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 위원장 "비례적 대응 조치할 것"
관세 부과 대상 미 제품 목록 준비

유럽연합(EU)이 미국 트럼프 정부의 금속 관세에 대해 신속한 보복 조치를 예고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위원회(EC) 위원장은 11일(현지시각) 성명에서 "미국이 유럽의 철강과 알루미늄 수출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맞대응 방침을 밝혔다.
그는 "EU에 대한 부당한 관세에 대해서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며 "확고하고 비례적인 대응 조치가 나오게 될 것"이라고 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이날 연설에서 "미국이 다른 선택의 여지를 남기지 않는다면 EU는 하나가 돼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4억5000만명의 시민이 있는 세계 최대 시장(EU)으로서 우리는 그렇게 할 힘이 있다"고 강조했다.
EU측은 이미 트럼프 신정부의 관세 무기화에 맞서 보복 관세를 부과할 미국 제품의 목록들을 준비해뒀으며 대응 시나리오도 마련해놨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EU는 지난 2018년 트럼프 1기 정부가 철강에 25%의 관세를 물리자 미국산 위스키와 청바지, 오토바이, 농산물 등에 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제품별로 취해진 이 조치는 2021년 바이든 정부와의 협상 결과 중단됐다.

미국 정부는 당시 쿼터제(수입 상한선)를 도입해 유럽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일정 물량에 대해선 관세를 물리지 않기로 해 휴전이 이뤄졌다.
EU측은 따라서 트럼프 신정부가 다시 금속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하면 먼저 이 보복관세를 다시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유럽 정부(EC) 관계자는 3월말까지 회원국들이 미 제품들에 대한 관세 동결 조치를 해제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EU는 2022년에 미국에 철강 380만톤, 알루미늄 28만9000톤을 수출했다. 알루미늄의 경우 미국은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모건스탠리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알루미늄 순수입은 2023년에 80%를 넘었다. 주요 공급국가는 캐나다와 아랍에미리트, 중국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 신정부의 금속 관세는 결국 스스로의 발등을 찍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그나시오 가르시아 베르세로 전 EU 수석 협상자는 미국의 금속 관세에 대해 "경제적 자해"라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EU가 먼저 2021년 중단한 보복 관세를 다시 물리고 다음으로 추가 보복 목록을 회원국들이 협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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