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선박·선사에 거액 운송 수수료 부과
KMI, 올해 조선업 6.2% 성장 전망
산업부, 초격차 기술에 2600억원 지원
'자율형' 첨단 기술, 종사자 안전 기여하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7년 11월9일 중국 베이징서 열린 환영식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7년 11월9일 중국 베이징서 열린 환영식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편집자 주]국내 조선 ‘빅3’인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이 조선업 슈퍼 사이클에 힘입어 지난해 13년 만에 동반 흑자를 기록했다. 3사의 영업이익은 총 2.2조원에 달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미 군함 건조와 유지·보수·정비 사업 수주 등 한미 조선업 협력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올해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이에 업계 전반의 전망과 사별 현황을 몇 차례에 걸쳐 짚어 본다.

중국의 ‘해양굴기’ 견제에 나선 미국 정부가 중국 조선사와 해운사에 대한 규제 조치를 구체화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21일(현지시각) 중국산 선박과 중국 선사와 관련한 국제 해상 운송 서비스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 안에는 중국산 선박을 포함한 복수의 선박을 운영하는 선사에 대해 미국 항구에 입항하는 중국산 선박에 최대 150만달러(약 21억5천만 원)의 수수료 등을 부과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중국 선사의 선박이 미국 항구에 입항할 때마다 선박당 최대 100만달러(약 14억원)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통신 <블룸버그>는 USTR의 조치로 중국 선박의 운송 비용이 상승하면 "한국과 일본의 조선업계에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항구 모습. (사진=REUTERS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항구 모습. (사진=REUTERS 연합뉴스)

이는 미 군함 신규 건조 수주 가능성과 이미 수주가 시작된 유지·보수·정비 사업, 그리고 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확대 정책으로 LNG운반선과 관련 해양 설비의 글로벌 수요가 급증하는 것과 함께 우리 조선업에 우호적 환경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는 24일 발표한 ‘2025 해양수산 전망 분석 보고서’에서 올해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에도 조선업은 6.2%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KMI는 국제해사기구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친환경 선박 기술 도입 확대와 화석연료 개발 활성화에 따른 유조선 시장 호조, 암모니아 연료 엔진 상용화 등을 우리나라 조선업의 긍정 요인으로 꼽았다. 

우리 정부도 올해 조선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지난해보다 40% 많은 약 26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산업부는 지난해 7월 친환경·디지털·스마트 등 3대 분야를 중심으로 초격차 기술 확보를 지원하기 위한 로드맵 'K-조선 초격차 비전 2040'을 발표한 바 있다.

로드맵에 따라 산업부는 올해부터 친환경 선박 분야에 약 1700억원, 선박 건조 공정 디지털 전환에 약 700억원, 자율운항선박 등에 약 200억원을 투입하는 등 본격적인 기술 개발 지원에 나선다.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기획재정부 신성장전략기획추진단은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운항시스템에 접목해 선원의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개입을 최소화하는 '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을 위해 민간과 협력하고 있다. 이 분야는 2032년 기준 세계시장 규모가 1805억달러(약 258조1432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유망 신산업이다.

이 협의에는 HD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한화오션 등 조선사와 HD현대마린솔루션·마린웍스 등 자율운행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팬오션 등 해운사,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올해 이런 업황 전망에 대해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친환경 선박 발주가 지속되고 있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올해 역시 수익성 위주의 수주 전략을 이어갈 방침”이라며 “올해 2~3척의 MRO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뉴스프리존>에 말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친환경·디지털·해양사업 등에서 경쟁사와 차별화된 성과를 토대로 미래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며 “지난해 공식 선보인 완전 자율운항 기능이 탑재된 시프트 오토 등의 기술력과 탄소중립 기술 고도화 등 기술 경쟁력 확보를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트럼프 2기 정부의 에너지 정책 변화로 LNG선과 초대형 가스운반선(VLGC)·암모니아 운반선(VLAC) 등 주요 선종의 신조 수요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런 시장 수요에 첨단기술을 접목한 신제품과 자체 모델 개발로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에 집중할 계획”임을 <뉴스프리존>에 밝혔다.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밝은 업황 전망과 달리 조선업은 제조업 중 건설업에 이어 중대재해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업종이다. 해마다 노동자들이 작업장에서 숨지는 중대재해가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에만 15명 이상의 조선업 종사자가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이에 HD한국조선해양의 지주사인 HD현대는 지난해 9월 조선소 중대재해 피해 유가족을 돕기 위해 HD현대희망재단을 설립했다. 권오갑 HD현대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출범한 이 재단은 유가족 장학금·생활비·의료비 지원과 법률 구조 지원사업 등을 운영하고 있다.

HD현대 관계자는 “HD현대는 2021년부터 2030년을 목표로 미래형 조선소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며 “2030년까지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한 '지능형 자율 운영 조선소'를 구축해 생산성 30%·선박 건조기간 30%를 단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뉴스프리존>에 말했다.

조선 분야의 첨단 기술 진보가 친환경과 수주 경쟁력을 넘어 종사자들의 안전에 기여해 중대재해 빈발 업종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기대하며 5회에 걸친 ‘제2의 조선 호황’ 시리즈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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