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멕시코·중국 보복 다짐
미 재계와 공화당 일각서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관세전쟁을 선포한 직후 유럽연합(EU)에도 새로운 관세를 “확실히(definitely)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서 관세전쟁이 확대될 전망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전쟁에 대해 해당 국가의 반발은 물론 미국 기업단체와 공화당 내에서도 반발이 일고 있어 주목된다.

블룸버그 통신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EU에 대해 무역적자가 크다는 점을 들어 관세 부과가 “확실하다”며 “구체적 타임라인이 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곧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유럽에서 수백만 대의 차와 엄청난 양의 식량 등 모든 것을 사오는데 그들은 거의 아무 것도 사 가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에도 “절대적으로” EU에 관세를 매기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EU회원국이 아닌 영국에 대해선 발언 수위를 낮췄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영 무역관계에 문제가 있지만 “그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키어 스타머 총리와 “아주 잘 지내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EU는 트럼프가 관세를 부과하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U의 행정부격인 집행위원회는 2일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EU상품에 부당하거나 자의적인 관세를 부과하는 모든 무역 파트너에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EU와 미국의 무역 및 투자 규모는 세계 최대로, 많은 것이 걸려있다”라고 강조했다.

EU의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는 이날 유사시 대응에 나설 가능성을 암시했다. 그는 영국에서 스타머 총리와 회동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세계를 관세 장벽으로 분열시키지 않고 상품과 서비스를 거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EU는 강력한 경제권으로 자체적인 대응 옵션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은 4일부터 이웃 국가인 캐나다와 멕시코에 관세 25%를, 중국에 추가 관세 10%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대해 캐나다와 멕시코는 보복관세 부과방침을 밝히며 맞대응에 나섰고 중국은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트럼프의 관세전쟁이 전 세계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자 미국 경제단체와 공화당내 일부 인사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소비재와 석유, 식료품, 자동차 제조업체를 대표하는 미 무역협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관세로 인해 일반 미국인의 소비자 가격이 상승하고 공급망이 혼란스러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상공회의소의 존 머피 수석 부사장은 “대통령이 우리의 깨진 국경과 펜타닐의 재앙과 같은 주요 문제에 집중하는 것은 옳지만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미국 가정의 생계비만 인상할 뿐이다”고 비판했다.
피터슨 연구소의 킴 클라우징 수석 연구원은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관세 부과는 미국에선 1990년대 이후 가장 큰 세금 인상을 의미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미에서 마찰없는 무역에 익숙해 있고 어떤 사람들에게는 평생 그런일이 일어났다”며 “자유무역에서 25%(관세)로 가는 것은 정말 극적이고 미국 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공화당 상원의원인 팀 스콧을 포함한 의원들도 공격적인 새로운 무역조치를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민에 대한 세금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켄터키주 공화당 상원의원인 랜드 폴은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관세는 단순한 세금일 뿐이다. 보수파는 한 때 새로운 세금에 반대했다”며 “무역에 세금을 부과하면 무역은 줄고 가격은 오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트럼프의 관세전쟁을 비판하고 나섰는데 하원 무역정책을 감독하는 위원회의 민주당 간부인 리처드 닐은 “이런 무모한 관세는 메스가 필요한 곳에 쇠망치를 휘두르는 것과 마찬가지며 미국 국민이 그 댓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관세전쟁이 시작되자 캐나다 달러는 미국 달러에 비해 20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중국 위안화도 하락했으며 원유가는 급등했고 미국 주식선물은 미국 기업의 최종 이익에 대한 우려로 약 2% 하락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또 트럼프의 관세전쟁이 EU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자 3일(현지시각) 유로화가 1.3%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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