수 없다.

주요 은행도 티몬·위메프에 대한 선정산대출 취급을 중단했다. 정산금 지연사태로 인해 대출 상환 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선정산대출은 이커머스에 입점한 판매자가 은행에서 판매대금을 먼저 지급받고 정산일에 은행이 이커머스로부터 정산금을 대신 받아 상환하는 구조다.
이커머스 업계는 통상 상품 판매 후 정산까지 최대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선정산대출을 주로 이용한다.
모회사인 큐텐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정산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했다. 1년이 지났는데도 일부 큐텐 소속 판매자는 현재까지 정산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구영배 큐텐 대표는 과거 G마켓 창업자로 2009년 G마켓을 미국 이베이에 매각한 후 싱가포르로 건너가 2010년 큐텐을 세웠다. 이후 큐텐은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중국이나 일본 등지에도 진출했다.
큐텐은 2022년 9월 티몬, 2023년 3월 인터파크 쇼핑, 4월 위메프를 인수하며 국내에 진출했다. 국내 진출 시기가 늦은 것은 이베이와 한국에서의 10년 경쟁 금지를 단서로 달고 G마켓을 매각했기 때문이다.
티몬과 위메프는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다음달 중에 에스크로 시스템을 도입해 판매자들의 정산대금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에스크로는 제3자가 상거래를 중개하는 매매 보호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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