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대선 공약으로 가상자산시장 스테이블 코인 중심 개편되나?

올해 1분기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스테이블 코인 거래액이 5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대통령이 가상자산 관련 공약을 상당수 내놓아 향후 가상자산 시장이 스테이블 코인을 중심으로 개편될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일 한국은행이 차규근 의원(조국혁신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분기 국재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빗·코인원·고팍스)에서 거래된 달러 표시 스테이블코인 거래대금이 총56조953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테더인 USDT가 47조3311억원(83.1%)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USDC가 9조6186억원(16.9%)으로 뒤를 이었다.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화 등 법정 화폐와 연동되는 가상자산을 가리킨다.

한은은 지난해 6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이후 5대 거래소를 상대로 자료 요구권을 행사해 관련 통계를 모아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디지털 자산 허브로 만들겠다’며 가상자산 관련 공약을 다수 내놓아 향후 가상자산 시장이 스테이블 코인을 중심으로 개편될 가능성이 높다.

이 대통령은 가상자산 2단계 입법을 마무리하고 국가 차원의 산업 육성을 위한 혁신 로드맵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또 민간을 중심으로 실증 사업을 발굴하고 규제 간소화 등으로 블록체인 특구의 실효성을 높이겠다고 공약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 유튜버들과 만나 “원화 스테이블 코인 시장을 만들어야 국부 유출을 막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공약과 별개로 현재 금융당국의 기류는 원화 스테이블 코인 발행과 관련해 엇갈리는 면이 있어 향후 어떤 전개가 일어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의 경우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관련해 한은이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한은은 CBDC(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자산) 실험을 통해 향후 가상자산 시장을 재편해나갈 힘을 축적해 나가고 있다.

한은은 “스테이블 코인의 경우 달러화 등 기축통화와 그 가치가 1대 1로 연계돼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발행자 혹은 전체 유동성 규모에 대해 사용자들의 의구심을 가지게 되면서 가치가 크게 변동한다”며 스테이블 코인 시장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스테이블 코인이 가상자산 시장에서 받아들여지는 것은 탈중앙화된 성격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가치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달러화에 연계돼 있다는 이유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스테이블 코인 발행에 있어 은행권이 개입하게 되면 가상자산이 가지고 있는 탈중앙화된 성격을 제거함으로써 가상자산의 근본적인 원리에 반하는 결과를 가져오게될 가능성이 크다.

탈중앙화는 중앙기관이 없는 상태에서 의사 활동을 결정하는 체제다.

비트코인의 창시자로 알려진 사토시 나카모토는 코인의 향후 방향성을 다룬 백서에서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핵심 기능 중 하나로 탈중앙화를 언급했다.

가상자산은 정부의 개입 없이도 운용이 가능한 화폐 체계를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서구권의 사이버 펑크 운동과 연계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사이버 펑크 운동은 1990년대 초에 등장한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암호화기술을 사용하는 움직임을 가리킨다.

기술적 발전과 사회적 변화 속에서도 개인의 자산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함으로써 국가나 중앙은행으로부터 자유로운 이념의 화폐 체계를 만들겠다는 것이 가상자산의 시초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계속되는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한은의 개입은 예상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